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은 낮은 환자 수와 제한적인 임상 데이터라는 구조적 한계로 인해 높은 실패 위험을 안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해 임상 성공 가능성을 사전에 정량화하려는 시도가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신약 파이프라인 분석 기술을 보유한 아이디바인은 26일 희귀질환 치료제 후보군을 대상으로 한 AI 기반 임상 성공 가능성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분석에서 가장 눈에 띈 결과는 ALS 치료제 후보로 개발 중인 닥터노아바이오텍의 복합 신약 후보 NDC-011이다. 해당 후보물질은 다수의 핵심 지표에서 희귀질환 성공 사례 평균을 상회하며, AI 모델이 산출한 임상 2상 성공 가능성 예측에서도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바이오 제약 산업은 일반적으로 데이터가 풍부한 만성질환 영역과, 환자 수는 적지만 미충족 의료 수요가 큰 희귀질환 영역으로 나뉜다. AI 기반 예측 기술은 대규모 학습 데이터를 활용하는 특성상 만성질환 분야에서는 비교적 안정적으로 적용돼 왔지만, 희귀질환에서는 데이터 부족이 가장 큰 장애물로 지적돼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은 환자와 산업 양측 모두에서 전략적 중요성이 높아, 실패 가능성을 줄이기 위한 새로운 접근법이 요구돼 왔다.
아이디바인은 이러한 필요에 대응해 희귀질환 파이프라인을 대상으로 한 임상 성공 가능성 예측 체계를 구축했다. 회사가 운용 중인 분석 시스템은 세계 각국의 임상시험 정보, 특허 데이터, 학술 논문, 기업 정보를 통합한 대규모 바이오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한다. 이를 토대로 지표 중심 분석 모델, 생명과학·화학·특허 데이터를 학습한 바이오 특화 거대언어모델, 그리고 두 모델을 신경망 구조로 결합한 멀티모달 모델 등 세 가지 AI 모델을 운용하고 있다. 해당 모델들은 임상 결과가 도출되기 이전 단계에서 임상 및 승인 성공 가능성을 약 80~90% 수준으로 예측하도록 설계됐다.
이번 분석의 초점은 희귀질환 개발 과정에서 가장 난도가 높다고 평가되는 임상 2상 단계였다. 임상 2상은 실제 환자군을 대상으로 안전성과 초기 유효성을 동시에 검증하는 단계로, 이후 대규모 3상 시험 진입 여부를 결정하는 핵심 관문으로 인식된다. 아이디바인은 먼저 과거 FDA 승인을 받은 희귀질환 치료제들의 임상 2상 성과를 바탕으로 평균적인 성공 지표를 도출하고, 최근 임상 2상에서 성공한 희귀질환 파이프라인을 추가로 분석해 비교 기준선을 설정했다.
이후 여러 희귀질환 후보물질을 동일한 기준선에 겹쳐 분석한 결과, ALS 영역의 후보인 NDC-011이 대부분의 연구 성과·특허·논문·인용 지표에서 두 비교군 평균을 안정적으로 상회하는 패턴을 보였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아이디바인은 ALS 적응증에 한정한 추가 분석을 진행했다.
ALS는 운동신경세포가 점진적으로 소실되는 희귀 신경퇴행성 질환으로, 질환 진행 속도가 빠르고 치료 선택지가 제한적이다. 이로 인해 신약 개발의 미충족 수요가 매우 큰 영역으로 분류된다. 아이디바인은 최근 ALS 임상 2상 성공 사례와 현재 개발 중인 ALS 파이프라인을 동일 기준에서 비교 분석했고, 그 과정에서 두 그룹 간 연구·지적재산권 지표의 뚜렷한 차이를 확인했다.
이 비교 구조 속에서 NDC-011은 최근 ALS 임상 2상 성공 그룹보다 전반적으로 높은 지표를 보였으며, 현재 개발 단계에 있는 ALS 후보물질들과 비교했을 때에는 격차가 더욱 크게 나타났다. 특히 특허 안정성과 학술 영향력을 반영하는 지표에서 상위권에 위치한 점이 두드러졌다.
AI 예측 모델이 산출한 수치에서도 이러한 경향은 일관되게 나타났다. 분석 결과 NDC-011의 임상 2상 성공 가능성은 약 88.5%로 추정됐으며, 이는 희귀질환 분야에서 이미 승인된 치료제들의 평균 성과와 유사한 수준이다. 반면 최근 임상 2상을 통과한 희귀질환 파이프라인과 현재 개발 중인 ALS 후보군의 예측 성공률은 이보다 낮게 나타났다.
NDC-011은 신경 보호와 염증 조절 등 ALS 병태생리에 관여하는 복수의 경로를 동시에 조절하도록 설계된 복합기전 기반 후보물질이다. AI를 활용해 조합 기전을 도출한 점 역시 기술적 차별성으로 평가됐다. 이러한 설계 배경과 지적재산권 구조가 AI 분석 지표에 긍정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아이디바인은 이번 분석을 통해 데이터가 제한적인 희귀질환 영역에서도 AI 기반 접근법이 일정 수준의 예측력을 확보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향후에는 재조합 단백질, 항체-약물 복합체, 세포 기반 치료 등으로 분석 범위를 확장하고, 희귀질환뿐 아니라 신경계 및 염증성 질환 전반으로 적용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AI는 임상시험의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한 보조 도구로 점차 자리 잡고 있다. 이번 ALS 치료제 분석 사례는 AI 예측 결과가 후보물질 선별과 개발 전략 수립 과정에서 참고 지표로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이를 통해 임상 성공 가능성이 높은 프로그램을 보다 이른 단계에서 식별하고, 제한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전략적 의사결정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AI 기반 임상 예측 기술을 희귀질환 분야에 적용해 후보물질의 상대적 성공 가능성을 정량적으로 비교했다. NDC-011은 다수 지표에서 성공 사례 평균을 상회하며, ALS 치료제 개발 전략 수립에 참고 가능한 데이터로 평가됐다.
희귀질환처럼 데이터가 제한된 영역에서도 AI 분석은 임상 위험도를 사전에 가늠하는 실질적 도구로 활용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분석은 AI 기반 임상 전략의 확장 가능성을 시사한다.
아이디바인 소개
아이디바인(i.Divine)은 임상 단계에 특화된 인공지능(AI) 기술을 기반으로 신약 개발의 성공 가능성을 예측하고, 임상 전략 수립을 지원하는 바이오 AI 기업이다. 대규모 임상시험 데이터, 특허, 과학 문헌 등을 통합 분석해 개별 파이프라인의 리스크와 기회를 정량적으로 제시하며, 바이오 기업과 투자자, 제약사를 연결하는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사진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