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춥고 건조한 날씨 탓에 독감과 감기 등의 호흡기 질환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특히 독감 환자 수가 5년 새 최고치를 기록하며 어린이와 청소년들 사이에서 크게 유행하고 있는데. 환자가 급증하면서 감기약을 구하기가 어려운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그런데 독감을 ‘독한 감기’라 잘못 알고 감기처럼 푹 쉬면 낫는 가벼운 질병으로 오해하는 사람들이 있다. 독감과 감기는 엄연히 다른 질환이다. 어떤 차이가 있을까?
독감과 감기는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가 다르다. 감기는 주로 코와 목을 감염시키는 리노 바이러스, 코로나 바이러스, 아데노 바이러스 등 약 200여 종의 감기 바이러스에 감염돼 발생하는 질환이다. 감기에 걸리면 콧물, 코막힘, 목 부위의 통증, 기침, 열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지만, 대부분 며칠 내에 회복되며 가벼운 증상으로 지나간다.
반면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발생하는 질환이다. 크게 A, B, C형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있는데 사람에게 감염되는 것은 A형과 B형이에요.B형은 A형보다 변이 속도가 느리고 몇 년을 주기로 유행되는 반면, A형은 전염성이 매우 강하고 변이를 자주 일으키며 더 심한 증상을 일으킨다. 감기와 증상이 비슷해 처음에는 헷갈릴 수 있지만, 보통 독감은 감기보다 증상이 훨씬 심하며 40℃에 가까운 높은 열과 근육통, 오한 등이 함께 나타난다.
감기의 경우,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물을 충분히 마시고 몸을 따뜻하게 한다면 대부분 일주일 이내에 낫는다. 이때 열이 나거나 통증이 있다면 해열진통소염제를, 가래나 기침이 있다면 진해거담제 같은 약을 먹으며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하지만 독감은 자연적으로 낫기 어렵고, 빨리 치료하지 않으면 폐렴과 같은 심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도 있어 의사의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독감 치료제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하는 ‘항바이러스제’예요.먹는 약인 ‘타미플루’와 수액으로 맞는 ’페라미플루’ 두 가지 중 하나로 치료를 받는다.
타미플루와 페라미플루는 어떻게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할까?
바이러스 입자는 복제가 끝나면 세포 바깥으로 방출되는데, 이때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갖고 있는 ‘뉴라미니데이스’라는 단백질이 이 과정을 도와준다. 두 치료제는 모두 이 단백질의 기능을 억제해 바이러스의 증식을 방해한다. 감염 후 이틀째가 증식 속도가 가장 빠르기 때문에, 증상이 나타나고 2일 이내에 투여받아야 치료 효과가 좋다고 한다.
감기는 원인 바이러스가 많은 데다 증상도 가벼워 따로 예방주사(백신)를 맞지 않는다. 반면 독감은 (특히 A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경우) 변이가 빨라 매년 유행하는 바이러스가 달라진다. 그래서 그해 유행할 바이러스를 3~4개 정도 예측해 백신을 만드는데, 독감이 유행하기 전에 백신을 접종받으면 예방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물론 독감과 감기는 모두 감염성 질환이므로, 손을 자주 씻고 마스크를 잘 쓰며 기본적인 위생 수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겠다.
글: 오혜진 동아에스앤씨 기자/ 일러스트: 유진성 작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