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의 새로운 대통령 로드리고 파스가 정식 취임하면서, 거의 20년에 걸친 사회주의 정부 시대가 종료되었다. 58세의 기독민주당 지도자인 파스는 라파스의 다민족 입법의회에서 성경과 십자가 앞에서 취임 선서를 하며 “하나님, 조국, 그리고 가족, 저는 맹세합니다”라고 선언했다.
파스 대통령은 심각한 경제 위기 속에서 권력을 인수했다. 최근 연간 인플레이션은 20%를 웃돌고,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은 GDP의 0.1% 수준인 7,300만 달러에 불과하다. 만성적인 연료 부족과 달러 부족으로 국민 생활이 어려운 가운데, 파스는 10월 19일 결선투표에서 전 대통령 호르헤 “투토” 키로가를 54.5%의 득표율로 제치고 당선됐다.
경제 회복을 위해 파스는 이미 국제 금융기관과 예비 합의를 확보했다. 여기에는 안데스개발공사(Andean Development Corporation)의 31억 달러 대출 패키지가 포함되며, 국제통화기금(IMF)과 미주개발은행과도 협의 중이다. 다만 모든 대출은 입법의회의 승인을 필요로 한다.
취임식에는 아르헨티나, 칠레, 에콰도르, 우루과이, 파라과이 등 5개국 대통령이 참석하며 외교적 재편을 보여주었다. 파스는 쿠바, 니카라과, 베네수엘라 등 ALBA 블록에서 거리를 두고, 2008년 이후 단절된 미국과의 관계 회복을 약속했다.
*ALBA 블록
중남미 좌파 국가들이 미국 주도의 자유무역체제에 맞서 결성한 지역 협력체(경제·정치 블록).정식 명칭:미주를 위한 볼리바르 동맹(Alianza Bolivariana para los Pueblos de Nuestra América, ALBA)
미주대화기구(Inter-American Dialogue)의 마이클 쉬프터는 “20년간 좌파 정부 이후, 그는 외국 투자자들과 국제사회의 호의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경제 회복 속도가 늦거나 정책이 정체된다면 정치적 자본을 잃을 위험이 크다”라고 평가했다.
파스 대통령은 입법 의회 166석 중 39%만 차지하는 기독민주당으로 연합 구축이라는 과제에 직면해 있다. 취임 연설에서 그는 볼리비아가 “세계에 개방될 것”이라며, “실패한 이데올로기” 로 부터의 고립을 끝내겠다고 밝혔다.
경제 위기와 외교 재편 속에서, 파스 정부의 향후 행보가 볼리비아의 정치·경제 재건에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되고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