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유명한 아이비리그(Ivy League) 대학 중의 한 곳인 코넬대학교(Cornell University)에서 오랫동안 근무한 어느 나이 많은 교수가 당시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었던 오바마(Barack Obama) 대통령이 주장한 평균화 복지정책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가 누구든 미국 국민이라면 누구도 지나치게 가난하거나 지나치게 부자로 살아서는 안된다며, 누구나 평등한 부를 누릴 수 있는 평균화된 복지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정책은 흑인들의 생활수준을 높이고자 하는 의도가 깔려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코넬대 교수가 이런 오바마 대통령의 평균화 복지정책을 비판하고 나서자 학생들은 모두가 평균적으로 잘 사는 복지사회가 왜 잘못이냐며 의문을 제기하고 나섰다.
이런 반론에 부딪히자 그 교수는 학생들에게 한 가지 제안을 했다. 누구의 주장이 옳은지를 알아보기 위해 시험 성적으로 실험을 한번 해보자는 것이었다. 그 실험방법은 아주 간단했다. 시험을 치른 후 수강생 전원의 평균점수를 모든 수강생에게 똑같이 주겠다는 것이었다. 즉, 만일 시험을 치른 후 평균학점이 B로 나오면 A학점을 받은 학생에게도 똑같이 B학점을 주고, F학점을 받은 학생에게도 똑같이 B학점을 주겠다는 것이었다.
학생들은 미국의 시민이라면 누구나 평등한 부를 누릴 수 있어야 한다는 오바마 대통령의 복지정책을 실험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하고 모두 그런 실험에 동의했다. 코넬대학은 이름난 좋은 대학이었으므로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이 절대적으로 많았다. 따라서 학생들은 평균 점수를 높이기 위해 서로 열심히 공부할 것이므로 평균학점이 올라갈 것으로 예상했다.
얼마 후 첫 번째 시험을 치뤘는데 전체 학생들의 평균점은 B가 나왔다. 그래서 실험시 약속한 대로 A, B, C, D, F 학점을 받은 학생들은 자기 학점에 관계없이 모두 평균점인 B학점을 받았다. 이런 결과를 놓고 공부를 열심히 한 학생들은 성적이 오히려 내려갔다며 불평을 했지만 놀기만 했던 학생들은 성적이 올라갔다며 손뼉을 치면서 좋아했다.
얼마 후 두 번째 시험을 쳤다. 지난번까지 열심히 공부하던 학생들은 “내가 아무리 열심히 공부를 해도 공부하지 않은 다른 학생들과 평균을 내면 어차피 B학점 이상 받기는 틀렸다”고 생각하여 공부를 전처럼 열심히 하지 않았다. 반대로 공부를 하지않았던 학생들은 공부를 하지 않아도 평균학점인 B를 받는다고 좋아하며 계속 놀았다. 그 결과 전체평균 점수는 D학점이 되었고, 따라서 모든 학생들은 D학점을 받았다.
그러자 공부를 열심히 한 학생들의 불평불만이 더욱 높아졌다. 하지만 공부를 더 열심히 하려는 학생은 거의 없었다. 열심히 공부해 봤자 공부를 안 하는 애들만 좋아질 뿐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다시 얼마 후 세 번째 마지막 시험에서는 전체 평균점이 F학점으로 나왔고, 교수는 약속한 대로 모든 학생들에게 F학점을 주었다. 그런 실험이 있었던 학기의 마지막 시간에 그 교수는 실험 결과를 요약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여러분들이 모두 평균 학점을 선호한 결과 모두가 F학점을 받았듯이 무상복지 정책은 필연적으로 하향평균화가 됩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보상이 크면 노력도 많이 하지만, 열심히 일하는 국민들의 열매(돈)를 정부가 빼앗아서 놀고먹는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어 평균화되도록 한다면 남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싶은 사람은 갈수록 적어질 것이므로 경제생활이 하향 평균화될 것임은 불을 보듯 뻔합니다. 여러분들이 놀고먹는 친구들을 위해 죽어라 공부할 의욕이 없는 것처럼 남을 잘살게 하기위해 밤잠을 설치며 일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이번 학기에 실험한 이런 결과는 한 마디로 내 노력의 대가가 일부라도 남에게 넘어간다면 그것은 열심히 일할 의욕을 떨어뜨리게 된다는 말입니다. 무상으로, 공짜로 퍼주는 돈은 누군가로부터 뺏어낸 돈을 나누어 주는 것이라는 전제가 성립되는 정책입니다. 즉, 내 주머니 돈을 인상된 세금으로 뺏어내어 못사는 사람을 도와주는 정책입니다. 정부가 열심히 일한 대가로 번 내 돈을 세금으로 뺏어 놀고먹는 자들에게 도와준다면 그런 정책을 좋아할 국민이 과연 몇이나 될까요?
열심히 일하지 않아도 정부가 부지런히 일하는 국민들의 주머니를 세금으로 털어내어 나를 제대로 먹고살게 해줄 것이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은 국가가 과연 우리들이 만들어야할 바람직한 국가일까요? 공짜 퍼주기로 평균적 생활을 보장하는 복지정책은 이래로만 흐르는 계곡물과도 같습니다. 즉, 공짜 퍼주기는 망국으로 가는 특급열차와도 같습니다. 제가 공짜 돈 퍼주기를 반대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공짜 퍼주기냐, 일한대로 받는 정상적인 보상이냐, 우리 모두 우리나라가 가야할 길을 깊이 한번 생각해 봅시다.
-손 영일 컬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