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경기도 평택의 한 원도심 구석에 방치되어 지역의 골칫거리로 전락했던 낡은 폐가가 현대적 감각의 공공임대주택으로 탈바꿈하며 도시 재생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경기도가 야심 차게 추진한 '경기도형 빈집 활용 시범사업'의 첫 결실인 평택 임대주택이 준공 이후 실시된 거주민 조사에서 86.3%라는 압도적인 만족도를 기록하며 정책적 실효성을 입증했다.
경기도는 지난 10월 하순부터 한 달간 평택시 중앙동 일대 거주자 80명을 대상으로 심층 만족도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응답자의 대다수인 69명이 이번 사업에 대해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는 단순히 노후 건물을 허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지역 사회의 환경 개선과 실질적인 주거 수요를 동시에 충족시킨 결과로 풀이된다.

본 사업은 경기도와 경기주택도시공사(GH)가 손을 잡고 원도심의 쇠퇴를 상징하던 빈집 1채를 직접 매입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지하 1층부터 지상 4층, 연면적 747.2㎡ 규모의 쾌적한 주거 공간을 신축했다. 해당 건물은 전용면적 46㎡에서 63㎡까지 다양한 평면으로 구성된 총 7호의 주택을 공급하며, 주거난을 겪는 신혼부부와 다양한 계층에게 안정적인 보금자리를 제공했다. 지난해 말 착공 이후 단 5개월 만인 올해 4월 빛을 본 이 공간은 현재 지역의 새로운 활력소가 되고 있다.
지난 19일 개최된 '경기도 시범사업 평가위원회'에서도 이번 프로젝트는 전문가들의 높은 점수를 받았다. 행정 전문가, 관련 학계 위원, 지역구 의원 및 주민 대표가 참여한 평가에서 '사업 목적 달성도'와 '지속 가능성' 등 주요 지표가 25점 만점에 평균 20점 안팎의 고득점을 획득했다. 특히 평택시민으로 구성된 도민 위원들은 "불법 투기된 쓰레기로 악취가 진동하던 공간이 깨끗한 주거지로 변해 마을 전체가 환해졌다"며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전달했다.

평가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이번 성공 모델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도록 주민 공동시설의 활성화 방안을 강화하고, 중앙정부의 사업과 연계해 외연을 확장해야 한다는 구체적인 조언도 덧붙였다. 김재균 경기도의원은 "초기 기획했던 저렴한 임대료 정책이 입주민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으로 돌아가고 있는지 세밀하게 점검해야 한다"며, "입주 자격 유지만 된다면 최장 30년간 안심하고 거주할 수 있는 주거 복지 환경을 지속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임성 경기도 도시주택실장은 위원회 의견을 수합해 본 시범사업이 적정하게 추진되었음을 의결하고, 타 지역 인구가 평택으로 유입되는 긍정적 효과에 주목했다. 이어 안성현 경기도 도시재생과장은 "이번 평택 사례는 원도심 쇠퇴의 상징인 빈집을 활용해 주거 복지를 실현한 모범 답안"이라며, "향후에는 이러한 유휴 공간을 지역 관광 및 경제 활성화의 거점으로 활용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경기도의 이 같은 행보는 이미 동두천에서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해 말 동두천시 생연동의 빈집을 매입해 아동돌봄센터로 조성, 초등 돌봄 사각지대를 해소하며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지난 5년간 경기도가 지원한 빈집 정비 사업은 총 309호에 달하며, 올해만 해도 13호의 빈집이 마을 쉼터와 공용주차장 등으로 변모해 주민들의 품으로 돌아갔다.
경기도의 빈집 활용 시범사업은 '도심 내 흉물'을 '희망의 보금자리'로 바꾸는 창의적 행정의 결과물이다. 평택 사례에서 확인된 높은 주민 만족도와 전문가들의 긍정적 평가는 향후 도내 전역으로 이 사업이 확산되어야 할 당위성을 부여한다. 단순한 건축 사업을 넘어, 지역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고 주거권을 보장하는 경기도의 혁신적인 도시 재생 전략이 대한민국 주거 정책의 새로운 표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