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 대응, 장애인 돌봄, 정신응급 현장을 관통하는 공통 과제가 분명해지고 있다.
최근 복지 현장에서는 ‘사람을 키우는 정책’과 ‘현장을 읽는 데이터’가 핵심 전략으로 부상하며, 전문인력 양성과 대응체계 고도화가 동시에 추진되고 있다.
복지 현장은 더 이상 제도 설계만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위기 상황에서 실제로 개입하고 판단하는 전문인력의 역량이 보호체계의 성패를 좌우하고 있으며, 최근 아동·장애·정신건강 분야에서 진행된 교육과 운영 성과는 이러한 흐름을 명확히 보여준다.
사단법인 부스러기사랑나눔회 아동복지연구소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지원을 받아 ‘학대피해장애아동청소년 지원 및 보호체계 구축 사업’의 일환으로 슈퍼바이저 양성교육을 운영했다. 해당 교육은 일정 경력을 갖춘 시설장과 실무자를 대상으로, 현장에서 돌봄 종사자를 지도하고 지원할 수 있는 중간 관리 인력을 양성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교육 과정은 장애아동에 대한 이해를 시작으로 아동 권리, 학대 대응, 트라우마 이해, 긍정적 행동 지원 등 현장 적용 중심으로 구성됐으며, 참여자들은 사례 토론을 통해 ‘슈퍼비전은 지시가 아니라 조율과 해석의 역할’이라는 인식을 공유했다고 전했다. 교육 종료 후 만족도 평가에서는 전반적 만족도가 4.9점에 근접하며 현장 적합성을 입증했다.
정신건강 영역에서도 현장 대응 강화를 위한 구조적 변화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정신건강복지센터는 ‘서울시정신응급합동대응센터 운영 현황 보고서’를 발간하고, 지난 2년 6개월간의 정신응급 대응 흐름을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자살 시도자 출동 기능 통합 이후 실제 현장 출동 비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며, 대응 방식이 ‘접수 중심’에서 ‘현장 개입 중심’으로 전환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센터는 보고서를 통해 재출동 대상자 비율과 경찰·소방 협력 구조를 함께 분석하며, 반복 위기군에 대한 사후관리 필요성을 과제로 제시했으며, 서울시정신건강복지센터 관계자는 “이번 자료는 정신응급 대응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기록”이라며 “향후 정책 개선의 기초 자료로 활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장애인 돌봄 현장 역시 전문성 강화 흐름에서 예외가 아니다. 경기도장애인복지종합지원센터는 최중증 발달장애인을 지원하는 돌봄인력을 대상으로 심화교육 과정을 운영했는데, 해당 과정은 도전 행동, 의사소통 어려움, 감정 소진 등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문제를 중심으로 구성됐다.
교육은 그룹 워크숍과 개별 코칭을 병행해 진행됐으며, 돌봄인력 스스로 자신의 사례를 점검하고 지원 방식을 재정리하는 구조로 운영됐다. 센터 측은 “이번 교육은 돌봄 현장의 어려움을 단순히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함께 고민하는 과정이었다”고 설명했다.
세 영역의 사례는 하나의 공통된 메시지를 전한다. 복지의 질은 제도의 완성도가 아니라 현장에서 이를 구현하는 사람의 전문성에 달려 있다는 점이다. 슈퍼바이저, 돌봄인력, 정신응급 대응 인력은 모두 복지 안전망의 최전선에 있으며, 이들의 역량 축적이 곧 시민의 안전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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