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 문맹은 가난의 시작이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처음 이 책을 펼칠 때 나는 “아이에게 경제를 가르치기 위해” 읽기 시작했다.
요즘 아이들이 ‘주식’, ‘비트코인’, ‘기본소득’ 같은 단어를 너무 자연스럽게 말하는 걸 보고,
‘내가 부모로서 이런 걸 설명해줄 수 있을까?’ 하는 불안함이 들었다.
《10대를 위한 요즘 경제학》은 그런 불안에 대답해 준 책이었다.
하지만 놀랍게도, 책을 덮을 때쯤 나는 깨달았다.
이 책은 아이들을 위한 경제 입문서가 아니라, ‘경제에 문외한인 어른’을 위한 교양서였다는 사실을.
책은 ‘손흥민의 연봉은 우리나라 경제에 포함될까?’라는 흥미로운 질문으로 시작한다.
처음엔 단순한 퀴즈처럼 보였지만, 그 안에는 국민총생산(GNP)과 국내총생산(GDP)의 개념,
‘소득의 국적’이라는 경제의 본질이 숨어 있었다.
이어지는 주제들은 모두 우리가 매일 마주하지만 설명하기 어려웠던 것들이다.
스마트폰 송금, 언택트 서비스, 국민연금, 부동산, 금, ESG, 자율주행차까지 —
이 모든 것들이 ‘경제’라는 커다란 줄기에 연결되어 있음을 책은 보여준다.
저자 김나래와 이에라는 교과서식 개념 설명을 버리고,
손흥민의 연봉, BTS의 해외 공연 수익, 디즈니 주식, 옥수수 빨대 같은 현실 사례로
경제 개념을 흥미롭게 풀어낸다.
그래서 아이뿐 아니라 부모도 ‘아, 이런 게 경제였구나’ 하고 무릎을 치게 된다.
각 장의 마지막에는 ‘생각주머니’라는 코너가 있다.
‘기본소득은 공평한 제도일까?’ ‘공유경제는 정말 모두에게 유익할까?’ 같은 질문이 등장한다.
나는 아이와 함께 이 질문에 대해 이야기해 보았다.
뜻밖에도 아이는 “공유경제가 늘어나면 사람들 일자리가 줄 수도 있잖아”라고 답했다.
순간, 나는 ‘경제 교육’이 단지 돈을 아끼고 모으는 법을 배우는 게 아니라,
세상을 이해하는 힘을 기르는 과정임을 실감했다.
경제란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선택’의 문제다.
그 선택의 결과를 이해하고 토론할 수 있을 때,
비로소 경제는 인간의 언어가 된다.
‘생각주머니’는 바로 그 언어 훈련의 장이다.
책을 읽으며 나는 문득 이런 생각을 했다.
‘경제’라는 단어를 우리는 너무 늦게 배웠다.
학교에서 미적분은 배우지만, 세금 계산서나 국민연금 내역서를 읽는 법은 배우지 않는다.
그 결과, 어른이 되어서도 “경제는 어렵다”는 이유로 외면한다.
그러나 세상은 이미 ‘경제 언어’를 모르는 사람에게 냉정하다.
세금, 금리, 물가, 환율, ESG, 디지털화폐 —
이 모든 것이 우리의 일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10대를 위한 요즘 경제학》은 그 복잡한 경제 언어를 ‘생활의 언어’로 번역해 준다.
손흥민, 디즈니, 카카오페이, 비트코인 같은 익숙한 사례로 경제를 설명하며,
부모 세대에게도 ‘공부의 두 번째 기회’를 제공한다.
아이에게 읽히기 전에 부모가 먼저 읽어야 할 이유다.
책을 덮으며 나는 아이에게 경제를 가르치는 일이
결국 ‘함께 세상을 이해하는 과정’이라는 걸 깨달았다.
우리가 가르쳐야 하는 것은 돈이 아니라 선택의 기준이다.
이 책은 그 기준을 세워준다.
아이에게 “경제를 공부하라”고 말하기 전에,
부모가 먼저 이 책을 읽고 대화의 언어를 익혀야 한다.
《10대를 위한 요즘 경제학》은 결국 이렇게 묻는다.
“당신은 경제를 알고 있는가, 아니면 그저 살아가고 있는가?”
이 질문에 망설임이 있다면,
이 책은 당신에게도 ‘입문서’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