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소기업들이 고환율, 고물가, 저성장의 경제적 난관을 겪는 가운데, 오히려 독보적인 기술과 연구 개발로 해외 시장을 향해 발돋움하는 기업들이 있다. 2011년 설립된 글로원(GLOONE CO., LTD.)은 바로 생체흡수성(bioabsorbable) 의료기기 분야에서 한국의 숨은 강자다.

글로원은 PLGA, PLLA, PCL 같은 생분해성 고분자 소재를 핵심으로, 금속을 대체할 수 있는 생체흡수성 골판/나사부터 봉합사/리프팅 실, 치과용 멤브레인, 그리고 PLLA/PCL 필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이 회사의 핵심은 소재 자체의 연구와 개발에 있다. 서울대, 한서대, 한국기술교육대 등 국내 주요 대학 및 병원과의 산학협력을 통해 기술 깊이를 쌓아왔다.
특히, 현재 필러 시장의 90%를 점유하는 히알루론산(HA) 필러와는 차별화된 PLLA(폴리-L-락타이드) 및 PCL(폴리카프로락톤) 필러를 개발한 점이 주목할 만하다. 이 소재들은 40년 이상 안전성이 입증된 의료용 소재로, 최종 분해 시 물과 이산화탄소로 완전히 분해된다는 장점이 있다. 기존 PLLA/PCL 필러의 문제점으로 지적되던 염증이나 덩어리 형성은 독성이 없는 용매와 균일한 구형 입자로 해결했다고 설명한다. 골격 계에서는 기존 콜라겐 멤브레인보다 높은 인장강도를 자랑하는 제품을 내놓으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이처럼 탄탄한 연구 개발(R&D) 기반을 가진 글로원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주목하는 시장은 중국이다. 박종순 대표는 최근 인천 송도에서 열린 중국 웨이하이시정부 주한국대표처와의 사업설명회에 참석해 적극적인 중국 진출 의지를 밝혔다. 웨이하이시가 최근 의료바이오 산업을 특화 도시로 육성하며 외국 첨단기업 유치에 나선 점이 생체흡수성 의료기기라는 글로원의 특화 분야와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중국 의료기기 시장 진출의 가장 큰 장벽은 까다로운 현지 인허다 절차다. 글로원은 웨이하이시 정부가 제공할 수 있는 행정적 지원과 현지 네트워크를 통해 이 과정을 보다 효율화하고자 한다. 설명회에서는 한국 기업들의 실질적인 진출 애로사항이 논의됐으며, 2026년 4월경 웨이하이 현지에서 1:1 상담회를 열어 구체적인 파트너십을 모색할 계획이다.
글로원은 이미 국내에서 골판과 나사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를 획득하고, 베트남 등지에 의료기기 판매 허가를 받는 등 해외 시장 진출의 초석을 다져왔다. 이제 웨이하이를 전초기지로 삼아 거대한 중국 시장,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글로벌 시장을 향해 생체흡수성 의료기기 한류를 이끌어갈 기회를 엿보고 있다.
윤교원 대표 / The K Media & Commerce, kyoweon@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