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권의 박탈, 수자원 공격의 실태
최근 5년간 이스라엘군과 정착민들이 팔레스타인의 물 인프라를 250회 이상 공격하며 수자원을 전쟁의 도구로 삼고 있다. 가자지구의 위생 시설과 식수원이 파괴되면서 주민들은 심각한 보건 위기에 처했다. 이는 단순한 분쟁을 넘어 국제법이 금지한 물을 무기화한 집단 학살 전략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한편, 기후 위기와 맞물려 전 세계적으로 물 관련 분쟁이 급증하며 수자원 안보가 인류의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생존을 위한 필수 자원인 물이 누군가에게는 상대를 굴복시키기 위한 잔인한 무기가 되고 있다. 영국 가디언과 퍼시픽 연구소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지난 5년간 팔레스타인 지역의 식수 및 위생 시설을 250회 이상 공격했다. 특히 지난해부터 올해 중반까지 확인된 공격만 최소 90건에 달하며, 이는 민간 사회를 겨냥한 가장 체계적인 수자원 파괴 행위로 분석된다.
조직적이고 파괴적인 수자원 무기화 전략
공격 방식은 갈수록 잔혹해지고 있다. 폭탄과 중장비를 동원해 정수 시설을 물리적으로 파괴하는 것은 물론, 식수원에 독극물을 풀거나 개를 풀어 오염시키는 등 비인도적 수단이 가리지 않고 동원됐다. 현재 가자지구의 상하수도 시설 90%가 파괴되거나 이스라엘의 통제로 접근이 막힌 상태다. 주민들은 물을 구하기 위해 폭격의 위험을 무릅쓰고 장거리를 이동해야 하며, 오염된 물로 인한 전염병과 기근이 지역 전체를 잠식하고 있다.

국제법 위반과 집단 학살의 징후
국제사회는 이를 전쟁 범죄로 규정했다. 페드로 아로호-아구도 UN 식수 위생권 특별보고관은 이스라엘의 행위를 물을 무기화한 집단 학살 전략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이는 1967년 이후 점령지에서 팔레스타인 주민을 몰아내기 위해 사용해 온 수자원 아파르트헤이트(인종분리·차별 정책)의 연장선이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EU가 지원한 담수화 장치가 공습으로 파괴되고, 물을 긷던 어린이를 포함한 민간인들이 살해당하는 비극이 반복되고 있다.
전 세계로 확산되는 '블루 워(Blue War)'의 공포
문제는 이러한 물 분쟁이 비단 중동만의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지난해 전 세계 물 관련 분쟁은 전년 대비 20%, 2022년 대비 78%나 급증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수자원 파괴가 전략적으로 이용되었으며, 마다가스카르에서는 식수난으로 인한 민심 폭발이 정권 붕괴로 이어지기도 했다. 전 세계 인구의 25%가 여전히 안전한 식수를 보장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물을 둘러싼 갈등은 인류가 직면한 가장 거대한 안보 위협이 되고 있다.
인류 공통의 자산, 물에 대한 권리 회복
물은 무기가 아닌 인권의 문제로 다뤄져야 한다. 민간인의 생존줄을 끊는 행위는 명백한 국제인도법 위반이다. 국제사회는 수자원 파괴를 전쟁 범죄로 엄단하고,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모든 인류가 깨끗한 물을 마실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강력한 연대와 규제책을 마련해야 한다. 갈증을 무기로 삼는 야만적인 전쟁은 이제 멈춰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