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춘천시 퇴계동, 조용한 거리 속에서 은은한 빛을 머금은 공간이 있다. 바로 콘텐츠 디자인 회사 온디자인랩(ON Design Lab)이 운영하는 공예 브랜드 ‘러브온(Love On)’ 공방이다. 이곳을 이끄는 이는 온디자인랩의 대표이자, 한림성심대학교 시각영상디자인과에서 겸임 교수로 활동 중인 박민희 대표다.
러브온에서는 단순한 공예 체험을 넘어, 사람들의 감정과 기억이 디자인이라는 언어를 통해 하나의 작품으로 재해석된다. 디자인 교육과 공예 경험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이 공간에 대해 박 대표는 러브온을 “각자의 취향과 기억을 오브제로 기록하는 공방”이라고 소개한다.
 ▲ 러브온 박민희 대표 |
러브온은 2021년 정식 문을 열었다. 박 대표는 대학 강의와 학업, 이러닝·행사 콘텐츠 제작 등을 병행해 왔기에 공방 운영 역시 폭넓은 창작 활동의 연장선이었다. 본격적으로 브랜드를 구축하기 시작한 것은 최근 2년가량으로, 그는 디자인 기반 콘텐츠 회사 온디자인랩에서의 경험을 공방 운영에도 자연스럽게 적용해왔다.
그녀가 공방을 열게 된 이유는 ‘소통에 대한 갈증’에서 출발했다.
 ▲ 러브온 내부 전경 © 시사와이드경제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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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은 혼자 작업하는 시간이 많아요. 감정을 풀 공간도 마땅치 않았고요. 어느 날 공방 체험을 다니다 보니, 작업에 몰입하는 그 순간에 복잡한 머릿속이 정리된다는 걸 많이 느꼈어요. 저 같은 사람들에게 그런 경험을 선물하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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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에는 당시 이색 체험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많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서울에서 즐기던 활동들을 과감히 지역으로 가져왔다. 이는 로컬 창작 환경에도 신선한 자극을 주기 시작했다.
 ▲ 러브온의 네온사인 클래스 © 러브온 |
러브온이 가장 집중하는 프로그램은 네온사인 제작이다. 많은 이들이 간판용 네온만 떠올리지만, 이곳에서는 5볼트 EL 와이어를 사용해 나만의 문장과 캐릭터를 직접 구부려 만들 수 있다.
“휴대하고 실내 인테리어에도 활용할 수 있는 작품이에요. 전원만 넣으면 바로 은은하게 빛나는 네온이 되죠.”
이 외에도 ▲모루(Chenille) 공예 ▲슈링클스(가열해 아크릴처럼 변하는 특수 종이) 공예 등 직접 디자인 요소를 담아낼 수 있는 체험들이 마련되어 있다.
 ▲ 슈링클스, 무드등, 모루거울 클래스 사진 © 러브온 |
특히 디자인 전공과 교수 경험을 기반으로, 공예 수업에 브랜드 교육·시각디자인 요소를 결합한 커리큘럼은 타 공방에서 좀처럼 볼 수 없는 러브온만의 경쟁력이다.
“예를 들어 ‘나만의 로고’를 만들면요, 마지막에 그 로고가 담긴 굿즈를 가져갈 수 있어요. 디자인 교육과 체험을 함께 할 수 있다는 점이 러브온의 강점이에요.”
 ▲ 단체강의사진 © 시사와이드경제신문 |
 ▲ 사진 © 러브온 |
러브온의 가장 특별한 지점은 체험 방식에 있다. 박 대표는 외부 출강을 나갈 때 반드시 ‘워크북’을 챙긴다. 참가자들은 주제에 따라 오늘의 감정, 이루고 싶은 목표 등을 글로 먼저 기록한다.
메모하고 떠올리며 의미부여를 하는 시간이 있어요. 그냥 꾸미는 게 아니라, 참여자 본인의 이야기가 담긴 작품이 되는 거죠.
 ▲ 사진 © 러브온 |
이러한 방식 덕에 작품 만족도 역시 매우 높다. 체험을 마친 뒤, 글이 적힌 메모지를 작품과 함께 가져가는 손님도 많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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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표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고객은 첫 손님이다. 시작 자체를 두려워했던 그를 가장 먼저 찾아준 이는 인근 상가에서 근무하던 상점 사장님이었다.
“공방 오픈 전부터 관심을 보이셨대요. 직접 체험해보시더니 ‘너무 좋다, 계속하라’고 응원해 주셨어요. 그 말 덕분에 포기하지 않고 여기까지 왔어요.”
또, 최근 군부대 출강 경험은 박 대표에게 새로운 도전이었다.
보안이 엄격한 곳이라 긴장했는데, 간부님과 병사분들이 함께 집중해 주셔서 저도 감동했어요. 더 많은 환경으로 확장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 사진 © 러브온 |
현재 박 대표는 러브온을 더 많은 시민이 찾아올 수 있는 ‘로컬 문화 기반 공간’으로 성장시키고자 한다.
온디자인랩의 콘텐츠 제작 경험을 살려 ▲로컬 크리에이터 지원 사업 참여 ▲춘천 지역 맞춤형 교육 커리큘럼 개발 ▲네온사인 체험형 전시 기획 등 다양한 확장 계획도 준비 중이다.
 ▲ 사진 © 러브온 |
지역을 벗어나지 않아도 충분히 좋은 문화를 경험할 수 있어요. 그걸 알리고 확장해 나가고 싶어요.
공방에 오기 전 두려움을 갖는 이들에게 박 대표는 이렇게 말한다.
 ▲ 체험사진 © 러브온 |
“러브온은 ‘잘 만들어야 한다’보다
‘나만의 이야기를 남겨보자’를 더 소중하게 생각해요.
작은 작품 하나에도 하루와 감정이 담기니까,
공예를 통해 나를 기록해보는 즐거움을 계속 드리고 싶어요.
편하게 놀러오듯 찾아와 주시면 좋겠습니다.”
 ▲ 러브온 외부 전경 © 러브온 |
‘빛’은 흔히 이야기와 기억을 담는 매개로 사용된다. 춘천의 러브온은 그 빛을 손끝으로 직접 만들게 한다. 누구나 지나가는 하루지만, 여기서는 그 하루가 작품이라는 이름으로 오래도록 빛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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