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야금 연주자 임경미가 2025년을 마무리하며 독주회 ‘춤을 품은 가락’을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가야금 명인 성금연이 창작한 ‘새가락별곡’과 남북한에 흩어져 남은 자료를 토대로 구성된 ‘안기옥 가야금산조’를 연주하는 무대로, 전통 가야금 음악의 계보와 확장적 흐름을 한자리에서 조망하는 기회가 될 예정이다. 공연은 2025년 12월 10일 수요일 오후 7시 30분, 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에서 진행된다. 임경미 연주자는 연습 과정에서 “가야금 선율이 자연스럽게 춤사위를 떠올리게 하는 순간이 있다”며 이번 공연 제목 역시 음악과 춤의 감각적 연결에서 비롯되었다고 설명했다.
첫 번째 무대인 ‘새가락별곡’은 가야금 명인 성금연(1923~1986)이 경기도당굿 장단을 바탕으로 창작한 작품이다. 1964년 무용가 한영숙의 태평무 반주를 위해 작곡된 짧은 가락에서 시작하여 장단과 선율이 확장되며 완성되었다. 초기에는 15현 가야금을 위해 작곡되었으나, 현재는 12현 가야금으로도 널리 연주되며, 전통적 위상을 갖추어 오늘날 태평무 반주 음악으로도 사용될 정도이다. 이번 무대에서는 푸살-터벌림-봉등채-올림채-도살풀이로 이어지는 장단 구조를 바탕으로 지순자가 복원한 도살풀이 가락 일부가 더해진 버전으로 선보인다. 경기제 계면조 특유의 발랄하고 경쾌한 흐름은 듣는 이로 하여금 신명나는 춤사위를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할 것이다.
두 번째 작품인 ‘안기옥 가야금산조’는 전남 나주 출신의 연주자 안기옥(1894~1974)이 김창조에게서 전수받은 가락을 기반으로, 월북 이후 평양에서 활동하며 남긴 음악을 토대로 구성된 산조이다. 한동안 진양조 음반 외 자료가 거의 없었으나, 최근 제자 김진의 채보와 북한 국립박물관 소장 녹음이 공개되며 음악의 전모가 드러났고, 여러 연구자와 연주자들이 이를 무대에 올리기 시작했다. 이번 공연에서 임경미는 기존 가야금산조와는 다른 우조·평조 중심의 선율 구성, 다양한 장단, 조직적인 가락 전개를 살린 수임당 지순자의 채보본을 바탕으로 연주한다. 이는 전통 산조의 남북 흐름을 잇는 동시에, 안기옥 음악 특유의 변화무쌍한 리듬과 구조적 미감을 한자리에서 경험할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임경미는 국립국악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국악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연주자로, 전통음악의 구조와 미학을 꾸준히 탐구해 왔다. 난계국악경연대회, 동아국악콩쿠르 등 주요 경연에서 입상했으며, 제46회 전국탄금대가야금경연대회에서는 일반부 대상(대통령상)을 수상한 바 있다. 한국가야금연주가협회, 수임당 가락타기 등 전통 기반 단체 활동과 대학 강의를 통해 연구와 연주를 병행하며 자신만의 음악적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번 공연은 임경미가 여러 해 동안 탐구해온 전통 가야금 음악의 재현-해석-연주의 과정을 한 무대로 집약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공연 정보
- 공연명: 임경미 가야금 독주회 ‘춤을 품은 가락’
- 일시: 2025년 12월 10일(수) 오후 7시 30분
- 장소: 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
- 출연: 임경미(가야금), 지순자(장단), 최스칼렛(장구, 징), 조아미(사회)
- 티켓: 전석 초대
- 주최: 임경미
- 주관: 아트플랫폼 유연
- 후원: 고흥곤국악기연구원
- 문의: 0507-1351-4237
- 예매: 네이버 예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