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미세먼지의 세포 염증 유발 과정 3D로 포착-생중계하듯 밝혀내

홀로토모그래피 기술로 세포 속 미세먼지 움직임 실시간 관찰

다중 오믹스 분석으로 염증 유전자와 효소 반응 동시 규명

세포 내 독성 반응 실시간 규명-미세플라스틱 연구로 확장 전망

미세먼지가 단순히 호흡기에 머무는 공해 물질이 아니라, 세포 내부에서 직접 염증을 유발하는 실체임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규명됐다. KBSI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이성수 책임연구원과 황금숙 부원장, 전남대학교 김성학 교수팀이 공동으로 수행한 이번 연구는 미세먼지가 세포 안에서 어떤 화학적·구조적 변화를 일으키는지를 실시간 3차원 영상으로 관찰했다는 점에서 국제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기존에도 미세먼지가 인체에 해롭다는 사실은 알려져 있었지만, 세포 단위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과정으로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지는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 연구는 미세먼지의 독성 기전을 눈으로 보여준 첫 사례로, 향후 염증성 질환 치료제 개발과 환경 독성 평가 체계의 혁신적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홀로토모그래피 기술로 세포 속 미세먼지 움직임 실시간 관찰

연구진은 세포를 3차원으로 정밀하게 볼 수 있는 홀로토모그래피 기술을 활용했다. 이 기술은 빛의 회절을 이용해 살아 있는 세포의 내부 구조를 비침습적으로 실시간 관찰할 수 있다. 미세먼지가 세포 내부로 들어오는 순간부터, 세포막과 세포소기관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영상으로 기록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 결과, 미세먼지가 세포 속으로 침투하면 곧바로 지질 방울이 대량 형성되며, 세포 구조가 점차 무너지는 현상이 관찰됐다. 이 과정은 단순한 세포 손상 수준이 아니라, 염증 반응이 선행된 뒤 세포의 대사 균형이 붕괴되는 단계적 악순환으로 나타났다.

 


다중 오믹스 분석으로 염증 유전자와 효소 반응 동시 규명

연구진은 여기에 다중 오믹스 분석 기법을 접목했다. 이는 유전자, 단백질, 대사물질 등 세포 내 분자 수준의 변화를 동시에 관찰할 수 있는 고도 분석 방식이다. 이를 통해 미세먼지가 유입된 세포에서 PL2 효소의 활성이 평소보다 4~6배 증가한 사실이 확인됐다.

 

연구진은 세포를 3차원으로 정밀하게 볼 수 있는 홀로토모그래피 기술을 활용했다. 이 기술은 빛의 회절을 이용해 살아 있는 세포의 내부 구조를 비침습적으로 실시간 관찰할 수 있다. 미세먼지가 세포 내부로 들어오는 순간부터, 세포막과 세포소기관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영상으로 기록하는 데 성공했다.   이미지=삼랑뉴스

 

PL2는 세포막의 인지질을 분해해 염증 매개물인 프로스타글란딘을 만들어내는 효소다. 즉, 미세먼지가 들어오면 PL2가 과도하게 작동하고, 이로 인해 염증성 사이토카인과 지방산 대사 이상이 동시에 일어난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핵심이다. 이는 미세먼지로 인한 세포 손상이 단순한 자극 반응이 아니라, 대사체계 교란에 의한 만성 염증 메커니즘이라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입증한 것이다.

 


PL2 효소 억제 시 염증 반응 절반 감소, 치료 가능성 제시

연구진은 PL2 효소를 억제하는 약물을 처리했을 때, 염증 매개물 생성이 최대 50% 감소하는 것을 실험적으로 확인했다. 이는 PL2가 미세먼지 유발 염증의 핵심 경로라는 점을 명확히 보여준다. 이성수 책임연구원은 살아 있는 세포 안에서 미세먼지가 염증을 유발하는 과정을 실시간으로 보여준 것은 세계 최초의 성과라며, 이번 연구가 향후 미세먼지와 미세플라스틱 독성 평가, 염증성 질환 치료 연구의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황금숙 부원장 또한 미세먼지가 세포의 지방 대사를 교란해 만성 염증을 유발한다는 점을 과학적으로 증명했다며, 국민 건강과 직결된 환경 유해 물질 연구를 지속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세포 수준에서 본 미세먼지의 실체, 환경보건 연구 새 장 열다

이번 연구는 미세먼지가 위험하다는 수준을 넘어, 세포 내부에서 염증이 시작되는 분자적 경로를 규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특히 실시간 3D 영상과 유전자 분석을 결합한 융합 기술은 향후 환경 독성 연구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연구팀은 후속 연구로 미세먼지 외에도 미세플라스틱, 초미세 중금속 입자 등이 세포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할 계획이다. 보이지 않던 세포 속 전쟁을 눈으로 볼 수 있게 된 이번 성과는, 인류가 환경 유해물질과의 싸움에서 과학으로 대응할 수 있을지를 보여준 전환점으로 기록될 것이다. 

 

작성 2025.11.28 08:52 수정 2025.11.28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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