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경주시 황성동과 용강동 '황성지앤비 / 용황지앤비패럴랙스학원' 박동미 원장 (지앤비 경북 남부권 본부장) |
경주에서 영어학원을 취재하다 보면 반드시 언급되는 이름이 있다. 황성동과 용강동(용황)에 자리한 ‘황성지앤비 / 용황지앤비패럴랙스학원’이다. 기자가 이곳을 찾은 이유도 명확했다. “선생님들이 다 잘 가르친다”, “20년째 어머니 무료 영어교실을 연다”, “코로나 시절 제자가 500만 원을 보내 학원을 도왔다”는 이야기는 쉽게 나올 수 있는 스토리가 아니다. 한 공간을 오래, 진심으로 운영해 온 사람에게서만 나오는 무게였다.
박동미 원장은 경북 남부권 지앤비(GNB) 본부장이자, 경주 황성동과 용황 두 학원을 직접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본사 온라인 문법 강사로 25년째 강의 중이다. 말 그대로 “가르치는 선생님을 가르치는 선생님”이다.
▲ 사진 = 황성 / 용황지앤비패럴랙스학원 |
“여기는 영어학원이에요. 하지만 초·중·고 내신, 스피킹, 성인 회화까지 모두 다룹니다. 경주 시민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어머니 영어교실도 있고요. 쉽게 말해 ‘영어를 오래, 제대로 배우는 곳’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 학원의 가장 큰 특징은 교사 트레이닝이다. 보통 학원은 새 강사를 뽑으면 바로 수업을 맡기지만, 이곳은 한 달 동안 철저한 교육 과정을 거친다.
“저는 원래 본부 트레이너 출신이에요. 선생님을 뽑으면 바로 수업을 시키지 않고, 한 달 동안 제 수업을 그대로 따라 하게 합니다. 말투, 판서, 피드백, 복장, 태도까지요. 그래야 어느 지점에서도 똑같은 수업이 가능하죠.”
▲ 사진 = 황성 / 용황지앤비패럴랙스학원 |
현재 경주 2곳, 포항 2곳을 포함해 네 곳의 수업이 동일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박 원장은 “아이들만 관리되는 게 아니라, 선생님도 매일 관리되는 학원”이라고 강조했다.
“우리는 남의 인생에 개입하는 직업이에요. 그래서 선생님들에게 항상 말하죠. ‘당신이 가르치는 아이는 누군가의 전부다. 계산적으로 대하지 말자’고요.”
▲ 사진 = 황성 / 용황지앤비패럴랙스학원 |
박 원장은 트레이너 출신답게 각 분원에서 나오는 교재를 직접 확인한다.
“한 달에 수천 권이 나와요. 교재의 어투, 난이도, 단어의 겹침, 예문 속 어색한 표현까지 확인합니다. 선생님마다 다르게 쓰기 시작하면 학원의 색이 흐려지거든요. 지앤비는 어디서 배우든 같은 원칙으로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해요.”
▲ 사진 = 황성 / 용황지앤비패럴랙스학원 어머니 영어교실 수료식 |
이 학원을 특별하게 만든 건 어른들을 위한 수업이다. 학부모가 아니어도 경주시민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어머니 영어교실을 20년째 무료로 운영 중이다.
“처음엔 회사의 홍보를 하려고 시작했어요. 그런데 첫해 수료식에서 한 어머님이 ‘평생 로망이던 영어를 여고생처럼 배우게 돼 행복했다’며 울더라고요. 그 약속을 지키고 싶어 지금까지 매주 수요일마다 이어오고 있습니다.”
▲ 사진 = 황성 / 용황지앤비패럴랙스학원 어머니 영어교실 |
“코로나 때 제자가 보낸 500만 원, 잊을 수 없어요”
2020년 코로나19 당시, 경북 지역은 두 달 가까이 강제 휴원에 들어갔다.
“그때는 정말 무기력했어요. 새벽마다 나와 트레이닝하고, 교재 보고, 선생님들 교육했지만 모두 문을 닫아야 했죠. 월급은 50%라도 줘야 하고, 수입은 없고… ‘내가 너무 혼자 열심히 산 건 아닐까’ 싶었어요.”
그때 10년 전 제자가 ‘힘내세요’라는 메모와 함께 500만 원을 보냈다. 군대에서 뉴스를 보고 “경주 GNB가 없어지면 안 된다”며 어머니에게 부탁한 돈이었다.
“그 친구는 예전에 많이 혼내기도 했지만 마음을 많이 잡아줬거든요. 그런데 그 친구가 ‘다른 아이들도 내가 받았던 걸 누렸으면 좋겠다’고 했다네요. 정말 큰 힘이 됐어요. 나중에 돌려줬지만 제겐 상 같은 돈이었어요.”
![]() ▲ 사진 = 황성 / 용황지앤비패럴랙스학원 |
한 교사의 남편이 “보험담보대출로 받은 3천만 원을 드리겠다”고 한 일도 있었다. “아내가 그 학원에서 배우며 성장하는 걸 보고 꼭 유지되길 바란다”고 했다는 이야기다. 이 일화들은 이곳이 단순한 영어학원이 아니라는 걸 증명한다.
박 원장은 영어 교육의 핵심을 “꾸준한 루틴”이라 말했다.
“영어는 꾸준함과 성실성이 필요한 암기과목이에요. 매일 해야 하고, 숙제 습관이 중요하죠. 한 번 선택했다면 오래 다니는 게 제일 효율적이에요. 저희는 6년 이상 다닌 학생이 절반이 넘습니다.”
▲ 사진 = 박동미 원장과 황성 / 용황지앤비패럴랙스학원 교사들 (할로윈 이벤트) |
그녀가 강조하는 영어는 문법 암기가 아닌 ‘글쓰기 중심 영어’다.
“영어로 글을 쓰려면 문법, 단어, 논리 세 가지가 모두 필요합니다. 규칙을 노래로 만들어 가르치기도 해요. 재밌자고 하는 게 아니라 오래 기억되기 때문이에요. 30살이 된 제자들도 그 노래를 기억해요. 지금은 그 아이들이 선생님이 되거나 학부모로서 다시 돌아옵니다.”
박 원장은 자신이 받은 사랑을 지역사회에 돌려주고 싶다고 했다. 과거 황성동 주민센터에 쌀을 기부했고, 지금은 경주 지역 신문에 칼럼을 재능기부로 연재 중이다.
![]() ▲ 사진 = 박동미 원장과 황성 / 용황지앤비패럴랙스학원 교사들 (할로윈 이벤트) |
“경주에서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학원이 되고 싶어요. 선생님들이 ‘저 학원 가면 계속 배울 수 있다’고 말하고, 학생들이 ‘영어에 자신감이 생기고 즐겁게 배운다’고 말하는 곳, 시민들이 ‘수요일엔 어머니 교실 있잖아’ 하는 곳. 그런 랜드마크가 되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그녀는 학부모들에게 이렇게 전했다.
“영어는 재능보다 습관이에요. 아이를 사람에게 보낸다고 생각하시고, 선생님이 어떤 마음으로 가르치는지를 꼭 봐주세요. 결국 아이를 바꾸는 건 사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