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리 모르고 뉴스 본다’는 말 이제 끝
— 성인을 위한 세계 읽기 필독서
오늘날 성인이 마주하는 국제 뉴스의 양은 압도적이다. 하루에도 몇 차례씩 지구 반대편의 전쟁 소식이 들려오고, 자연재해나 국제 분쟁은 실시간으로 화면을 채운다. 그러나 뉴스의 헤드라인이 아무리 크더라도, 정작 그 사건의 “배경”을 이해하는 일은 쉽지 않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의 갈등이 어디서 비롯됐는지, 중동에서 왜 수십 년째 전쟁이 이어지는지, 미국이 왜 유독 총기 난사 문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지—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단순 정보 이상의 지식이 필요하다.
옥성일 저자의 《지리 모르고 뉴스 볼 수 있어?》는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이 책은 지도 위에 놓인 나라들의 위치를 넘어, 그 지역의 역사·문화·정치·경제를 함께 읽어내는 ‘지리 교양’이라는 시각을 제시한다. 세상을 독해하는 새로운 방식이 필요한 시대, 성인이 반드시 읽어야 할 이유가 분명한 책이다.
어른들이 국제 뉴스를 이해하기 어려운 이유는 단순히 정보의 부족 때문이 아니다. 대부분의 보도는 이미 벌어진 사건을 중심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왜 그 일이 발생했는가’라는 근본 질문을 외면하기 쉽다.
하지만 분쟁, 전쟁, 경제 위기, 난민 문제 같은 대형 이슈는 모두 특정한 지리적 조건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예를 들어 우크라이나 전쟁은 단순한 영토 분쟁이 아니라, 러시아가 오랜 기간 유지해 온 안보 지형, 흑해의 전략적 가치, 가스 수송로와 농업 지대 등 ‘지리적 이해관계’가 충돌한 결과다. 중동 분쟁 역시 석유라는 자원만으로 설명할 수 없으며, 식민지 시기 불규칙한 국경선, 종파 갈등, 건조 기후라는 요소가 복합적으로 연결돼 있다.
저자는 “세계는 결코 우연히 움직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강조하며 지리를 통한 국제 이슈 독해의 필요성을 일깨운다.
이 책은 전 세계 21개의 이슈를 지역별로 구성해, 각 지역의 문제를 균형 있게 조명한다. 미국의 총기 난사 문제는 ‘개인의 자유’라는 단순한 문화적 특징보다 훨씬 깊은 뿌리를 갖는다. 미국의 도시·농촌 간 인구밀도 차이, 서부 개척 시대의 역사, 정치적 이해관계까지 한데 묶여 있는 구조적 문제다.
중동 지역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갈등 외에도 사우디와 이란의 패권 경쟁, 강대국들이 남긴 국경선 문제 등으로 불안정하다. 아프리카 콩고는 ‘자원이 많아서 더 고통받는’ 국가의 현실을 보여준다. 인도와 중국의 국경 분쟁, 동아시아의 고령화 문제, 일본의 자연재해 리스크 등도 지리적 관점에서 재구성된다.
즉, 이 책은 ‘뉴스의 파편’을 모아 하나의 큰 지도로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 독자는 세계가 안고 있는 문제의 구조를 새롭게 이해하게 된다.
지리를 기반으로 뉴스를 해석하는 방식은 단순한 정보 습득을 넘어 사고의 틀 자체를 바꾼다.
첫째, 사건에 대한 즉각적 판단이 아닌 ‘근본 원인’ 분석으로 이어진다. 이는 감정적 반응을 줄이고 사실 기반의 합리적 사고를 돕는다.
둘째, 서로 다른 지역 문제를 연결해 전체 세계 구조를 파악할 수 있다.
셋째, 현재의 사건이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측하는 능력이 커진다.
저자는 “뉴스를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뉴스를 이해하는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성인 독자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한 정보의 양이 아니라 세계를 보는 관점이다. 이 책이 제시하는 지리 교양은 그 관점을 단단하게 만들어준다.
세계가 하나로 연결된 시대에 한국은 더 이상 ‘멀리 떨어진 나라’가 아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식량·에너지 가격을 급등시키며 한국 경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인플레이션, 글로벌 공급망 위기, 원자재 수급 문제 등 국내 현상이 국제 정세와 직결돼 있다는 사실을 모두가 체감하고 있다.
또한 한국은 지정학적으로 강대국 사이에 놓인 나라다. 중국·미국·일본·러시아 등 주요 국가와의 관계는 복잡하고 민감하다. 따라서 국제 이슈를 깊이 있게 이해하는 것은 한국 사회에서 더욱 중요한 능력이다.
《지리 모르고 뉴스 볼 수 있어?》는 이러한 현실 속에서 한국 독자의 세계 이해력을 강화하는 필수 도구로 기능한다.
성인이 뉴스를 바라보는 방식은 결국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결정한다.
이 책은 지리를 통해 뉴스의 본질을 읽어내는 방법을 알려주며, 독자가 ‘세계시민’으로 성장하도록 돕는다. 단순한 학습서가 아니라 국제 정세와 지리의 연관성을 입체적으로 설명하는 고급 교양서로서의 가치를 갖는다.
지도 위에서 멈춘 지식이 아니라, 현실 세계의 복잡한 움직임을 이해하고 싶은 성인 독자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이 책은 세계를 읽는 가장 명확한 도구이자, 혼란의 시대를 헤쳐 갈 지적 나침반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