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유목민에게 '조드'는 전통적으로 10년에 한 번 찾아오던 시련이었다. 그러나 최근 10년 새 여섯 차례나 닥친 조드는 기후 변화가 계절의 균형을 완전히 파괴했음을 증명한다. 여름의 극한 가뭄과 폭염으로 풀이 고갈된 후, 북극 냉기가 남하하는 혹독한 겨울은 유목 경제에 치명타를 입혔다. 지난해에만 몽골 전체 가축의 12.5%에 해당하는 810만 마리가 폐사하는 비극이 발생했다. 54세 유목민 어트겅 바타르가 빚을 내 사료를 구매해야 하는 현실은, 수천 년 지속된 유목 문화의 종말을 예고하는 슬픈 징후다.
드넓은 몽골 초원에서 불어오는 차가운 바람은 더 이상 낭만이 아닌 생존의 위협이 되고 있다. 몽골은 지금 지구 기후 위기의 가장 냉혹한 최전선에 서 있다. 30년 만에 평균 기온이 2.5°C나 치솟으면서, 과거 풍요롭던 초원의 76.9%가 사막화되거나 황폐해진 현실은, 지구 온난화가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님을 보여준다. 이 생태계의 붕괴는 한반도의 황사 증가로 직결된다는 점에서 우리에게도 남의 일이 아니다.

생계를 잃은 유목민들은 희망을 찾아 수도 울란바토르로 몰려들었고, 인구는 설계 수용 규모의 세 배가 넘는 171만 명으로 폭증했다. 국토의 0.3%에 절반 이상의 인구가 밀집하면서, 도시 외곽에는 임시 거주지인 게르촌이 쓰레기 매립장 주변으로 확산되는 기후 난민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 이처럼 환경 재앙이 사회, 경제적 난민 문제를 동시에 폭발시키는 모습은, 전 세계가 직면할 미래의 축소판일 수 있다.
생존을 위한 나무심기, 그리고 국제 연대의 힘
이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몽골 정부는 2030년까지 사막화를 늦추기 위한 10억 그루 나무심기라는 국가적 생존 전략을 선언했다. 이는 황폐화된 초원을 되살려 생태적 안정성을 확보하려는 절박한 결단이다.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한국과의 국제 협력 사례다. 한국의 산림청 및 NGO가 바양항가이 인근에 조성 중인 '상생의 숲' 프로젝트는 척박한 땅에서 방풍림과 비타민 나무를 가꾸며 지속 가능한 생태 순환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초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나무 주변으로 약초가 자라나며 토양이 회복되고 마을 주민들이 수익을 창출하는 이 과정은, 환경과 경제가 상생하는 희망을 보여준다.
이 숲은 황사 발원지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고 기후 위기 앞에서 국경을 초월한 인류의 연대를 상징한다. 몽골 초원의 회복은 곧 동아시아와 인류 전체의 생존과 직결된다. 우리 모두는 몽골 초원의 눈물을 닦아주고, 살기 위한 숲을 확장하는 노력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할 윤리적 책임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