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신의 말에는 어떤 향기가 나는가”
― 『긍정적인 말의 힘』이 전하는 언어의 품격과 인간의 온도
“말이 씨가 된다.”
우리가 너무 자주 들어서 무뎌진 이 속담은, 실은 인생의 구조를 드러내는 가장 단순한 철학이다.
우리가 뱉는 말이 곧 우리의 태도이고, 그 태도가 우리의 관계와 삶을 형성한다.
미국의 교육자 할 어반(Hal Urban)은 『긍정적인 말의 힘』을 통해 바로 이 진리를 다시 꺼내 들었다.
그는 35년 동안 고등학교와 대학교에서 가르치며, “말이 사람의 인생을 어떻게 바꾸는가”를 직접 실험하고 관찰한 이다.
그가 내놓은 결론은 명확하다.
“인간은 말을 만들고, 말은 인간을 만든다.”
책의 첫 장을 펼치면 독자는 일종의 ‘거울’을 마주한다.
그 거울은 내 말의 온도, 습관, 그리고 나의 내면을 비춘다.
저자는 사람들이 가장 듣기 싫어하는 30가지 말과, 가장 듣기 좋아하는 30가지 말을 제시하며 묻는다.
“당신의 말에서는 어떤 향기가 나고 있는가?”
그 물음은 다소 단순하지만, 묵직하다.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가 누군가의 하루를 망가뜨리거나 살릴 수도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말의 책임’은 결코 가벼운 것이 아니다.
이 책의 중심에는 저자가 ‘9가지 마법의 말’이라 부르는 언어의 원칙이 있다.
칭찬의 말, 사랑의 말, 친절한 말, 응원의 말, 지지의 말, 다정한 말, 감사의 말, 애정어린 말, 그리고 유머 있는 말.
이 말들은 관계를 단숨에 회복시키거나, 상대의 닫힌 마음을 여는 힘을 가진다.
그는 구체적인 실험과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선생님의 한마디 칭찬이 학생의 인생을 바꾸고, 상사의 따뜻한 격려가 직원의 태도를 바꾸며,
친구의 진심 어린 말이 절망에 빠진 사람을 다시 일으킨다.
그가 말하는 ‘긍정’은 단순한 낙관주의가 아니다.
그것은 상대의 존재를 존중하는 윤리이며, 관계를 회복시키는 인문학적 실천이다.
『긍정적인 말의 힘』은 언어의 심리학을 넘어, 삶의 태도에 대한 철학서에 가깝다.
저자는 “다른 사람을 바꾸려 하지 말고, 지금 나부터 시작하라”고 말한다.
이 단순한 한 문장은 우리 시대의 소통 불능을 돌아보게 한다.
가정에서, 직장에서, 온라인의 공간까지 —
말은 넘쳐나지만, 진심이 담긴 말은 희귀하다.
그럴수록 저자의 메시지는 더욱 유효하다.
‘말의 품격’이 결국 ‘인간의 품격’을 결정짓는다는 사실을 잊지 말라는 것이다.
다만 이 책이 제시하는 ‘긍정의 언어’가 자칫 현실의 복잡한 감정을 단순화할 위험이 있다는 점도 짚고 싶다.
때로는 부정적인 말, 직언, 침묵이 관계를 지키는 경우도 있다.
모든 말이 긍정이어야 한다는 전제는 인간의 감정 다양성을 놓칠 수 있다.
그러나 할 어반의 메시지는 그보다 근원적이다.
그가 말하는 긍정은 ‘억지로 좋은 말하기’가 아니라,
사람을 살리는 방향으로 말을 선택하라는 윤리적 제안이다.
이 지점에서 그의 ‘말의 철학’은 단순한 자기계발서의 차원을 넘어선다.
『긍정적인 말의 힘』은 결국 우리에게 이렇게 말한다.
“말은 공기처럼 흔하지만, 그 힘은 생명처럼 강하다.”
오늘, 내 입에서 나오는 말 한마디가 누군가의 마음에 남는다.
그 말이 향기일 수도, 흉터일 수도 있다.
할 어반의 책은 그 선택의 순간마다 우리를 잠시 멈추게 한다.
좋은 말 한마디가 세상을 바꾸지는 못할지라도,
한 사람의 마음을 바꿀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