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이 독자 개발 중인 차세대 혁신형 소형 모듈 원자로(i-SMR)가 기존 원전보다 천 배 더 안전한 원전으로 평가받고 있다. 10월 15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스마트 에너지 플러스 2025’에서 김한곤 i-SMR 기술개발 사업단장은 i-SMR은 후쿠시마 같은 사고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구조를 갖췄다 며 그 안전성을 강조했다.
사고 확률 1/1000-안전의 개념을 다시 쓰다
김 단장은 i-SMR의 사고 발생 확률은 기존 대형 원전 대비 1/1000 수준 이라며 냉각재 손실이나 전력 공급 중단이 발생하더라도 스스로 냉각이 유지된다 고 설명했다. i-SMR은 일체형 원자로 설계와 피동형(被動型) 안전 계통을 통해 냉각수 유출을 차단하고, 외부 전력 공급이 없어도 자연 순환으로 열을 제거하는 구조를 갖췄다. 즉, 인간의 개입 없이도 자동으로 원자로 온도를 제어할 수 있는 ‘스스로 안전한 원전’이다.
탄소중립 시대, 에너지 전환의 핵심은 안정적이고 청정한 전력 공급 이다. i-SMR은 화력 발전을 대체할 차세대 원전으로 주목받는다. 태양광·풍력은 날씨와 환경에 따라 출력이 달라지는 간헐성 전원 이지만, i-SMR은 출력 조절이 유연해 재생에너지를 보완할 수 있는 안정형 전원으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i-SMR은 탄소 감축과 전력 안정성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에너지 해법 이라고 말한다.

한국, SMR 기술 상용화 선두권
현재 전 세계에서 개발 중인 소형 모듈 원자로(SMR)는 약 80여 종. 그러나 실제 상용화 성과를 낸 국가는 한국, 미국, 캐나다 등 극히 일부다. 한국은 이미 2012년 세계 최초로 스마트 SMR 설계 인허가를 완료한 경험이 있다. 이를 기반으로 약 1조 원 규모의 i-SMR 개발 사업을 추진 중이며, 건설비는 1기당 약 5,000억 원 수준으로 기존 원전의 절반 이하다. 작고 안전한 구조 덕분에 인구 밀집 지역이나 산업단지 인근에도 설치가 가능해 경제성과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AI와 결합한 ‘스마트 원전’으로 진화
한국원자력연구원은 AI 기반 예측 시스템을 도입해 원자로 출력 변화와 이상 신호를 사전에 감지하는 에이전트 기술을 개발 중이다. 또한 한국수력원자력은 i-SMR을 중심으로 스마트 시티용 전력 시스템 모델을 구상하며, 지방 산업단지 활성화와 지역 소멸 방지에도 활용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정부는 올해 말 i-SMR 기본 설계를 완료, 인허가 절차를 거쳐 2035년 첫 건설 착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원자력 안전, 다시 ‘한국 표준’으로
i-SMR은 한국 원자력 기술의 축적과 UAE 바라카 원전 수출 등 글로벌 경험이 결합된 결과물이다. 이제는 안전한 원전의 표준이 한국 기술로 다시 쓰이고 있다. 거대한 원전의 시대는 저물고 있다. 이제는 작지만 강한, 그리고 스스로 안전한 원전의 시대가 열린다. 한국형 i-SMR은 에너지 패러다임을 다시 쓰는 기술이자, ‘원자력의 미래는 안전에서 시작된다’ 는 새로운 표준의 이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