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앗이로 짓는 내 집, 흙의 온기를 품다” — 흙집 짓는 사람들의 특별한 동행
시멘트 대신 황토를, 철근 대신 나무를 택한 사람들이 있다. 전문가도, 건설업자도 아니다. 못질 한 번 제대로 해본 적 없는 평범한 사람들이지만, 이들은 손에 흙을 묻히며 스스로의 꿈을 짓는다. ‘흙집 동호회’ 사람들의 이야기다.
EBS 다큐멘터리 **〈흙집모임동호회〉**는 이런 특별한 공동체의 모습을 담았다. 이들은 ‘품앗이’로 서로의 집을 지어준다. 한 사람의 집이 완성되면 다음 사람의 집을 함께 짓는다. 돈이 아닌 시간과 땀으로 쌓아 올린 신뢰가 이들의 가장 든든한 재료다.
? 흙과 나무, 그리고 사람의 손으로
이들의 흙집은 공장에서 찍어낸 콘크리트 건물이 아니다. 흙, 나무, 돌, 숯 같은 자연 재료들이 주인공이다. 시멘트 대신 황토에 모래와 물을 섞은 반죽이 벽돌의 접착제가 되고, 묵직한 나무 골조가 집의 뼈대가 된다.
구들방을 놓는 일은 흙집의 백미다. 불길이 지나는 단고래를 만들고, 벌레를 막기 위해 소금을 뿌린다. 초보자들에게는 어려운 일이라지만, 모두가 함께 손을 보태며 하나의 기술을 배운다. 현무암 구들장을 깔고 그 위에 황토를 발라 마무리하면 따뜻한 아랫목이 완성된다. 장판 하나에도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지붕 공사는 또 다른 도전이다. 지름 50cm의 통나무를 다듬어 ‘찰주’를 세우고, 그 위에 서까래를 끼운다. 지붕에는 황토, 숯, 합판, 방수포를 차례로 덮어 단열과 방수를 겸한다. 창문과 문틈에는 참숯을 넣어 냄새와 습기를 잡는다. 모든 과정이 느리지만, 그 느림 속에서 자연의 질서와 인간의 정성이 스며든다.
? 흙이 주는 쉼, 사람이 주는 온기
완성된 흙집은 한지로 마감된 벽과 나무 천장, 구들방, 화장실, 주방까지 갖춘 온전한 주거 공간이다. 인테리어는 단순하지만 따뜻하다. 불을 때면 집 안 가득 전해지는 아랫목의 온기와 황토의 향이 마음까지 데운다. 무엇보다 구들방 덕분에 난방비가 거의 들지 않는다.
이 공동체의 또 다른 즐거움은 ‘흙집 탐방’이다. 회원들은 서로가 지은 집을 방문하며 구조와 디자인, 단열 방법을 공유한다. 흙집의 장단점을 솔직하게 나누며 다음 집의 아이디어를 얻는다. 어떤 이는 주말주택으로 시작했다가 “이제는 이곳을 떠날 수 없다”며 눌러앉았다. 도시의 회색빛 건물 대신 흙빛 벽과 나무 향이 있는 삶이 주는 여유 때문이다.
? “집을 짓는 게 아니라, 삶을 짓는 거죠”
흙집 동호회의 사람들은 말한다. “우린 집을 짓는 게 아니라, 삶을 짓는 거예요.”
누군가는 직장을 그만두고 아예 흙집 짓는 일을 업으로 삼았다. 누군가는 평생의 꿈이었던 ‘내 손으로 지은 집’을 완성했다. 그들에게 흙집은 단순한 건축물이 아니라 ‘살아 있는 공간’이다. 계절의 변화에 따라 숨 쉬고, 사람의 손길에 따라 변해간다.
무엇보다 이들이 지은 집은 사람과 사람을 잇는 공동체의 상징이다. 함께 흙을 이기고 나무를 세우며 서로를 배우는 과정에서, 잊고 지냈던 ‘이웃’의 의미를 되살린다.
도심의 빌딩과 매연 속에서 지친 사람들에게 흙집은 하나의 대안이자 쉼이다. 흙의 촉감, 나무의 냄새, 그리고 함께 짓는 땀의 온기 속에서 이들은 묻는다.
“정말로 단단한 집이란, 무엇으로 지어야 할까?”
원하신다면 이 기사에 **신문사 스타일(예: 중앙일보식, 한겨레식, EBS 공식 블로그식 등)**로 맞춰 다시 다듬어드릴 수도 있습니다.
원하는 매체 톤이 있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