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끊기자 전기차 급감, 미국은 하이브리드로-한국은 보조금 확대로 맞불

한국-미국 나란히 EV 판매 급감, 보조금 효과 뚜렷

IRA 종료 직격탄 맞은 美 시장, 하이브리드로 방향 선회

한국, 내년 보조금 7.5% 확대-EV 반등 기대감 고조

 

10월 들어 한국과 미국의 전기차 판매가 일제히 급감했다. 한국은 연말 보조금 예산 고갈, 미국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종료로 인한 세액공제 폐지가 직격탄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내년에는 양국의 자동차 시장 주력 모델이 각각 전기차(EV)와 하이브리드(HEV)로 갈릴 전망이다.

 

6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전기차 판매는 2만 8대로 전월(2만 8,528대) 대비 29.9% 감소했다. 전체 승용차 감소율(20.8%)보다 높은 수준으로, 지자체 보조금 축소와 지급 지연이 소비심리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테슬라 모델Y는 3712대로 전월 대비 55.6% 급감했고, 모델3(636대)는 10.2%, BYD 씨라이언 7(513대)은 37.8%, 폴스타4(286대)는 20.8% 각각 감소했다. 국산차도 대부분 판매가 줄었다. 다만, 기아의 신형 EV5는 1031대가 팔리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미국 시장 역시 비슷한 흐름이다. 9월 말 세액공제(대당 7500달러)가 종료된 뒤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판매는 전년 대비 61.6% 감소했다. JD파워는 10월 미국 전기차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43.1% 줄어든 약 5만 4700대에 그쳤다고 추산했다.

 

미국의 전기차 세액공제는 당초 2032년까지 유지될 예정이었으나, IRA 조기 종료로 지난 10월 말 폐지됐다. 이에 따라 전기차 구매 시 받던 대당 7500달러(약 1100만 원)의 혜택이 사라지면서 차량 가격이 최대 1400만 원 인상될 전망이다.

 

이에 완성차 업계는 하이브리드 중심으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 현대차는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 기아는 ‘텔루라이드 하이브리드’ 출시를 준비 중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보조금 폐지 이후 하이브리드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며 “현지 시장 변화에 맞춰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계는 “보조금이 사라진 미국 시장에서는 전기차가 대중차보다 프리미엄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전망했다.

 

반면 한국 정부는 2026년도 전기차 보조금 예산을 15조 9160억 원으로 확정했다. 올해보다 7.5% 증가한 규모로, 차량 구매 시 최대 700만 원 수준의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정부는 내년 전기차 보급률을 2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에 따라 올해 하반기 위축됐던 국내 전기차 시장은 내년 ‘가성비 모델’을 중심으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보조금 확대가 내수 회복의 촉매제가 될 것”이라며 “내년에는 중저가형 전기차의 판매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태는 전기차 시장이 보조금에 지나치게 의존해온 구조적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보다 초기 구매 비용이 높아 정부 지원이 없으면 소비자 접근성이 떨어진다. 이에 따라 미국은 하이브리드 중심의 ‘실속형 시장’으로, 한국은 보조금 기반의 ‘보급형 EV 시장’으로 각기 다른 길을 걷게 될 전망이다.

작성 2025.11.07 18:33 수정 2025.11.07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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