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공장에서 주택 주요 구조물을 사전 제작해 현장에서 조립하는 '모듈러 공법'을 주택정책의 중심축으로 삼고, 관련 특별법 제정을 추진한다.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25 스마트건설·안전·AI 엑스포’에서 AI 기술과 결합된 미래형 모듈러주택을 공개하며 정책 추진의 본격 신호탄을 쐈다.
전시관에는 삼성전자와 협력해 개발한 모듈러주택(Mock-up)이 설치됐다. 음성제어 냉장고, AI 세탁건조기, IoT 기반 침실 등 첨단 기능이 적용된 실제 주거공간이 구현돼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특히, OSC(Off-Site Construction) 방식 특유의 빠른 시공성과 품질 안정성을 직관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모듈러 공법은 구조물을 공장에서 미리 제작해 현장에서 단순 조립하는 방식으로, 기존 현장 중심 시공 방식 대비 공사기간을 20~30% 단축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고소작업이 줄어 산업재해 위험이 낮아지고, 기후 조건에 따른 공정 지연도 최소화된다. 국토부에 따르면, 해당 방식은 고령화에 따른 건설 인력난 해소에도 기여할 수 있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정부는 이번 엑스포를 계기로 ‘(가칭) OSC·모듈러 특별법’ 제정 작업에 착수했다. 주요 내용은 ▲설계·감리 기준 등 법적 체계 정립 ▲모듈러 전용 인증제 도입 ▲현장 중심 규제 완화 ▲진흥구역 지정 등 인센티브 제공 등이다. 제도적 기반을 확립함으로써 민간기업의 참여를 유도하고 산업 활성화를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국토부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약 250억 원 규모의 연구개발(R&D) 사업도 병행 중이다. 고층화와 단지화를 위한 기술개발이 핵심이며, 하남교산지구에는 20층, 400세대 규모의 실증단지가 조성될 예정이다. 특히 고층 모듈러주택 실현을 위한 ‘3시간 이상 내화 성능’ 확보 기술이 핵심 과제로 연구되고 있다.
김규철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모듈러 기술은 품질과 생산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는 새로운 건축 패러다임”이라며 “공사기간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고품질 주택을 신속하게 공급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 마련과 민간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모듈러 공법은 단순한 시공 방식의 변화에 그치지 않고, 주거 안정성과 건설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동시에 견인할 핵심 기술로 평가된다.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민간의 기술혁신이 맞물릴 경우, 국내 주택시장은 ‘빠르고 안전한 스마트 주택시대’로 본격 진입할 전망이다.
상담: 010 6438 883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