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려동물 양육 인구가 1,500만 명을 넘어서며 국내 여행·숙박 시장에 ‘펫 프렌들리(Pet-friendly)’ 바람이 거세다. 단순히 반려견을 동반하는 수준을 넘어, 교감·체험·휴식을 결합한 ‘펫 휴머나이징(Pet Humanizing)’ 트렌드가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KB금융그룹이 발표한 ‘2025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국내 반려동물 양육 가구는 591만 가구, 반려인은 약 1,546만 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가구의 26.7%에 달하는 수치다. 반려동물과 함께 여행을 떠난 경험이 있다는 응답자는 44.5%, 그중 반려견 가구의 여행 경험률은 60.6%로 가장 높았다.
울산광역시는 2023년 문화체육관광부 공모에서 광역단체 최초로 ‘반려동물 친화 관광도시’로 선정됐다. 총사업비 20억 원 규모로 숙박·식음·교통 인프라를 개선하고, 반려동물 전용 시티투어 버스와 관광택시, 해양레저 축제 ‘울산 비치 멍스플래쉬’ 등 체험형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전북 임실군은 지역 명소인 오수의견관광지·임실치즈테마파크·옥정호 출렁다리 등을 잇는 ‘임실 펫투어’를 운영 중이다. 전용 버스, 전문 사진가, ‘펫가이더’가 동행하는 맞춤형 프로그램으로 호응을 얻고 있으며, ‘오수 핼러윈 펫페스타’ 등 지역형 행사도 활발히 열리고 있다.
숙박업계는 ‘펫팸족(펫+패밀리)’을 핵심 고객층으로 삼아 고급 체험형 상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워커힐 호텔앤리조트는 11월 ‘2025 오 마이 VIP(Very Important Pet)’ 페스티벌을 개최해 반려견을 위한 놀이·힐링·다이닝을 결합한 프리미엄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반려견 트레이너와 함께하는 ‘어질리티 타임’, 전문가의 맞춤 케어 프로그램 등이 포함됐다.
이랜드파크 켄싱턴리조트 충주는 ‘펫 요가’ 프로그램을 매월 정기 운영한다. 보호자와 반려견이 함께 스트레칭과 교감을 나누며 정서적 유대감을 높이는 체험형 콘텐츠다. 이 리조트는 업계 최초로 보더콜리 종 반려견 ‘케니’를 직원으로 채용해 ‘부총지배견’으로 활동시키는 독특한 시도도 이어가고 있다.
제주에서는 메종 글래드 제주가 9.81파크와 협업해 ‘GLAD한 댕댕레이서 패키지’를 출시했다. 반려견 전용 카시트와 그래비티 레이싱, 보물찾기 등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으며, 제주시 최초의 펫 프렌들리 객실과 100평 규모의 펫 그라운드도 갖췄다.
제주신화월드 서머셋은 ‘디어 마이 펫밀리’ 패키지를 운영하며 펫 하우스, 전용 스텝, 간식, 산책로 지도 등 세밀한 어메니티를 제공한다.
강원도 카시아 속초는 웰니스 패키지 ‘포펙트 겟어웨이(Pawfect Getaway)’를 선보였다. 객실 내 펫 전용 편의시설과 고급 펫푸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협업 키트를 포함해 반려인 전용 조식까지 제공한다.
여행업계도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모두투어는 국내 여행사 중 최초로 반려동물 동반 해외여행 상품 ‘모두N펫’을 출시해 베트남 다낭·냐짱 노선을 운영 중이다. 반려견 전용 간식과 침대, 식기를 갖춘 호텔을 포함해 현지 관광을 즐길 수 있다.
인터파크투어(놀NOL)는 태국 방콕·파타야 노선에 ‘펫투어’ 상품을 내놓고, 검역·서류 절차를 원스톱 지원한다.
대명소노그룹 소노인터내셔널은 티웨이항공과 손잡고 ‘티펫 투 제주’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항공·숙박 연계 혜택을 제공한다.
전문가들은 펫팸족 증가로 ‘반려동물과의 동행’이 여가 산업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진단한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사람처럼 호흡하고 가족처럼 지내는 반려동물은 이제 여행의 필수 구성원”이라며 “앞으로도 체험형 프로그램과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확충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