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을 이긴 아이, 함께 웃은 부모

공룡이 무섭던 아이, 감정을 표현하기 시작하다

‘함께 놀기’ 속에 피어난 회복의 관계

감정표현은 성장의 첫걸음이다

[놀이심리발달신문] 두려움을 이긴 아이, 함께 웃은 부모 조우진 기자 

두려움을 상징하던 공룡 인형 앞에서 한 아이가 울음을 터뜨렸다. 아이는 “공룡이 무서워요”라는 말을 끝내 하지 못했다. 그러나 인천 검단신도시 해오름한방병원 심리발달센터의 PCIT실에서, 그 아이의 변화가 시작됐다. 부모가 아이의 옆에 앉아 조심스레 손을 내밀자, 아이는 잠시 망설이다가 손끝으로 공룡의 꼬리를 만졌다. 그리고 작게 속삭였다. “이제 조금 괜찮아요.” 울음 대신 말로 감정을 표현한 첫 순간이었다. 

 

부모는 눈시울을 붉혔고, 센터장은 “이게 바로 회복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PCIT(부모-자녀 상호작용치료)는 단순한 행동교정 프로그램이 아니라, 부모와 아이가 서로의 감정을 이해하며 관계를 다시 엮어가는 정서 회복의 과정이다. 두려움을 이긴 아이와 그 곁에서 함께 웃는 부모의 이야기는, 감정 표현이 얼마나 큰 용기인지를 일깨운다.

 

PCIT(Parent-Child Interaction Therapy, 부모-자녀 상호작용치료)는 1970년대 미국 플로리다 주립대학교의 임상심리학자 Sheila Eyberg 박사가 개발한 치료기법으로, 아동의 정서·행동 문제를 개선하고 부모-자녀 간 애착을 회복하기 위해 고안되었다. 이 치료는 놀이를 중심으로 부모가 아이의 행동을 관찰하고, 적절한 반응을 통해 관계를 회복하도록 이끈다. 즉, 아이를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가 아이의 치료자가 되도록’ 돕는 과정이다.
 

최근 국제학술지 Journal of Child Psychology and Psychiatry(Thomas et al., 2022)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PCIT를 받은 아동은 정서조절능력이 평균 35% 향상되었고, 공격적 행동 빈도는 42% 감소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행동 교정이 아닌 ‘감정의 이해와 표현 능력 향상’에서 비롯된다. 또한 Clinical Child and Family Psychology Review(Kaehler et al., 2019)는 PCIT가 부모의 양육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가족 내 의사소통을 증진시키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보고했다.
 

이처럼 PCIT는 부모와 자녀가 서로의 마음을 읽고, 감정을 언어로 표현하는 법을 배우는 정서적 훈련이다. 아이가 공룡을 두려워하던 마음을 ‘무섭다’고 표현할 수 있게 된 순간, 그 가족은 이미 회복의 길 위에 서 있었다.

 

2025년 8월 15일부터 현재까지, 인천 검단신도시 해오름한방병원 심리발달센터의 PCIT실에서는 한 아이의 정서회복을 위한 치료가 매주 두 차례씩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치료 초반, 아이는 공룡 인형이 등장하자 손으로 귀를 막고 몸을 뒤로 물러났다. 언어 대신 울음으로 불안을 표현하던 그는, 세션 4주차에 들어서며 “무서워요”라는 말을 조심스레 내뱉었다. 

 

치료사는 그 짧은 한마디를 ‘감정 인식의 시작’으로 기록했다. 6주차에는 “공룡이 커서 무섭지만, 엄마가 있어서 괜찮아요”라는 말이 이어졌다. 아이의 언어 속에 두려움과 안도가 함께 담겼다. PCIT는 ‘부모 참여형 치료’로, 부모 역시 관찰실을 통해 아이의 행동을 실시간으로 보고, 치료사의 코칭을 이어받는다. 부모는 아이에게 즉각적인 지시 대신 ‘묘사와 칭찬’을 중심으로 대화를 이어간다. 

 

“네가 공룡을 보고도 도망가지 않았구나. 정말 용감했어.” 이러한 짧은 문장이 아이에게 안정감을 주었다. 치료를 진행한 센터장은 “이 프로그램의 핵심은 부모의 태도 변화다. 아이가 말을 배우는 만큼, 부모도 감정을 듣는 법을 배운다”고 설명했다. 현재 아이는 두려움이 남아있지만, 감정을 표현하고 조절하는 능력이 눈에 띄게 향상되었다. 이는 단순히 공룡에 대한 두려움 극복이 아니라, 감정 표현의 문법을 익힌 성장의 결과이다.

 

감정표현의 회복, 마음의 문이 열리다

 

감정을 표현한다는 것은 단순히 말을 하는 행위가 아니다. 그것은 마음의 문을 여는 첫걸음이다. 해오름한방병원 심리발달센터의 치료실에서 아이는 ‘공룡이 무섭다’는 말을 배우며 자신 속의 불안을 언어로 꺼내기 시작했다. 이는 감정 인식 능력, 즉 정서 지능(EQ)의 기초가 되는 과정이다. 감정이 언어화되면, 뇌는 이를 명확하게 구분하고 반응을 조절할 수 있게 된다. 

 

신경심리학자 Daniel J. Siegel(2018)은 “감정을 이름 붙이는 행위가 편도체의 과도한 반응을 진정시킨다”고 설명했다. 이는 ‘Name it to tame it(이름 붙이면 길들일 수 있다)’ 이론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아이에게 ‘무서워요’라는 말은 단순한 표현이 아니라, 스스로의 감정을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의 시작이었다. 공룡에 대한 공포가 여전했지만, 그 감정을 말로 표현할 수 있다는 사실이 아이에게 안정감을 주었다. 치료사는 “감정은 억누를수록 커지고, 표현할수록 작아진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PCIT의 초기 단계에서는 감정 언어를 익히는 것이 치료의 중심이 된다. 아이가 마음속의 두려움을 표현할 때, 부모는 그 감정을 부정하지 않고 받아들인다. 이러한 상호작용이 쌓이면서 아이는 부모와의 관계 속에서 ‘안전기반(Secure Base)’을 형성한다. 결국 감정표현은 두려움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두려움을 이해할 수 있는 용기를 키우는 일이다.

 

부모의 언어가 바뀌면 아이의 마음도 바뀐다

 

PCIT의 가장 큰 특징은 아이보다 부모가 더 많이 배우는 치료라는 점이다. 인천 검단 해오름한방병원 심리발달센터에서는 부모가 아이와의 놀이 시간 동안 ‘지시’보다 ‘묘사’를 사용하도록 지도한다. 예를 들어, “하지 마”라는 말 대신 “네가 공룡을 천천히 만지고 있구나”라고 표현한다. 이처럼 부모가 아이의 행동을 객관적으로 묘사하면, 아이는 비난받지 않는 환경에서 자신을 드러낼 수 있게 된다. 이는 ‘묘사적 칭찬(Descriptive Praise)’이라 불리며, PCIT의 핵심 기법 중 하나다.


언어는 감정의 틀을 만든다. 부모의 말투가 부드러워질수록 아이의 정서는 안정되고, 관계의 긴장도 완화된다. Clinical Child and Family Psychology Review(Kaehler et al., 2019)에서는 PCIT 참여 부모의 긍정적 언어 사용 빈도가 63% 증가하고, 아동의 부정적 감정 폭발이 48% 감소했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이러한 수치는 단순한 통계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부모의 언어가 변하면, 그 순간부터 가족의 정서 기류 전체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해오름한방병원 센터장은 “아이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은 부모의 말 한마디”라며 “칭찬과 공감의 언어는 아이에게 안전함을 전달하고, 그 안전감이 감정조절의 출발점이 된다”고 말했다. 결국 PCIT는 아이의 훈육이 아니라, 부모의 언어를 통해 아이의 마음을 다시 배우는 시간이다.

 

정서조절능력 향상과 가족의 회복

 

PCIT의 궁극적인 목표는 단순한 ‘행동 변화’가 아니라, 가족 전체의 정서적 균형 회복이다. 아이는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조절하는 방법을 배우며, 부모는 아이의 정서를 이해하고 반응하는 새로운 방식을 익힌다. 치료가 진행된 지 세 달이 지나자, 아이는 감정표현을 억누르지 않고 “무섭지만 괜찮아요”, “기분이 나빠요” 등 구체적인 언어로 감정을 표현하기 시작했다. 부모 역시 아이의 말에 “그래, 네가 그렇게 느낄 수도 있겠구나”라며 공감으로 응답했다. 이처럼 대화의 방향이 ‘통제’에서 ‘공감’으로 바뀌었다.
 

미국 Behavior Therapy Journal(Eyberg & Funderburk, 2020)에 따르면, PCIT 참여 가정의 87%가 치료 이후 부모자녀 관계가 개선되었고, 아동의 정서조절능력은 평균 40% 이상 향상되었다. 해오름한방병원 심리발달센터의 사례 또한 이 결과와 일치한다. 센터의 심리발달팀은 “감정을 표현하고 이해하는 능력은 학교생활과 또래관계에서도 긍정적으로 이어진다”고 분석했다.
 

PCIT를 경험한 부모들은 한결같이 “이제 아이의 마음을 읽는 법을 배웠다”고 말한다. 이는 단순히 아이의 문제를 해결하는 수준을 넘어, 가족이 다시 서로를 이해하는 언어를 회복한 것을 의미한다. 결국 PCIT는 아이의 마음을 치료하는 동시에, 부모의 사랑을 성장시키는 과정이기도 하다.

 

함께 웃는 부모, 두려움을 이긴 아이

 

공룡을 무서워하던 아이가 이제는 그 인형을 손에 쥐고 “이 공룡은 착해요”라고 말한다. 부모는 그 말을 들으며 미소를 지었다. 이 짧은 한마디 속에는 긴 시간의 이해와 기다림이 녹아 있다. PCIT는 두려움을 지우는 치료가 아니라, 두려움을 ‘함께 바라보는 법’을 배우는 과정이다. 부모가 아이의 감정을 부정하지 않고, 그 감정을 함께 견뎌준 순간부터 회복은 시작된다.
 

해오름한방병원 심리발달센터 센터장은 “아이의 성장에는 사랑보다 공감이 먼저 온다”고 말한다. 감정을 표현할 수 있게 된 아이는 더 이상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다. 그리고 부모는 아이를 통제하는 대신 ‘함께 웃는 법’을 배운다.
두려움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이해 속에서 작아졌다. 그것이 바로 진짜 용기다.
 

PCIT의 진정한 힘은 심리학적 기술에 있지 않다. 부모와 아이가 서로의 마음을 말로 연결하는 순간, 치료는 이미 완성된다. 인천 검단신도시의 한 작은 상담실에서 시작된 이 변화는, 오늘도 누군가의 가족에게 ‘함께 웃는 법’을 가르치고 있다.

작성 2025.11.06 18:48 수정 2025.11.06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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