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는 가을철 국내여행 활성화를 위한 ‘여행가는 가을’ 캠페인의 일환으로, 올가을 특별히 주목할 만한 ‘숨은 관광지 27선’을 선정해 발표했다.
‘숨은 관광지’는 올해 새로 개장했거나, 아직 대중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지역의 매력을 지닌 장소들로 구성됐다. 또한 가을 시즌 동안 한시적으로만 운영되는 이색 명소들도 포함됐다.
자연이 되살린 생명의 터전 ― 운곡람사르습지
전북 고창의 운곡람사르습지(오베이골 습지)는 사람이 떠난 자리에서 자연이 스스로 회복한 생태의 보고다.
과거 계단식 논과 마을이 자리하던 곳이었으나, 1980년대 저수지 조성 이후 사람의 출입이 금지되며 시간이 멈췄다. 그로부터 28년 뒤, 이곳은 습지가 복원된 생태학적 기적의 현장으로 재탄생했다.
탐방로를 따라 걷다 보면 물빛과 바람, 새소리가 어우러져 자연의 숨결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종점부의 생태공원에는 홍보관과 체험시설, 그리고 동양 최대 규모의 고인돌이 함께 있어 ‘생태+문화’의 통합적인 체험이 가능하다. ‘손대지 않음’으로 보전한 자연의 풍경이, 가을의 고요함 속에서 더욱 빛난다.
건축의 만남 ―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경남 김해에 위치한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은 세계 유일의 건축도자 전문 미술관으로, 점토(clay)와 건축(architecture)의 결합을 이름에 담고 있다. 거대한 타일로 장식된 ‘클레이아크 타워’는 미술관의 상징이자 예술적 조형물이다.
현재 큐빅하우스에서는 ‘풍덩, 르네상스: 살아있는 그림 속으로’와 ‘이탈리아 미술관 여행전’ 두 개의 전시가 진행 중이다. 도자 예술과 건축의 경계를 넘나드는 공간미가 가을의 색채와 어우러지며 ‘문화로 떠나는 여행지’로 각광받고 있다.
설악의 향기를 걷다 ― 설악향기로
강원 속초의 ‘설악향기로’는 설악산 초입을 부드럽게 감싸며 이어지는 2.7km 길이의 무장애 산책길이다.
출발점인 설악동 우체국 정류장에서 시작해 청봉교와 벚꽃터널, 설악교를 거쳐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원형 코스로 구성됐다.
가을이면 단풍이 산책로를 덮고, 길게 뻗은 스카이워크(총길이 765m)와 하천 위를 잇는 출렁다리(98m)에서 설악의 절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야간에는 은은한 조명이 켜져 ‘달빛 트레킹’의 명소로도 손꼽힌다.
남녀노소 누구나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무장애 관광지’라는 점이 특히 돋보인다.
호수 위에 머문 시간 ― 예당호 전망대
충남 예산의 예당호 전망대는 ‘호수 위의 하늘’로 불린다.
지난 10월 새로 문을 연 이 전망대는 높이 70m에서 예당호와 봉수산, 대봉산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명소다. 유리로 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오르면 9.9㎢에 달하는 호수의 수면이 황금빛으로 빛나며 가을 노을과 함께 한 폭의 수채화를 완성한다.
밤에는 400m 길이의 출렁다리와 음악분수가 어우러져 낭만적인 야경을 선사한다.
산책, 조망, 휴식이 함께하는 예당호는 가을 정취를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새로운 쉼터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전국 곳곳에는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지역 명소들이 많다”며 “이번 ‘숨은 관광지’ 선정이 국민에게 새로운 여행의 이유를 제공하고, 지역 관광에 활력을 더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번에 소개된 ‘여행가는 가을’ 숨은 관광지 27곳은 단순한 여행지를 넘어 지역 문화·생태·예술이 어우러진 복합 관광지다. 가을의 절정에서 자연과 예술, 사람을 연결하는 이 명소들이 국내 여행의 다양성과 지속가능한 관광의 가치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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