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왜 외계인은 우리를 찾아오지 않았을까?
— 과학이 던지는 가장 재밌는 20개의 질문
“왜 외계인은 우리를 찾아오지 않았을까?”
이 한 문장은 인류의 오랜 궁금증이자, 과학의 상상력을 시험하는 질문이다. 《이토록 재밌는 수상한 과학책》(알에이치코리아, 2024)은 바로 이런 질문에서 출발한다.
스탠퍼드대학교 공학자 호르헤 챔과 물리학자 대니얼 화이트슨은 이 책에서 “지식”보다 “질문”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과학을 전공하지 않은 독자라도, 엉뚱한 상상을 통해 우주의 본질에 다가갈 수 있다는 믿음이 이 책의 핵심이다.
책은 〈왜 우리는 순간이동을 할 수 없나〉, 〈우주는 어디에서 왔을까〉, 〈사후 세계가 가능할까〉 등, 한 번쯤 떠올렸지만 대답하지 못했던 20개의 질문을 다룬다. 저자들은 이 질문들을 단순한 “지식 퀴즈”가 아니라 “인류의 상상력 실험”으로 풀어낸다. 과학은 결국 ‘왜?’라는 질문에서 출발하며, 이 책은 그 물음표가 얼마나 위대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 책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것은 두 저자의 탁월한 유머 감각이다.
호르헤 챔은 이미 ‘PhD Comics’로 전 세계 과학도들에게 웃음을 선사한 카툰 작가다. 대니얼 화이트슨은 UC어바인 대학의 물리학 교수이자, 대중 과학 팟캐스트 “Daniel and Jorge Explain the Universe”를 진행하는 인기 과학 커뮤니케이터다.
두 사람은 복잡한 우주 물리학을 ‘밥상머리 대화’처럼 풀어낸다. 블랙홀의 중력을 설명할 때도, “마치 냉장고 문에 붙은 자석처럼, 너무 가까이 가면 빠져나올 수 없다”고 비유한다.
책에는 단순한 이론 설명이 아닌, 카툰과 농담, 상상 시나리오가 함께한다. 외계인이 이미 지구에 왔을지도 모른다는 가설을 제시하며 “혹시 그들이 이미 배달 기사로 일하고 있는 건 아닐까?”라고 던지는 식이다. 과학의 경건함 대신, 인간적인 웃음을 입힌다.
그래서 이 책은 과학 교양서이면서 동시에 철학적 유머집이다. 진지함과 농담이 교차하는 그 지점에서, 우리는 과학이 멀리 있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토록 재밌는 수상한 과학책》은 일종의 ‘지적 놀이공원’이다.
저자들은 “왜 외계인은 우리를 방문하지 않았을까?”라는 질문에 네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한다. 외계인이 우리를 탐지 중일 수도, 이미 지구에 도착했지만 은폐 중일 수도 있다는 식이다.
또한 “시간여행은 왜 불가능한가?”라는 문제를 통해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의 경계를 탐험하고, “우주의 끝은 존재할까?”라는 물음에서는 인간 인식의 한계를 드러낸다.
그러나 이 책의 매력은 단순히 ‘답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답을 함께 찾아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저자들은 “우리는 아직 모른다”고 말하면서도, “그렇기에 더 탐험해야 한다”고 외친다. 과학은 결론이 아니라 탐험이며, 질문 그 자체가 진보다.
책을 읽는 동안 독자는 어느새 우주를 여행하는 탐험가가 된다. 실제로 우주로 나가진 않아도,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새로운 별을 만나는 기분이다.
과학책은 종종 ‘어렵고 딱딱하다’는 편견을 받는다. 그러나 이 책은 정반대다.
‘화장실에서 읽다 물 내리는 걸 잊게 된다’는 추천사는 단순한 농담이 아니라, 그만큼 몰입감 있는 과학책이라는 뜻이다.
저자들의 유머와 카툰 덕분에, 독자는 물리학의 복잡한 개념을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된다.
이 책은 “어른을 위한 과학 동화”에 가깝다.
어린 시절 별을 보며 “저기엔 뭐가 있을까?”라고 묻던 순수한 호기심을 다시 꺼내준다.
그리고 말한다. “우주는 여전히 질문으로 가득한 곳이며, 그 질문을 던질 자는 바로 당신이다.”
과학은 답이 아니라, 상상력의 언어다.
《이토록 재밌는 수상한 과학책》은 그 언어를 가장 재밌고 유쾌하게 번역해 낸 책이다.
우주를 두려워하지 않고, 궁금해하는 모든 성인들에게 이 책은 “다시 질문하는 즐거움”을 선물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