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미시즈 유니버스(Mrs. Universe) 세계대회에서 배우 한윤서의 이름이 불렸을 때, 마닐라 오카다 마닐라의 화려한 조명 아래서 세계는 잠시 숨을 멈췄다. 120개국의 대표가 모인 자리에서, 50세 한국 여성이 세계 정상에 오른 순간이었다. 단순히 ‘미’의 경쟁이 아니었다. 그것은 시간과 편견을 넘어선 인간의 이야기였고, 나이와 조건을 뛰어넘은 ‘의지의 미학’이었다.
배우로서, 엄마로서, 그리고 한 인간으로서 자신을 완성해온 그녀는, 이제 K뷰티의 이름으로 세계를 감동시킨다. 이번 인터뷰는 한윤서가 세계가 인정한 ‘아름다움의 철학’을 어떻게 만들어냈는지를 담은 기록이다. 그녀의 말에는 꾸밈이 없고, 그 안에는 철저히 살아낸 시간의 결이 깃들어 있다.[편집자 주]
Q1. 세계대회 1위의 순간, 어떤 생각이 가장 먼저 스쳤나요?
“호명되는 제 이름을 듣는 순간, 제 시간의 궤적이 한눈에 스쳤습니다. 배우로서의 긴 시간, 엄마로서의 희생, 그리고 여성으로서의 끊임없는 도전이 그 무대 위에서 하나로 이어졌어요. 눈물이 났죠. 그건 승리의 눈물이 아니라, 버텨온 시간에 대한 감사의 눈물이었습니다. 이건 제 개인의 영광이 아니라, ‘한국 여성의 가능성’이 세계에 인정받은 사건이었습니다.”
Q2. 50세의 나이에 세계 무대에 선다는 건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 같습니다.
“맞아요. 많은 이들이 ‘이제는 늦었다’고 말했어요. 하지만 저는 ‘아직 시작하지 않았을 뿐’이라고 답했습니다. 나이는 인생의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에요. 저는 그 방향을 멈추지 않기로 했습니다. 오히려 나이가 주는 깊이와 절제, 그리고 세월이 만든 자신감이 저를 더 단단하게 만들었어요. 젊음은 얼굴이 아니라 태도라는 걸 이번 무대에서 증명하고 싶었습니다.”
Q3. 세계가 놀란 동안 미모, 그 비결이 궁금합니다.
“사람들은 저를 보면 ‘관리의 비결’을 묻지만, 저는 ‘마음의 비결’을 이야기하고 싶어요. 저는 매일 아침 거울 앞에서 스스로에게 말을 겁니다. ‘오늘의 나, 수고했어.’ 그런 마음이 표정을 바꾸고, 표정이 인생을 바꿉니다. 진짜 동안은 주름이 없어서가 아니라, 미소가 살아있기 때문이에요. 결국 젊음은 자신을 믿는 용기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합니다.”
Q4. 배우로서의 길은 언제나 도전의 연속이었죠.
“연기는 제게 가장 인간적인 도전입니다. 한 인물을 이해하려면 그 사람의 아픔과 기쁨을 함께 살아야 하거든요. 맛있는 저녁식사에서 딸을 잃은 엄마 역할을 맡았을 때, 감정의 깊이를 표현하기 위해 몸무게를 7kg 늘렸어요. 고통이 컸지만, 그 고통이 진짜 연기를 만들어줬어요. 배우로 산다는 건, 타인의 인생을 대신 살아주는 일입니다. 그게 제가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이에요.”
Q5. 한국의 미가 세계에서 인정받았을 때, 어떤 감정이었나요?
“그건 단순한 ‘칭찬’이 아니었습니다. 심사위원들이 ‘한국의 미가 세계의 기준이 되었다’고 말했을 때, 가슴이 뜨거워졌어요. 이제 미의 중심이 서양의 잣대가 아닌 다양성의 시대가 되었음을 실감했죠. 저는 이번 대회에서 한국의 섬세함과 절제의 미학, 그리고 자연스러운 자신감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아름다움이란 결국, 자신을 받아들이는 태도에서 시작되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Q6. 무대에 오르기 전, 가장 먼저 떠올린 사람이 있었을까요?
“제 아이였습니다. ‘엄마는 꼭 1등 할 거야.’ 그 말이 머릿속에 계속 맴돌았어요. 무대에 오르기 전, 마음속으로 다짐했죠. ‘이 무대는 엄마이자 배우로서의 나를 모두 보여주는 자리다.’ 결국 저는 가족의 사랑으로 완성된 사람이에요. 가족이 없었다면 오늘의 한윤서도 없었을 겁니다.”
Q7. 중년 여성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요?
“나이는 경계가 아닙니다. 오히려 더 멀리 볼 수 있는 창문이에요. 많은 분들이 ‘이제 늦었다’고 말하지만, 저는 그때가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50세에 세계 무대에 서며 느낀 건, 아름다움은 나이를 잊는 순간 피어난다는 거예요. 우리 인생의 시계는 외부에서 울리는 게 아니라, 내 안에서 뛴다는 걸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
Q8. K뷰티의 세계적 위상을 직접 체감하셨죠?
“K뷰티는 단순히 ‘제품’이 아닙니다. 그건 한국인의 미적 철학이에요. 섬세함과 절제, 그리고 조화의 미학이 담겨 있죠. 저는 이번 대회에서도 한국식 메이크업을 고수했습니다. 강렬함보다 자연스러움을 선택했어요. 진짜 아름다움은 과시가 아니라 ‘자연스러운 자신감’이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그것이 한국의 미학이고, 세계가 K뷰티를 사랑하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Q9. 앞으로의 목표가 궁금합니다.
“이제는 단순히 배우로 남고 싶지 않습니다. 한국의 미와 문화를 세계에 전하는 ‘문화 메신저’가 되고 싶어요. 현재 K뷰티와 K패션을 융합한 글로벌 프로젝트를 준비 중입니다. 동시에 여성들에게 ‘두려움을 넘어 도전하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요. 제 인생은 늘 ‘새로운 시작의 연속’이었고, 앞으로도 그 여정은 계속될 겁니다.”
Q10. ‘한윤서’라는 이름이 어떤 의미로 남길 바라시나요?
“저는 제 이름이 단순한 사람의 이름이 아니라 ‘용기의 상징’으로 기억되길 바랍니다. 사람들은 아름다움을 타고나는 것이라 생각하지만, 저는 그것이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믿어요. 저는 도전의 시간 속에서 스스로를 빚어왔습니다. 그리고 아직도 완성 중이에요. 제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당신도 할 수 있다’는 확신이 되길 바랍니다.”
[편집자 주]
배우 한윤서는 단순히 ‘아름다운 여성’이 아니다. 그녀는 ‘아름답게 살아내는 사람’이다. 세계대회 우승이라는 화려한 타이틀 뒤에는, 쉼 없이 자신을 다듬고, 세상을 더 깊이 바라보는 한 인간의 철학이 숨어 있다. 그녀의 미는 외모가 아니라, 삶을 대하는 태도에서 비롯된다.
세월조차 빛을 잃는 그녀의 눈빛에는 ‘끝나지 않은 도전의 이야기’가 깃들어 있다. 한윤서의 이름은 이제 한국의 미를 넘어, 인생의 아름다움을 정의하는
또 하나의 철학적 상징이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