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지금 어떤 빛깔의 사랑을 바라보고 있습니까?

사랑을 생각하면 우리는 본능적으로 붉은빛을 떠올린다.

붉음이 사라졌다고 사랑이 없는 것이 아니다.

사랑은 단순히 붉음, 하나로만 정의되지 않는 무지갯빛이다.

*AI 이미지, 제공: 중동디스커버리신문

 

사랑을 생각하면 우리는 본능적으로 붉은빛을 떠올린다.

 

붉음은 불처럼 뜨겁고, 청춘의 가슴을 뛰게 하는 열정의 색이다. 두 손을 맞잡을 때의 설렘, 눈빛이 스칠 때의 두근거림, 함께 있으면 세상이 다 멈춘 듯한 환희, 그것이 붉은 사랑의 기억이다.

 

그러나, 오래 인생을 걸어온 이들은 알게 된다. 사랑은 단순히 붉음, 하나로만 정의되지 않는다는 것을. 사랑은 무지갯빛이다. 시간이 흐르고, 상황이 변할수록 사랑은 다채로운 색으로 모습을 드러내며, 그 빛깔마다 우리 인생을 더욱 깊고 풍성하게 만든다.

 

노란빛의 사랑은 햇살 같다. 특별한 사건이 없어도 서로의 미소가 하루를 환히 밝히고, 작은 배려 하나가 큰 기쁨이 된다. 함께 식탁에 앉아 나누는 따뜻한 밥 한 끼, 저녁 무렵 함께 걷는 골목길의 담소, 손에 잡히지 않는 것 같지만 마음을 가장 환하게 비추는 사랑의 빛이 바로 노란빛이다.

 

붉은 열정이 다소 사그라져도, 노란빛의 사랑은 일상에서 늘 우리를 살린다. 사랑이 이런 모습으로 우리 곁에 있다는 것은 참으로 놀라운 선물이다.

 

초록빛의 사랑은 숲과 같다. 오랜 세월을 함께 지나며 서로의 약함을 감싸주고, 말없이 곁에 있어 주는 평온함, 그것이 초록빛 사랑이다. 마치 숲이 소음을 삼켜내듯, 초록빛 사랑은 인생의 풍랑을 가라앉히고 깊은 쉼을 준다. 말이 없어도, 설명이 없어도, 그저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고, 안전한 울타리가 되는 사랑, 그것이 성숙한 초록빛이다.

 

그리고, 푸른빛 사랑은 바다처럼 넓고 하늘처럼 깊다.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끝없이 품어내는 넉넉함이 그 빛에 담겨 있다. 인생 후반부에 들어서면 우리는 비로소 푸른 사랑의 무게를 배운다. “나는 네 편이다”라는 한마디의 고백이 주는 안정, 실패와 좌절을 겪을 때도 변치 않고 곁에 있어 주는 동행, 그 너른 품 안에서 우리는 다시 살아갈 힘을 얻는다.

 

사랑은 흰빛이 되기도 한다. 모든 색이 합쳐진 빛처럼, 삶의 끝자락에서 뒤돌아볼 때 남는 것은 순결한 흰빛의 사랑이다. 그 흰빛은 서로의 눈물을 닦아주고, 아픈 시간마저 품어내며, 마침내 하나로 녹아든다. 우리가 신앙 안에서 바라보는 하나님의 사랑도 바로 이 흰빛과 같다. 사랑의 모든 빛깔을 꿰뚫어 안고, 우리 삶을 끝까지 감싸는 영원한 빛이다.

 

그러므로, 사랑은 단지 붉음만이 아니다.

 

붉음이 사라졌다고 사랑이 없는 것이 아니다. 사랑은 언제나 색을 바꾸며 우리 곁에 머문다. 젊은 날에는 붉게, 중년에는 노랗게, 노년에는 초록과 푸름으로, 그리고 마침내 흰빛으로 우리를 감싼다. 사랑은 변하지 않는다. 

 

다만 우리 눈이, 우리의 마음이 그 색을 알아볼 줄 알아야 한다. 무지갯빛의 사랑은 결국 하나로 이어져 우리 인생을 완성하는 빛이 된다.

 

작성 2025.10.20 23:55 수정 2025.10.21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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