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시장을 흔드는 비은행권 대출의 불안정성 확대
최근 미국 월가에서는 주요 투자은행인 제프리스의 주가 급락 사태를 계기로, 비은행권 금융기관의 대출 시장, 즉 사모신용 시장의 잠재적 부실 위험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고 있습니다. 이는 과거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와 유사한 형태의 금융 불안이 재현될 수 있다는 경고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제프리스 주가 급락과 자동차 부품사의 파산
투자은행 제프리스의 주가는 지난 10월 한 달 동안 25% 이상 하락하며 2020년 3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월간 최대 낙폭을 기록했습니다. 이러한 급락의 배경에는 제프리스가 자금을 지원했던 자동차 부품업체 퍼스트브랜즈의 최근 파산이 있습니다.
제프리스의 자회사 포인트보니타캐피털은 퍼스트브랜즈의 매출 채권 7억 1,500만 달러를 담보로 자금을 제공했는데, 퍼스트브랜즈의 파산으로 이 자산의 상당 부분이 부실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된 것입니다.
사모신용 시장의 이해와 현재 상황
사모신용은 은행과 같은 전통적인 금융기관이 아닌 비은행권 금융회사가 비공개 계약을 통해 기업에 자금을 대출하거나 조달해주는 방식입니다. 이는 은행 대출에 비해 높은 금리가 적용되지만, 더 유연하고 신속한 자금 조달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대출 과정의 투명성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특징을 가집니다.
과거 초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 환경 속에서 사모신용 시장은 급격히 성장해왔습니다. 모건스탠리 추정치에 따르면, 미국 사모신용 시장 규모는 2020년 1조 달러에서 2024년 초 약 1조 5,000억 달러로 증가했으며, 2029년에는 2조 6,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될 만큼 크게 확대되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미국 중앙은행(Fed)의 지속적인 금리 인상 정책과 고금리 유지 기조로 인해 차입 기업들의 이자 부담이 급증했습니다. 여기에 경제 불확실성과 관세 등의 요인이 더해지며 기업들의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사모신용으로 자금을 조달한 기업들의 부실 위험이 커지고 있습니다. 월가에서는 이러한 '숨겨진 부실'이 예상보다 광범위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금융 시스템 전반으로 확산되는 신용 리스크
이번 사태는 제프리스에 국한되지 않고 더 넓은 금융 시장으로 파급되고 있습니다. JP모간체이스의 자회사인 트라이컬러 역시 자산담보부채권 인수 등을 통해 기업에 자금을 공급하다가 10월 초 파산을 신청했습니다.
일부 지역은행들도 신용 리스크에 직면했음을 시사했습니다. 미국의 지역은행인 자이온스뱅코퍼레이션은 특정 차입자에 대한 대출 부실로 상당한 손실을 예상한다고 발표했으며, 웨스턴얼라이언스 또한 한 대출자의 사기 행위를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러한 소식에 두 은행의 주가는 각각 10% 이상 하락했습니다.
JP모간체이스의 CEO 제이미 다이먼은 최근 트라이컬러 사례를 언급하며 "바퀴벌레 한 마리를 발견했다면 그 근처에 더 있을 것"이라는 비유를 들어, 현재 드러난 문제들이 빙산의 일각일 수 있으며 업계 전반에 걸쳐 숨겨진 신용 위험이 더 존재할 가능성을 경고했습니다.
이러한 전반적인 시장 불안은 뉴욕증시 하락으로 이어졌으며, 유럽 증시인 스톡스600 지수도 급락하는 등 글로벌 금융 시장에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사모신용 시장의 낮은 투명성이 이러한 공포를 더욱 키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페이브파이낸스의 피터 코리 수석 전략가는 사모신용 시장의 불투명성으로 인해 '거대한 공포의 물결'이 일어날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