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에 자리한 재활 전문 센터 ‘해핏(Hapfit)’. 이곳은 단순한 피트니스 센터도, 병원의 연장선도 아니다. 병원 재활 이후 막막함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다시 일상으로, 그리고 운동의 즐거움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돕는 ‘연결고리’ 역할을 자처한다. 이곳을 이끄는 정은휘 대표는 13년 경력의 재활 트레이너이자 연구자이며, 동시에 자신의 몸을 실험실 삼아 끊임없이 한계를 극복해 온 운동인이다.
![]() ▲ 해핏 정은휘 대표 © 해핏 |
정은휘 대표는 해핏을 “병원 재활과 헬스장 사이의 빈틈을 메우는 공간”이라고 정의한다. 많은 이들이 병원에서 재활을 마친 뒤 “운동을 해야 한다”는 말을 듣지만, 정작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헤매는 경우가 적지 않다. 더 큰 문제는 피트니스 업계의 진입장벽이 낮아 누구를 찾아가야 할지조차 판단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 TFCC 파열 회원이 푸쉬업 진행중에 있다. 푸쉬업은 TFCC 환자에게 금기시 되는 운동이지만 Hapfit 재활이후 아무런 통증 없이 푸쉬업을 진행하고 있다. © 해핏 |
“저희 센터는 바로 그 지점을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정밀 분석 AI 시스템을 도입하고, 운동 재활의 표준을 세우는 데 집중하고 있죠. 그 결과 회원분들이 안심하고 체계적으로 회복과 운동을 이어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 ▲ 정은휘 대표가 정확한 신체 평가를 위해 개발한 움직임 정밀 분석 시스템 © 해핏 |
서비스 운영은 3년째지만, 그 뿌리는 정 대표의 13년 재활 트레이너 경력과 오랜 학문적 탐구에서 비롯됐다.
정 대표가 재활 트레이너의 길을 걷게 된 배경은 남다르다. 그는 선천적으로 근육 기형을 가지고 태어났다. 어린 시절부터 운동을 하면 통증과 부상이 잦았고, 이는 곧 ‘왜 아픈가’라는 질문으로 이어졌다.
▲ 회전 근개 파열때문에 2년간 고생한 회원님의 당일 변화 © 해핏 |
“저는 제 몸 때문에 오히려 더 깊이 연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어떻게든 해결하고 싶었고, 그래서 공부에 매달렸죠.”
그 노력은 결실을 맺었다. 서울대학교에서 ‘기초 학문 후속세대’ 전액 장학금을 받을 만큼 학문적으로 인정받았고, 동시에 선수로서도 월드컵 동메달, 국가대표 선발전 1위라는 성과를 거두며 이론과 실기를 모두 증명해냈다.
![]() ▲ 보디빌딩 월드컵 동메달을 수상한 정은휘 대표 시합사진 © 해핏 |
그 과정에서 그는 한 가지를 깨달았다. “병원 재활과 운동 재활은 분명히 다르다.” 바로 이 통찰이 오늘날 해핏의 철학이 됐다.
정은휘 대표가 강조하는 핵심은 정량화다. 감각이나 경험에만 의존하지 않고, 데이터를 바탕으로 표준화된 접근을 한다는 것이다.
![]() ▲ 정은휘 대표가 출전한 월드컵에서 대한민국이 종합 우승을 거둠 © 해핏 |
해핏의 프로그램은 크게 세 단계로 이루어진다.
1. 측 정 – 최신 동작 인식 기술로 회원의 움직임을 정밀하게 기록한다.
2. 분 석 – 단순한 숫자의 나열이 아닌, 정 대표의 연구와 논문, 선수 경험을 바탕 으로 데이터를 해석해 맞춤형 트레이닝을 설계한다.
3. 검증과 피드백 – AI 리포트를 통해 변화 과정을 회원에게 보여주며 동기부여를 돕는다.
“회원 한 분, 한 분이 똑같지 않잖아요. 그래서 같은 문제라도 원인과 해결 방법은 다릅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해야만 안전하고 효율적인 접근이 가능합니다.”
▲ 정밀 분석 시스템을 활용해 상지 운동 분석을 진행중이다 © 해핏 |
이러한 표준화 과정은 단순한 체력 단련이 아닌, 병원 재활 이후의 불안정한 단계에 놓인 이들에게 특히 큰 힘이 된다.
정 대표는 수많은 사례 중에서도 한 보디빌더 선수를 잊지 못한다. 허리와 어깨 통증으로 센터를 찾은 그는 재활 도중 희귀 질환으로 인한 신경 마비를 겪게 됐다. 일반적으로 선수 생활을 이어가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마침 제 전공이 신경 제어와 운동 학습이었습니다. 알고 있던 지식을 총동원해 빠르게 개입했고, AI 분석으로 잘못된 움직임을 교정했습니다. 결과적으로 그는 이전보다 더 나은 기량을 발휘할 수 있게 됐죠.”
▲ 슬랩 병변 재활 트레이닝 © 해핏 |
현재도 그 선수는 고강도의 훈련을 소화하며 과거보다 더 건강한 몸을 유지하고 있다. 정 대표는 이 경험을 “회원 한 명에게 최적화된 트레이닝의 가치”를 보여준 대표적 사례라 평가한다.
앞으로의 목표를 묻자, 정 대표는 두 가지 단어를 강조했다. 표준화와 대중화.
“재활 운동은 아직도 개인의 경험에 많이 의존하는 영역입니다. 저는 그 틀을 깨고 싶습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표준을 세우고, 누구나 접근할 수 있도록 대중화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 ▲ Hapfit 정밀 분석 결과 (허리에 스트레스가 가해지는 시점(빨간색)) © 해핏 |
이를 위해 해핏은 원격 트레이닝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회원뿐 아니라 그 가족까지도 함께 관리하며, 재활 운동의 문턱을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나아가 정 대표는 “병원 재활 이후에도 올바른 운동 경험을 할 수 있는 사회적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 회원 통증 추적 그래프 © 해핏 |
정은휘 대표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단순하다. 포기하지 말고 용기를 내 달라는 것.
“많은 분들이 ‘이건 안 된다’며 주저하세요. 하지만 저희는 데이터와 경험으로 그 가능성을 증명할 수 있습니다. 통증이 사라지는 데서 그치는 게 아니라, 활기찬 일상으로 돌아가는 게 목표입니다. 걷고, 등산하고,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는 삶을 되찾는 것. 저희가 그 여정을 함께하는 동반자가 되고 싶습니다.”
![]() ▲ 사진 © 해핏 |
서울 강남의 작은 센터에서 시작된 그의 도전은 결국 더 많은 사람들의 몸과 삶을 회복시키는 길로 이어지고 있다. 병원과 헬스장 사이의 ‘틈’을 메우며, 재활의 표준을 세워가는 해핏의 실험은 이제 막 본격적으로 빛을 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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