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혁신’이라는 이름 아래 세계는 전기차, 스마트폰, 풍력터빈을 앞다투어 생산한다. 이 모든 산업의 핵심에는 하나의 원소군, 희토류(Rare Earth Elements) 가 있다. 그러나 이 ‘희귀한 자원’의 화려한 쓰임새와 달리, 그것이 태어나는 땅은 오염과 파괴의 그림자에 휩싸여 있다. 특히 희토류 생산량의 70% 가까이를 차지하는 중국 내몽골 바오터우(Baotou) 지역은 첨단 산업의 '그늘'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다.
희토류는 단순한 광물이 아니다. 그 추출 과정은 산성 용액, 중금속, 방사성 물질이 동반되며, 생산 1톤당 무려 2,000톤의 독성 폐기물이 발생한다. 바오터우의 웨이쾅 댐은 이러한 폐기물을 저장한 거대한 인공 호수로, 방사성 토륨 수만 톤이 쌓여 있으며 건기에는 독성 먼지가 대기 중으로 퍼진다.
이 지역에서는 아동의 지능 저하, 암 발생률 증가, 생식 장애 등의 보고가 속출하고 있으며, ‘암 마을’이라는 비극적 별칭까지 붙었다. 남부 강시성(Jiangxi) 의 산악지역 역시 무분별한 침출법으로 지반이 붕괴되고, 마을의 개울은 불명의 거품으로 뒤덮였다. 일부 지역 주민은 고향을 떠나야 했고, 남겨진 땅은 수십 년의 복원 기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러한 환경 재앙 속에서 가장 고통 받는 이들은 생산 노동자들이다. 보호 장비도 없이 산화물과 유독가스에 노출된 채 일하는 그들은 저임금에 시달리며, 암과 심혈관 질환, 호흡기 질환에 노출되어 있다. 그러나 중국 정부의 보상 체계는 허술하고, 정보 접근은 철저히 차단된다.
중국 당국은 2016년 이후 산업 규제 강화를 선언하고 일부 폐수 처리 시설을 설치했지만, 근본적인 방사성 물질 처리 방안은 여전히 미비하다. 특히 정보 은폐와 언론 통제로 국제 사회의 감시는 번번이 막힌다.
이제는 세계가 눈을 돌려야 할 시점이다. 희토류로부터 이익을 얻는 글로벌 기술 기업들 – Apple, Tesla, Huawei 등 – 역시 환경 비용의 공동 책임을 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중국 내부에서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하버드대, 퍼듀대는 독성이 없는 박테리아 활용 추출 기술과 석탄재 재활용 기술을 개발하며 ‘친환경 희토류’ 시대를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희망적인 기술은 아직 초기 단계이고, 희토류 재활용률은 1%도 채 되지 않는다. 우리는 이제 질문해야 한다. 진정한 친환경이란 무엇인가? 전기차 한 대의 탄생이 누군가의 고향을 죽음의 땅으로 만들고 있다면, 그 ‘녹색’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
첨단기술의 눈부신 진보는 필연적으로 자연과 인간의 대가 위에 세워져 왔다. 그러나 이제는 그 대가를 줄이고, 나아가 함께 짊어지는 정의로운 시스템을 모색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미래는 더 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