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주보다 넓은 마음의 성장, 『안텍, 우주에 작업 걸다』가 들려주는 별과 사람의 이야기
“별을 보며 세상을 배운다.”
린카 케의 소설 『안텍, 우주에 작업 걸다』는 우주를 향한 호기심으로부터 시작해, 인간을 이해하는 법으로 귀결되는 청소년 성장기다. 평범한 소년 안텍은 아빠의 여자친구 ‘비너스 아줌마’와의 관계에서 서툴고, 두 소녀 사이에서 갈등하며 흔들린다. 그러나 달과 별, 우주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세상과 자신을 바라보는 눈을 키운다.
이 책은 단순히 과학 정보를 나열하는 교양서가 아니다. 과학 지식을 ‘감정의 언어’로 번역해 내는 문학적 실험이자, 과학적 사실과 인간의 내면을 유기적으로 엮은 독특한 작품이다.
안텍이 별의 움직임을 이해하는 과정은 결국 자신의 마음이 움직이는 이유를 이해하는 여정이 된다. 천체의 질서 속에서 인간의 혼란을 배우는 이 구조는, 사춘기를 겪는 청소년 독자들에게 특별한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사춘기와 우주는 닮았다. 둘 다 혼란스러우면서도 완벽한 질서 속에 존재한다. 소설 속 안텍이 달의 위상 변화를 궁금해하며 “왜 매일 달의 모양이 다르냐”고 묻는 장면은, 자신의 감정이 변하는 이유를 찾는 질문이기도 하다.
과학 교사인 박지선이 감수한 이 책은, 과학 교과서의 개념을 서사 속에 자연스럽게 녹여냈다.
‘달의 공전’, ‘태양의 구조’, ‘지구의 역사’ 같은 주제들이 이야기의 사건과 감정 변화에 맞물리며 등장한다.
이를 통해 독자는 “지식은 외워지는 것이 아니라, 느껴지는 것이다”라는 메시지를 체험한다.
린카 케의 문장은 단순한 과학 해설을 넘어서, 우주의 법칙을 인간관계의 은유로 확장시킨다. 별이 서로의 중력으로 궤도를 이루듯, 사람 또한 관계 속에서 균형을 찾아야 한다는 메시지는 책의 핵심 철학이다.
『안텍, 우주에 작업 걸다』의 진정한 혁신은 형식에 있다.
이 책은 소설의 플롯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중학교 과학 교과 과정과 직접 연결된다.
각 장의 첫머리에 “중학교 과학 1~3학년 단원”이 명시되어 있어, 독자는 읽는 동시에 배운다.
이는 기존 과학 교양서의 한계를 뛰어넘은 ‘서사형 학습서’로서, 감성과 학습의 결합을 실험한 사례다.
또한 ‘비너스 아줌마의 쪽지’, ‘아빠의 교양백과사전’, ‘우주에서 온 메시지’ 같은 팁 구성은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단순한 설명문이 아니라, 인물의 목소리로 과학을 전달하기 때문에 지루하지 않다.
이러한 구성은 청소년 독서력 향상뿐 아니라, 교사들에게도 “교과서 밖에서 가르치는 방법”의 실마리를 제공한다.
책의 마지막 장에서 비너스 아줌마는 안텍에게 이렇게 말한다.
“별을 본다는 건 과거를 본다는 뜻이야. 우리가 지금 보는 별빛은 수천 년 전의 것이지.”
이 대사는 과학적 사실이면서 동시에 삶의 은유다.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을 이해하기까지는, 그가 살아온 ‘시간의 거리’를 알아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안텍, 우주에 작업 걸다』는 결국 ‘우주를 배우는 일은 곧 사랑을 배우는 일’임을 보여준다.
별빛처럼 멀고 낯선 사람과의 관계도, 시간이 지나면 따뜻하게 다가온다.
이 책은 과학이 인간을 설명하는 언어가 될 수 있음을 증명한 청소년 문학의 모범작이다.
린카 케의 작품은 우주를 탐구하는 과학책이면서 동시에 인간의 내면을 탐구하는 성장소설이다.
안텍이 별을 배우며 마음의 궤도를 바로잡듯, 독자 역시 과학을 통해 ‘나’를 배우는 경험을 하게 된다.
『안텍, 우주에 작업 걸다』는 “우주보다 넓은 마음의 성장”이라는 표현에 가장 잘 어울리는 책이다.
우주의 신비를 통해 삶의 질서를 배우고, 관계의 중력을 깨닫게 만드는 이 소설은 청소년에게 과학과 사랑, 이성의 균형을 가르치는 별빛 교과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