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는 민들레, 그래서 더 빛났다

작고 흔하지만, 그래서 더욱 빛나는 생명

민들레의 철학, 우리 삶 속의 나다움

 

 

 

 

 

민들레는 민들레그래서 더 빛났다” — 볼로냐 라가치상 수상작이 전하는 자기다움의 철학

 

 

민들레는 특별하지 않다

너무 흔해서 사람들은 종종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그러나 작가 김장성은 바로 그 평범함 속에서 진짜 아름다움을 발견했다.

그의 그림책 『민들레는 민들레』는 씨앗이 날아가고뿌리를 내리고다시 꽃을 피우는 과정을 통해 어디서든어떤 상황에서도 자기답게 살아가는 존재의 힘을 이야기한다.

볼로냐 라가치상 심사위원단은 이 작품을 두고 이렇게 평했다.

도시에 사는 한 식물이 어떻게 살아남는가를 힘주어 말하며작고 약한 생명들이 삭막한 환경을 꿋꿋이 이겨내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 짧은 평가는 『민들레는 민들레』가 단순한 생태 그림책이 아닌, ‘존재의 존엄에 대한 철학서임을 증명한다.

 

 

많은 생태그림책이 자연의 순환을 보여주지만『민들레는 민들레』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자기다움의 철학을 말한다.

싹이 트고잎이 나고꽃이 피고씨앗이 날리는 그 모든 순간에도 민들레는 여전히 민들레다.

그 단순한 진실은, ‘남과 비교하지 않고 자기 존재로 충분하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도시의 비탈콘크리트 틈새심지어 지붕 위에서도 자라나는 민들레는 생명력의 상징이자 존중의 상징이다.

김장성 작가는 이 책을 통해 누가 뭐래도 나는 나다라는 존재 선언을 아이들에게 건넨다.

이는 단순히 아이들만을 위한 교훈이 아니다.

치열한 경쟁과 비교 속에 살아가는 어른들에게도 나다움의 회복을 일깨우는 철학적 울림이다.

 

 

『민들레는 민들레』는 2015년 볼로냐 라가치상(Bologna Ragazzi Award)을 수상했다.

이 상은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아동문학 일러스트레이션 상으로그해 심사위원들은 이 책의 여백을 살린 수채화와 절제된 글의 조화를 높이 평가했다.

그림책의 일러스트를 맡은 오현경 화가는 도시의 회색빛 풍경 속에서도 숨 쉬는 자연을 포착했다.

거칠고 건조한 공간 속에서도 노란 꽃잎 하나로 세상을 밝혀내는 장면은 희망의 시각적 언어로 읽힌다.

그림책 평론가들은 이 작품을 한국 그림책이 세계 무대에서 문학성과 예술성을 동시에 인정받은 사례로 평가한다.

한국적 정서생명 철학그리고 미니멀리즘이 조화를 이룬 보기 드문 작품으로 자리매김했다.

 

 

이 책이 많은 독자의 마음을 울린 이유는 단순하다.

민들레가 그저 민들레로 존재하듯사람도 각자의 자리에서 그 자체로 의미 있는 존재임을 깨닫게 하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민들레를 잡초라 부르지만김장성은 그 잡초 속에서 인간의 삶을 본다.

도시의 먼지 속에서도바람에 꺾여도 다시 피어나는 민들레는 삶의 회복력과 존엄의 은유다.

이는 우리 사회가 잊고 있는 자기 존중의 감각을 되살리는 메시지다.

민들레는 민들레입니다라는 문장은 단순한 문학적 표현을 넘어존재 선언문으로 읽힌다.

 

 

『민들레는 민들레』는 자연의 생태를 그리면서도 철저히 인간의 내면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볼로냐 라가치상이라는 세계적 영예는 그저 결과일 뿐이다.

진짜 가치는 이 책이 전하는 그 무엇이 되려 하지 않아도 이미 충분하다는 깨달음에 있다.

민들레처럼우리는 모두 자기답게 피어날 때 가장 아름답다.’

작고 흔한 생명 하나가 세계 문학의 무대에서 이 된 이유는 바로 그 단순한 진실 때문이다.

 

 

삶을 바꾸는 동화 신문 기자 kjh0788@naver.com
작성 2025.10.07 11:09 수정 2025.10.14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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