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 들녘이 황금빛으로 물들면, 한국 사람들의 마음속에도 따뜻한 빛이 켜진다. 추석은 단순한 명절이 아니라, 하늘과 사람, 그리고 세대와 세대를 이어주는 감사의 의식이다.
어릴 적부터 우리는 추석이 되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말을 들으며 자랐다.
그 말 속에는 풍요에 대한 소망뿐 아니라, ‘지금의 감사’가 담겨 있다. 모든 것이 넘치지 않아도, 모자라지 않아도 좋은 그 중간의 평안함 — 그것이 바로 한가위의 마음이다.
추석은 가족이 모여 조상의 은혜를 기리고, 땀 흘려 거둔 결실을 함께 나누는 시간이다. 오랜만에 고향집 마당에 모여 송편을 빚고, 차례를 지내며, 웃음소리로 가득한 밥상을 함께 나눈다.
그 안에는 단순한 ‘명절 음식’ 이상의 의미가 있다. 함께 있음이 곧 감사요, 살아 있음이 곧 축복이라는 조용한 고백이 있다.
오늘날처럼 바쁘고 단절된 시대일수록, 추석의 의미는 더욱 깊어진다. 우리는 이 명절을 통해 “사람은 혼자 살 수 없다”라는 단순하지만 잊기 쉬운 진리를 다시 배운다. 서로를 기억하고, 잃었던 관계를 회복하며,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다시 ‘우리’가 되는 것이다.
추석은 결국 ‘감사의 계절’이자 ‘화해의 시간’이다. 하늘에는 햇살이 맑고, 마음에는 은혜가 깊다. 그리고 우리 모두의 입에서는 이렇게 고백이 흘러나온다.
“올해도 여기까지 오게 하신 하나님,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