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을 가꾸는 정원사

김순현목사님이 들려주는 오늘의 신앙과 생명의 이야기

 

 

 

 

 

 

 

 

영원을 가꾸는 정원사” — 김순현목사가 들려주는 오늘의 신앙과 생명의 이야기

 

바닷바람이 부는 여수의 한 변방 마을그곳에서 김순현 목사는 작은 교회를 지키며 흙과 함께 살아간다새벽이면 정원에 물을 주고낮에는 어부들과 마을 사람을 돌보며밤에는 고전 신학서와 씨름한다그의 책 《영원한 오늘을 사는 사람》(비아토르, 2025)은 이런 삶의 현장에서 길어 올린 영성의 기록이다.

 

그는 말한다. “정원은 우주의 가장 깊은 신비에 참여하는 행위이고영성은 땅을 사랑하는 일이다.” 흙과 말씀노동과 묵상이 분리되지 않는 삶김순현의 글은 영원을 가꾸는 정원사의 손끝에서 피어난 신앙의 꽃이다.

 

1. 여수의 바다와 정원에서 피어난 창조적 영성

김순현 목회의 배경은 도시의 중심이 아니라한국 교회의 변방이라 불리는 여수의 작은 어촌이다그곳에서 그는 30여 명의 주민들과 더불어 살아간다.

그의 영성은 화려한 신학 강단에서가 아니라밭을 갈고 꽃을 심는 일상에서 탄생했다.

그는 본회퍼헤셸마이스터 엑카르트유진 피터슨 같은 영성가들의 글을 번역하며 단단한 내면의 신앙을 길렀다그들의 사유는 그에게 창조적 순종의 신학을 심어 주었고《영원한 오늘을 사는 사람》은 그 사유가 삶으로 피어난 결과물이다.

흙을 만지는 손이 곧 기도하는 손이어야 한다는 그의 고백은신앙이란 단지 하늘을 바라보는 일이 아니라 땅과 공존하는 일임을 깨닫게 한다.

 

2. 삶과 신앙이 일치할 때 피어나는 영원의 오늘

김순현은 이 책에서 삶과 글이 어긋나지 않는 영성을 강조한다.

그의 문장은 꾸밈이 없지만 깊고철학적 사유보다 체험의 진실에 기대어 있다.

그에게 영원한 오늘이란내일을 위한 성취가 아닌 지금 이 순간 하나님과 함께 머무는 시간이다.

그는 말한다. “영원은 나중에 오는 것이 아니라오늘 안에 이미 들어와 있다.”

이는 일상의 모든 행위가 곧 예배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정원을 돌보는 일마을의 어르신과 차를 나누는 일나무의 가지를 다듬는 일 — 그 모든 행위 속에 영원이 깃들어 있다.

 

3. 기후 붕괴 시대대지를 품은 믿음의 언어

《영원한 오늘을 사는 사람》은 단지 개인의 영성을 다루는 책이 아니다.

저자는 기후 붕괴 시대에 시급히 요청되는 새로운 삶의 방식을 모색한다.

그의 글에는 신학적 언어 대신 생태적 감수성이 흐른다.

그는 인간이 지구의 주인이 아니라 대지의 이웃임을 강조하며, “지구의 선한 이웃으로 살아가기를 권한다.

그의 정원은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회복의 예전(禮典)이다.

이곳에서 그는 하나님과 창조세계의 관계를 새롭게 배운다흙의 냄새 속에서물의 흐름 속에서작은 꽃 하나의 생명력 속에서 신비를 발견한다.

 

4. 흙과 말씀 사이에서 배우는 하나님 나라의 리듬

책 곳곳에는 정원사의 시선으로 본 신앙의 시간이 흐른다.

봄의 파종여름의 성장가을의 추수겨울의 기다림 — 이 모든 것이 신앙의 계절을 닮았다.

김순현은 교회 절기와 정원의 계절을 병치시키며영혼의 성장 역시 시간이 필요함을 일깨운다.

그의 문장은 이렇게 고요하지만 단호하다.

신앙은 불꽃이 아니라뿌리다.”

그는 신앙을 성장의 사건으로 보며인간이 하나님과 대지그리고 서로를 돌보는 순환의 관계 속에서 완성된다고 말한다.

 

 

《영원한 오늘을 사는 사람》은 묵상집이자 생태신학서이며동시에 한 목회자의 일기다.

김순현의 글은 독자에게 신앙은 말이 아니라 몸의 행위임을 일깨운다.

정원을 가꾸듯관계를 가꾸고시간을 가꾸며그 안에서 영원을 발견하는 일.

그가 여수의 작은 마을에서 실천하는 신앙은 거창하지 않지만오히려 그 작음’ 속에서 진짜 영원의 빛을 발한다.

 

그는 말한다.

나는 흙을 가꾸지만사실은 흙이 나를 길러 주고 있다.”

영원을 가꾸는 일은 멀리 있지 않다.

그것은 오늘을 충실히 사는 일지금 이 순간 하나님이 주신 생명을 사랑하는 일이.

 

 

 

삶을 바꾸는 동화 신문 기자 kjh0788@naver.com
작성 2025.10.06 10:52 수정 2025.10.14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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