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사회에서 부모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역할을 요구받고 있다.
일과 가정, 사회적 기대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해야 하는 현실 속에서 ‘완벽한 부모’라는 압박감은 많은 부모들에게 심리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SNS 속 ‘완벽한 육아’ 이미지는 부모들에게 비교와 자책을 불러일으킨다.
“나는 왜 저렇게 못하지?”라는 생각은 ‘양육자 죄책감(parental guilt)’으로 이어지고, 결국 부모 자신을 소진시킨다.
통계청의 2024년 사회조사에 따르면 30~40대 부모의 67%가 “육아로 인해 개인 시간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완벽한 부모는 존재하지 않는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완벽함이 아닌 안정감”이라고 조언한다.
부모가 스스로의 감정을 관리하고 회복할 수 있어야 아이 역시 건강한 정서를 배울 수 있다.
결국 ‘나’를 돌보는 것이 곧 ‘가족 전체의 행복’을 위한 출발점이라는 점이 강조된다.
‘쉼’은 죄가 아니다… 부모를 위한 진짜 힐링의 시간
육아 중인 부모들은 종종 자신을 위한 짧은 휴식조차 ‘이기적인 행동’으로 여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부모의 쉼은 가족 전체를 위한 필수 회복 과정”이라고 강조한다.
최근 지방자치단체와 기업에서도 부모를 위한 힐링 프로그램이 주목받고 있다.
서울시는 ‘워킹맘·워킹대디 힐링캠프’를 운영하며 육아 스트레스 관리, 명상, 부모자기이해 워크숍 등을 진행하고 있다.
경기도 남양주시 또한 ‘부모 마음케어 프로그램’을 통해 심리상담과 휴식형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한편 일부 가족여행 전문 리조트에서는 ‘부모 휴식존’과 ‘키즈 프로그램’을 분리해 운영하며 ‘함께하지만 각자 회복하는 가족여행’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시도들은 부모가 충분히 회복할 수 있을 때 가족 간 관계 또한 더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가족이 함께 떠나는 작은 여행이 주는 회복의 힘
가족여행은 단순한 여가 활동이 아니라 관계 회복의 중요한 통로로 주목받고 있다.
낯선 공간에서 가족 구성원은 ‘부모와 자녀’라는 역할을 잠시 내려놓고 ‘사람 대 사람’으로 마주할 수 있다.
한국관광공사의 2025년 가족여행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가족 단위 여행을 다녀온 응답자의 73%가 “여행 이후 가족 간 대화와 공감이 늘었다”고 답했다.
최근 유행하는 ‘마이크로 트립(Micro Trip)’은 짧은 시간, 가까운 거리에서 부담 없이 떠나는 여행 형태로, 일상 속에서도 회복의 시간을 제공한다.
근교의 자연휴양림, 농촌체험마을, 지역 축제 등은 부모와 아이가 함께 힐링할 수 있는 대표적인 여행지로 꼽힌다.
패밀리 트립저널 관계자는 “가족여행은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서로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회복의 과정”이라며 “작은 여행이 가족 관계의 변화를 만들어낸다”고 말했다.
부모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다.
육아는 일방적인 희생이 아니라 함께 성장하는 과정이다.
‘엄마도, 아빠도 사람이에요’라는 이 단순한 문장은 이제 우리 사회가 부모의 회복을 가족 가치로 인정해야 함을 일깨운다.
힐링은 선택이 아니라 가족의 지속 가능한 행복을 위한 필요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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