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의 전주가 예술로 물들었다.
9월 26일부터 10월 26일까지 열리는 제15회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는 ‘고요 속의 울림(靜中動)’을 주제로, 한국소리문화의전당과 전북예술회관을 비롯해 전북 곳곳을 서예의 장으로 만들었다.
기자가 직접 찾은 현장은 단순한 전시가 아닌, 전주라는 도시의 문화와 여행이 어우러진 경험이었다.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는 2001년 시작된 국제 서예 축제로, 전통 서예의 정신을 세계적 예술 담론으로 확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올해로 15번째를 맞은 이번 행사는 50개국 3,400여 명의 작가가 참여해 전통 작품뿐 아니라 설치, 미디어, 퍼포먼스 등 다양한 장르를 함께 선보였다.
주 전시장은 한국소리문화의전당과 전북예술회관이다.
전북예술회관은 1층부터 3층까지 전시장으로 운영되며, ‘K-SEOYE ART전’, ‘경전 필사전’, ‘청년 시대소리-정음’ 등이 주요 기획전으로 관람객의 시선을 끌었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중앙전시실에서도 젊은 작가들이 전통과 현대를 잇는 작품을 선보여 인상적인 울림을 남겼다.
소리문화의전당을 관람한 뒤에는 아이와 함께 인근 전주동물원에서 시간을 보내고, 짧게 차로 이동해 덕진공원과 전북대학교를 둘러볼 수 있다. 서예 전시 감상을 시작으로 문화 공간과 휴식 공간을 함께 경험하면 전주는 하루 당일 여행 코스로 충분히 매력적이다. 이번 방문에서 느낀 가장 큰 장점은 전시와 도시 여행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는 점이었다.

이번 비엔날레는 화려한 체험보다는 작품 감상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특징이었다. 전시실에서 작품과 마주하는 순간, 서예의 고유한 정적과 그 속에서 울려 퍼지는 생명력이 선명히 전해졌다. 또한 서예 본연의 매력에 몰입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소리문화의전당에서의 체험 프로그램은 붓글씨와 탁본 체험이 있었다.
기자가 직접 본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는 화려한 외형보다 서예 본연의 깊이를 되새기게 하는 자리였다.
가족 단위 방문객, 예술 애호가, 학생, 여행객까지 각자의 방식으로 전시를 경험하며 울림을 얻었다.
전주는 단순한 전시 도시가 아니라, 서예라는 전통을 매개로 예술과 여행이 겹겹이 쌓이는 무대였다.
이번 비엔날레는 가을의 전주를 찾은 이들에게 잔잔하면서도 오래 남을 “고요 속의 울림”으로 기억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