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카오톡 오픈채팅 커뮤니티 ‘조경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수다방(이하 조수다)’가 9월 27일 서울역 4층 코레일 대표회의실에서 개최한 ‘서울 대정모(대규모 정기모임)’를 성황리에 마무리했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조경인 약 100명이 강연·토론·네트워킹을 통해 현업 이슈를 공유하며 온라인 커뮤니티의 결속을 오프라인 신뢰로 확장했다.


현장 리포트: “도면-현장-유지관리”를 한 흐름으로
행사는 참가자 소개로 분위기를 연 뒤, 동부건설 장윤환 팀장의 특강 〈현업에서 바라본 식재디자인〉으로 본격화됐다. 발표는 식재를 ‘수종 나열’이 아닌 ‘공간 성능과 경험의 관점’에서 재정의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현장에서는 ▲토양·배수·일사 등 환경 변수에 대한 선(先)진단 ▲가로·세로 동선과 시선 흐름을 고려한 ‘공간감·소실점·리듬감·통과’의 구성 원리 ▲사후관리 단계까지 고려한 성능기반(spec) 정립 등, 설계·시공·유지관리의 연속성을 강조하는 체크포인트가 공유됐다.
실무자들은 배치도와 시공 사례를 대조하며 ‘적용 가능한 원칙’을 메모했고, 학생 참가자들은 도면 언어와 현장 언어의 차이를 체감하는 시간이 되었다.

토론 포커스: “이 시대의 조경인은 무엇을 서비스로 제공할 것인가”
이어진 세션에서는 송동근 방장(조수다 운영자)이 〈우리나라 젊은조경인으로 한발자국 나가기 - 이 시대의 조경인은 뭘 먹고 사는가?〉를 주제로 업계 생태계와 커리어 전략을 입체적으로 짚었다.
그는 집안의 조경 3세대인 자신이 그간 축적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과 같은 길을 가는 동료는 물론 후배 조경인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 함께 토론하고 성장하기 위해 만든 커뮤니티가 바로 ‘조수다’라고 밝히는 한편 “조경인 스스로가 자신의 능력을 키우고 그 기술을 사회에 환원하는 보다 더 전문가적인 정신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션에서는 △설계와시공, 유지관리의 경계 재설정과 협업 밀도 강화 △배수·토양·루트바리어·엣지 등 세부 공정의 ‘솔루션 패키지화’와 교육·A/S 연계 △생활SOC·옥상녹화·소규모 정원 시장에서의 ‘표준 공법·단가 투명화’ △프리랜서·소규모 스튜디오의 ‘업무 범위(Scope)·가격 체계’ 명료화 등의 주제로 확장되었다. 특히 ‘초년·취준 세대’를 위한 포트폴리오 구성, 현업이 평가하는 역량 기준, 업무 윤리와 커뮤니케이션 원칙 등 현실적 가이드가 공유돼 큰 호응을 얻었다.


네트워킹: 온라인 관계자본을 오프라인 신뢰로
공식 세션을 마친 참석자들은 단체사진 촬영 후 인근 식당으로 이동해 저녁식사를 하며 교류를 이어갔다. 테이블별로 프로젝트 사례, 시공 트러블 대응, 자재 선택 노하우가 자유롭게 오갔고, 지역별 협력 네트워크와 현장 인력 매칭 논의도 자연스럽게 형성됐다.
참가자들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순환형 학습 구조가 작동한 의미있는 시간이었다”는 점을 이번 모임의 가장 큰 성과로 꼽았고, “커뮤니티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짐은 물론 조경인으로서의 자긍심을 갖는 계기가 되었다”고 입을 모았다.
이번 서울 대정모는 커뮤니티가 단발성 이벤트를 넘어 산업 학습조직으로 진화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현업 식재디자인과 커리어·시장 구조라는 두 축을 통해, 현장의 언어로 말하고 적용하는 실천적 지식을 끌어올린 의미있는 기회가 되었다. 앞으로도 정례화를 통해 발표·토론의 내용이 체크리스트와 표준 양식으로 축적된다면, 조수다는 업계의 지속 가능한 지식 인프라로 성장할 가능성이 매우 농후하다 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