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간은 누구나 태어나고, 언젠가는 죽는다. 그러나 과연 그것이 끝일까? 증산도에서는 인간의 삶과 죽음을 하나의 직선적 사건이 아니라, 끊임없이 이어지는 순환의 길로 본다. 태어남은 하늘의 명령에서 비롯되며, 죽음은 소멸이 아니라 천상으로 이어지는 또 다른 시작이다. 이렇듯 천상과 지상은 서로 단절된 세계가 아니라, 윤회라는 다리를 통해 끊임없이 연결된 길이다.
증산 상제님은 “사람은 타고나느니라”라고 말씀했다. 인간의 탄생은 단순히 부모의 만남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하늘의 명령과 조상의 음덕 속에서 이루어진다.
아이가 태어날 때, 하늘은 “너는 세상에서 어떤 역할을 하라”는 뜻을 내려준다. 이는 곧 한 사람의 삶이 단순한 우연이 아닌, 우주적 이치 속에서 정해진 사명임을 의미한다. 부모의 영성과 유전적 요소, 그리고 시대적 상황까지 모두가 맞물려 한 생명의 출현을 가능케 한다.
많은 이들은 죽음을 인생의 종착지로 여긴다. 그러나 증산도의 가르침에 따르면 죽음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 지상에서의 죽음은 천상에서의 탄생이고, 천상에서의 죽음은 다시 지상에서의 탄생이다.

죽음을 통해 인간은 신명神明으로 거듭나 천상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마치 낮과 밤이 서로 이어져 하나의 하루를 이루듯, 삶과 죽음 역시 하나의 연속 과정이다. 죽음을 두려움이 아닌 또 다른 문으로 볼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렇다면 왜 영혼은 끊임없이 윤회하는 것일까. 증산도는 그 이유를 영적 진화에서 찾는다.
천상에서 머무는 신명은 육신이 없어 기혈(氣血)의 작용이 없다. 그 때문에 정신 활동이 더디고, 진화가 느리다. 반면 지상에서 육신을 가진 인간은 생각과 행동을 통해 업(業)을 쌓고, 이를 통해 빠르게 영적 성장을 이룰 수 있다.
윤회를 이끄는 세 가지 핵심 요소는 다음과 같다.
부모의 영성과 유전자: 어떤 뿌리에서 태어나느냐에 따라 성품과 기질이 형성된다.
탄생의 순간: 세상에 나오는 그 순간의 환경과 생명 파동이 인생의 기운을 결정짓는다.
업력(業力): 한 사람이 품은 마음과 뜻, 그리고 삶에서의 행위가 그대로 영혼에 기록되어 윤회의 길을 바꾼다.
상제님은 “마음과 입과 뜻으로부터 일어나는 죄를 조심하고 남에게 척을 짓지 말라”고 말씀했다. 이는 곧 인간의 생각과 말, 행동 하나하나가 영혼의 미래를 결정한다는 뜻이다.
삶에서 쌓이는 파동은 결국 업력이 되어 윤회의 방향을 이끈다. 미움과 탐욕은 무겁게 남아 다음 생을 어렵게 하고, 반대로 사랑과 보살핌은 밝은 에너지로 전환되어 영적 진화를 촉진한다. 결국 우리는 매 순간 다음 생을 준비하며 살아가고 있는 셈이다.
증산도가 말하는 삶과 죽음의 순환은 인간의 존재를 단순히 시작과 끝으로 설명하지 않는다. 탄생은 하늘의 명령 속에서 이루어지고, 죽음은 또 다른 세계로 향하는 출발이다. 윤회라는 다리를 통해 천상과 지상은 끊임없이 연결되며, 그 안에서 인간은 끊임없는 영적 진화를 이룬다.
삶과 죽음을 올바르게 이해할 때, 우리는 죽음을 두려움이 아닌 성찰의 계기로 받아들일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지금 이 순간 어떻게 살아가느냐이다. 우리가 품는 마음과 선택이 곧 영혼의 미래를 결정짓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