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 이야기 속에 담긴 아이들의 진짜 고민, 『귀신새 우는 밤』 재조명

귀신보다 무서운 외로움, 그리고 새로운 우정

 

 

 

 

귀신 이야기 속에 담긴 아이들의 진짜 고민『귀신새 우는 밤』 재조명

 

 

학교에서 가장 두려운 순간 가운데 하나는 담력 훈련이다어두운 숲과 낯선 기운 속에서 아이들은 평소와 달리 서로의 존재에 더욱 의지하게 된다오시은 작가의 동화 『귀신새 우는 밤』(문학동네, 2015)은 단순한 공포 이야기에 머무르지 않는다외톨이로 남겨진 아이들이 길을 잃고귀신 이야기를 나누면서 차츰 서로의 마음을 열어가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린 성장 동화다이 책은 귀신보다 무서운 것이 외로움이며그 외로움을 극복하게 하는 힘이 결국 우정임을 아이들의 목소리로 전한다.

 

 외톨이 네 아이담력 훈련에서 길을 잃다

 

4학년 3반의 담력 훈련은 아이들 사이의 관계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무대다친한 친구들끼리 조를 짜는 과정에서 네 명의 아웃사이더가 남게 된다잘난 척의 대명사 승민마음과 달리 뾰족한 태도를 보이는 나영존재감 없는 창수이유도 없이 따돌림을 당하는 영호그들은 어색하고 불편한 공기를 안고 숲길에 들어섰다가 결국 길을 잃는다두려움과 긴장 속에서 이들의 관계는 예상치 못한 전환점을 맞이한다.

 

 공포 속에 드러나는 아이들의 진짜 마음

 

숲속에서 만난 하얀 옷의 할머니는 귀신을 연상시키며 아이들을 더욱 혼란스럽게 한다하지만 아이들이 마주한 진짜 두려움은 귀신이 아니라 서로에 대한 거리감이다촛불이 희미하게 타오르는 시간 동안아이들은 귀신 이야기를 주고받는다이야기가 쌓일수록 그 속에는 자신들의 외로움과 상처가 자연스레 녹아든다이는 단순한 괴담이 아니라말하지 못했던 속마음을 털어놓는 고백이자 용기의 발현이었다.

 

 귀신보다 무서운 외로움그리고 새로운 우정

 

작가는 세 가지 귀신 이야기를 통해 아이들의 현실을 비춘다물귀신학교 귀신인형 귀신은 모두 버려짐과 외로움의 은유로 등장한다아이들은 이 괴담 속에서 자기 자신을 발견하고동시에 서로를 이해하기 시작한다무서움보다 더 무서운 외로움을 공유한 순간네 명의 아이들은 경계심을 풀고 조금씩 가까워진다이는 공포 체험을 통해 이루어진 단순한 친밀감이 아니라상처를 드러낸 뒤 얻게 된 깊은 연결이었다.

 

 어린 독자에게 전하는 따뜻한 성장 메시지

 

『귀신새 우는 밤』은 아웃사이더로 불리던 아이들이 잠시나마 함께 울고 웃으며 한 뼘씩 성장하는 이야기다. “근심과 걱정은 너희 몫이 아니다세상에 재미나고 신나는 일이 얼마나 많으냐는 할머니의 말은 책의 결말에 이르러 독자에게 깊은 울림을 남긴다이는 단순히 담력 훈련의 성공 여부를 넘어아이들이 진짜 친구를 얻고 자기 자신을 다시 바라보는 과정을 응원하는 메시지다그래서 이 책은 오싹한 동화이면서 동시에 따뜻한 성장 동화로 오래 기억될 만하다.

 

 

『귀신새 우는 밤』은 단순한 귀신 이야기가 아니다공포라는 장치를 빌려아이들의 외로움과 관계의 어려움을 진솔하게 비춘 성장담이다학교라는 작은 사회 속에서 외톨이가 된 아이들의 이야기는 오늘날 많은 어린이 독자들에게도 낯설지 않다두려움 속에서 우정을 발견하고외로움 속에서 용기를 배우는 이 동화는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 독자에게도 중요한 메시지를 던진다결국 귀신보다 무서운 것은 혼자인 마음이며그것을 극복하는 길은 서로를 향한 작은 한 걸음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삶을 바꾸는 동화 신문 기자 kjh0788@naver.com
작성 2025.09.29 08:46 수정 2025.10.14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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