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신이 다시 일어날 수 있다고 누가 말해주었나요?
중대한 도발적 질문으로 시작합니다. 이 한마디가 윤혜정 농부의 눈가에 선명한 색을 남겼다. 이 질문으로 시작된 인터뷰는, 마치 농장의 꺾인 넝쿨처럼 휘청였던 윤혜정 씨의 심장을 다시 붙잡았다.
1. 위기 앞의 흔적과 재기의 첫발, 맨몸의 농부.
윤혜정, 그녀는 13년차 블루베리 농부, ‘정아블루베리팜’의 주인이다. 경남 고성, 어신2길 198-55, 바다가 바라보이는 청정한 산속에서 블루베리·블루베리즙·냉동블루베리를 생산하며, 잡초 없는 ‘깔끄미농부’ 철학을 실천해왔다. 가족의 건강을 위해 시작한 농장이 어느덧 전국의 고객들로부터 사랑받는 블루베리 농장으로 자리 잡았다. 그녀의 농장은 단순한 생산 공간을 넘어, '나눔이 좋아요’라는 철학 아래 텃밭 채소를 덤으로 나누는 따뜻한 나눔의 공간이었다.
그러나 2022년, 화재가 농장을 한순간에 잿더미로 만들었다. 불길 속에서 그녀는 맨몸 하나로 모든 걸 잃었다. 그 이후, 2024년에는 허리 수술까지 받았고, 다시 농사짓기엔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 하지만 그 순간에, 가족 건강을 지키려 시작했던 그 작은 다짐이, 다시 농장을 일으키는 원동력이 되었다.
2. 방송 출연, 그리고 눈물 앞 전국 주문의 기적.
윤혜정 농부의 기적은 KBS ‘6시 내 고향’에 출연하면서, 그녀의 이야기는 전국으로 퍼져 나갔다. 촬영 장면에서는 “서툴고 서툴지만… 농부의 일상입니다”라고 담담히 말하는 그녀의 모습이 많은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방송이 나간 이후, 전국에서 블루베리를 주문하는 손길이 이어졌다. 잿더미가 된 농장에서 일어서기 시작한 그녀의 모습이 사람들의 가슴을 움직였기 때문이다. 주문이 ‘판매’가 아니라, ‘응원’과 ‘응답’이었다는 사실이 농부에게 가장 큰 힘이 되었다.
3. ‘깔끄미 농원’의 철학이 전하는 나눔의 힘
윤혜정 농부는 “깔끄미 농부, 잡초 없는 블루베리농원”이라는 철학을 실천하면서, 잡초 하나조차 허투루 두지 않는 청결함과 정성을 농장 전반에 담았다. 그 청결함은 블루베리의 품질로 이어졌고, 품질은 고객의 신뢰로 응답했다.
또한, 그녀는 채소를 키워 텃밭 나눔을 실천하고, 농장을 언제나 개방했다. 방문객은 농장에서 편히 산책하고, 직접 열매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으며, 그 소박한 포용이 농장을 ‘사람들의 마음 속 농장’으로 만들었다.
4. 고난을 딛고, 다시 푸르게
화재로 전소된 농장을 일으켜 세우기 위한 여정은 쉽지 않았다. 혼자서 다시 농지를 정리하고, 식재했고, 농작물을 살려내기 위해 몸을 동분서주했다. 허리 수술 회복 중에도 손끝으로 다시 블루베리를 가꾸기 시작했다.
이때, 전국에서 날아온 주문과 응원이 그녀의 회복에 불씨가 되었다. 고객들은 주문서를 통해, “다시 일어나 달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그리고 농부는 눈물 속에서도 작은 손길을 놓지 않고 다시 농사를 시작했다.
5. 기적 같은 귀환, 그 후의 일상
방송 출연 이후 농장의 일상은 달라졌다. 인터넷 판매가 활성화되었고, 전국 각지로 배송되는 블루베리가 그녀의 재기를 응원하는 증거가 되었다. “6시 내 고향 출연 이후 전국구 고객이 생겼다”는 말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농장은 이제 더 많은 사람에게 보내는 희망의 거래가 되었다. 블루베리 알갱이 하나하나에 농부의 정성이 담기고, 택배 상자 한 칸이 응원으로 채워졌다. 그녀의 농장이 다시 푸르게 자라난 것은 단순히 농작물이 자란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이 따뜻하게 자라 난 것이었다.
6. 정아블루베리팜의 지금, 그리고 앞으로...
현재, 윤혜정 농부는 조금씩 회복 중이며, 농장 재건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바다가 보이는 청정 산속에서 자라는 블루베리는 그 자체로 경관이며, 품질이다. “언제든 개방되어 있다”는 그녀의 철학은 계속되며, 하우스나 산책로를 정비해 새 방문객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블루베리 즙과 냉동 블루베리로도 생산 품목을 다각화했고, 농원이라는 공간을 넘어 소소한 행복을 전하는 플랫폼으로 농장을 키워가고 있다.
1970년대부터 지어온 농원은 무너지기도, 다시 일어서기도 했다. 허리 수술 후 몸이 불편한 농부가, 방송 한 번으로 전국의 마음이 모이며 다시 농장을 기적처럼 피워냈다. 잡초 없는 깔끔함과 나눔의 철학, 그리고 “언제나 개방합니다”라는 뜨거운 환대를 담은 정아블루베리팜의 이야기는, 단순한 농장의 성공기가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에 피어난 작지만 강한 희망의 씨앗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