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훈 기자의 『세계 경제 지각 변동』은 미·중 무역전쟁, 공급망 재편, 인플레이션과 같은 굵직한 변화들을 '지각판의 이동'에 비유하며, 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이 직면한 도전을 심층적으로 다룬다. 이 책은 거시적 변화가 기업은 물론 개인의 삶에까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강조하며, 불확실성 시대의 방향 나침반을 제시한다.
격변의 파고, 트럼프가 흔드는 세계 경제
이 책은 세계 경제의 구조적 변화를 네 가지 핵심 주제로 나누어 설명한다. 첫째, 미·중 무역전쟁이 단순한 관세 분쟁을 넘어선 기술 및 금융 패권 경쟁의 서막임을 강조한다. 둘째,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등 첨단 산업을 중심으로 한 공급망 재편과 기술 블록화가 가속화되고 있음을 진단한다. 셋째, 팬데믹 이후 급격한 통화 완화 정책이 초래한 고금리와 인플레이션의 파고를 분석하며 중앙은행의 정책적 한계를 짚어낸다. 마지막으로 다극화 시대의 동맹 재편, ESG와 같은 장기적 메가트렌드를 전망하며, 국가와 기업, 개인이 갖춰야 할 방향 감각을 제시한다. 이 책의 강점은 단기적인 뉴스 헤드라인 이면에 숨겨진 구조적 변화를 설명하여 독자들이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돕는 데 있다.
글로벌 위기, 개인과 소상공인의 기회
세계 경제의 격변은 곧 생활비, 원가, 대출금리 상승으로 전이되며, 이는 특히 개인과 소상공인에게 더 큰 위협이 된다. 예를 들어, 공급망 불안정은 수입 원자재와 부품 가격을 높여 외식업부터 제조업까지 전방위적인 원가 상승을 초래한다. 환율 변동과 금리 인상은 대출 이자 부담을 가중시키며 수익성을 압박한다. 이러한 변화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 측면의 전략이 필요하다. 첫째, 비용 구조를 점검하여 고정비를 줄이고 변동성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둘째, 거래처와 공급선을 다변화하여 특정 국가나 기업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 셋째, 현금 유동성을 높이는 등 재무적 안전망을 확보하여 예측 불가능한 위기에 대비해야 한다.
투자 접근법: 판의 변화를 읽는 전략
책이 말하는 '판의 이동'은 곧 산업 지형의 재편을 의미하며, 이는 투자자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 이러한 시대에는 경기 방어적 산업의 고배당주, 금, 달러 등 안정형 자산에 투자하여 리스크를 관리하는 동시에, AI, 반도체, 재생에너지 등 기술 기반의 성장형 섹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기술 패권을 쥐는 기업이 결국 승자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예측 불가능한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해 국가 및 산업 리스크를 분산시키는 글로벌 ETF와 같은 분산 투자 전략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세계 경제 흐름에 대한 관심은 더 이상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라, 개인의 재무적 안정과 미래를 위한 가장 현실적인 대비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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