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들어 국내 전기차 시장이 뚜렷한 회복세를 넘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해 1~8월 누적 전기차 판매는 14만 2,456대로 전년 동기 대비 48.4%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판매량(14만 6,734대)을 이르면 9월 중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규모다. 전체 신규 등록 차량 중 전기차 비중도 지난해 8.9%에서 12.7%로 3.8% 포인트 상승했다.
판매 증가를 견인한 핵심 요인은 신차 효과였다. 지난 5월 출시된 테슬라 모델Y는 단숨에 시장을 장악하며 2만 8,828대가 팔려 단일 모델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기아 EV3, 레이 EV,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 등 합리적인 가격의 보급형 전기차도 수요 확대에 기여했다. 아이오닉 9, 무쏘 EV 등 대형 SUV·픽업 전기차까지 등장하며 소비자 선택 폭이 넓어진 점도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정책적 지원도 성장의 중요한 동력으로 작용했다. 정부가 예년보다 보조금 지급을 앞당기면서 2월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560% 급증한 1만 3,128대를 기록했다. 여기에 제조사들의 판촉 경쟁과 할인, 추가 보조금 연계 정책이 가격 하락을 유도해 소비자 접근성을 높였다.
내수 시장에서는 국산·수입 전기차가 모두 성장했다. 국산차는 8만 6,777대(48.2%↑)가 판매돼 전체 시장의 60.9%를 차지했으며, 수입차는 5만 5,679대(48.6%↑)가 팔렸다. 특히 중국산 전기차는 4만 2,932대로 전년 대비 69.4% 급증해 전체 전기차 판매의 30.1%를 차지하며 급부상했다.
그러나 시장 호조에도 불구하고 올해 전기차 보급 목표치인 33만 대에는 여전히 크게 못 미치는 상황이다. 더구나 무공해차 통합누리집 기준 보조금 지급률은 이미 75.2%에 달해 연말 조기 소진이 우려된다. 보조금이 소진되면 소비자 수요가 이탈해 하반기 판매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KAMA는 “국산 전기차의 가격 경쟁력 확보와 국내 제조 기반 유지를 위해 ‘국내생산촉진세제’와 같은 인센티브 도입이 필요하다”라며 “지자체 차원의 추경 검토와 충전 설비 보급 확대를 통한 편의성 강화가 뒷받침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강남훈 KAMA 회장도 “대미 수출 제약과 현지 생산 압력이 커지는 상황에서 내수 전기차 시장 활성화가 국내 산업 경쟁력 유지를 위한 핵심”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