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화성시 봉담에 자리한 ‘엡실론수학학원’은 이름부터 특별하다. ‘엡실론(ε)’은 미적분학에서 쓰이는 기호로, 아주 작은 양수를 뜻한다. 원장 박진한은 이 이름에 자신의 교육 철학을 담았다. “수학을 어려워하는 아이들이라도, 작은 성취를 쌓다 보면 결국 큰 성취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저는 그 과정을 돕는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작은 양수가 모여 큰 수가 되듯, 작은 자신감이 쌓여 아이들의 미래를 밝히는 힘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출발한 곳이 바로 엡실론수학학원이다.
 ▲ 엡실론수학학원 박진한 원장 © 엡실론수학학원 |
박진한 원장이 수학을 본격적으로 가르치게 된 것은 의도된 선택이 아니었다. 학창 시절 내내 수학을 좋아했고, 대학도 자연스럽게 수학과로 진학했다. 그러나 처음부터 교사가 되겠다는 뚜렷한 계획은 없었다. 오히려 ‘수학을 좋아하니 수학과 관련된 일을 하면 되겠다’는 막연한 생각에 가까웠다.
 ▲ 사진 © 엡실론수학학원 |
전환점은 대학 시절 찾아왔다. 자취 생활을 하며 생활비를 벌기 위해 과외를 시작했는데, 그 과정에서 뜻밖의 깨달음을 얻었다. “아이들이 문제의 정답을 찾아내고, 그 과정에서 자신감을 얻으며 기뻐하는 모습이 제게도 큰 즐거움이었어요. 저는 책 속에서 정답을 찾는 것만이 가치 있다고 생각했는데, 수학을 통해 누군가에게 좋은 기억을 남길 수 있다는 사실이 훨씬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 사진 © 엡실론수학학원 |
그때부터 박원장은 수학을 단순한 학문이 아니라, 삶의 동반자이자 인생의 추억을 만드는 도구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강사로 활동한 8년 동안 수많은 학생을 만나며 이 생각은 더욱 확고해졌다. 결국 그는 스스로 학원을 열기로 결심했고, 그렇게 엡실론수학학원이 문을 열었다. 어느덧 그로부터 6년의 시간이 흘렀다.
 ▲ 엡실론수학학원 내부 전경 © 엡실론수학학원 |
엡실론수학학원의 가장 큰 특징은 개별 맞춤형 수업이다. 수학은 연속성이 중요한 과목이기 때문에, 한 번 놓친 개념이 있으면 이후 학습 전체가 흔들린다. 박 원장은 “조금 늦더라도 부족한 부분을 반드시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 사진 © 엡실론수학학원 |
그래서 학원에서는 추가 수업료 없이 보충 수업을 제공한다. 저학년 과정이 부족하다면 학년이 달라도 다시 들어갈 수 있고, 개별적인 1:1 보충도 병행한다. “아이들에게 ‘지금 학년에 맞춰 무조건 따라가야 한다’는 압박은 오히려 독이 됩니다.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올라가야 진짜 자신감을 얻을 수 있어요.”
 ▲ 엡실론수학학원 내부 전경 © 엡실론수학학원 |
초등학생에게는 특히 자신감 회복을 중시한다. 모든 아이의 수준을 고려해 교재를 개별 관리하며, 기초를 차근차근 다져 나가게 한다. 반면 중·고등학생에게는 각 학교별, 수준별 시험 대비를 병행하면서도 심화 학습의 문을 열어두는 방식을 택한다. 상위 학년 과정을 배우고 싶은 학생에게는 추가 비용 없이 기회를 제공하며, 그들의 도전 의지를 존중한다.
▲ 사진 © 엡실론수학학원 |
박 원장은 이를 “현재 교육과정의 틀 안에서 학생이 가진 역량을 최대한 끌어올려 주는 것”이라고 표현한다. 즉, 단순히 ‘진도를 따라가는 수업’이 아니라, 학생의 현재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고 거기서부터 미래로 나아가도록 돕는 것이다.
6년간 학원을 운영하며 가장 큰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일까. 박 원장은 잠시 웃으며 제자들과의 추억을 꺼냈다.
“스승의 날마다 졸업한 제자들이 커피를 사 들고 와요. 제 결혼식에도 찾아와 축하해주고, 군대에 가기 전 인사를 하러 오는 아이도 있었죠. 때로는 술을 사달라며 놀러 오기도 하고, 동네에서 우연히 마주쳐 인사 나눌 때도 많습니다.”
 ▲ 엡실론수학학원 내부 전경 © 엡실론수학학원 |
그는 이런 순간들이 자신을 다시 교사의 자리로 불러세운다고 말한다. 단순히 학업 성취를 넘어, 제자들과 인간적인 관계를 이어간다는 점이 큰 의미다. 특히 수학에 흥미를 느끼고 결국 수학과에 진학한 제자들의 소식은 그에게 특별하다. “저와 함께 수학을 공부하다 진로를 수학으로 정한 아이들을 볼 때면, 제가 이 길을 잘 선택했다는 확신이 듭니다.”
 ▲ 박진한 원장 © 엡실론수학학원 |
학원 운영 6년 동안 박 원장도 여러 번 갈림길에 섰다. 지점을 확장하거나 새로운 관을 낼지 고민한 적도 많았다. 그러나 그는 결국 초심으로 돌아갔다.
“학원을 운영하다 보면 수업과 관계없는 행정적 문제나 외적인 일이 너무 많아요. 그러다 보면 학생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줄고, 강사 시절처럼 아이들에게 집중할 수 없다는 걸 느꼈습니다. 저는 무엇보다 학생들과 함께 추억을 쌓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확장보다는 지금 있는 자리에서 더 깊게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려 합니다.”
이는 단순히 규모의 성장이 아닌, 교육의 본질을 지키려는 그의 철학이다.
 ▲ 엡실론수학학원 내부 전경 © 엡실론수학학원 |
박 원장은 마지막으로 학생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고 했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수학을 ‘정해진 답을 빠르게 찾아야 하는 과목’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정답에 도달하는 길은 하나가 아니에요. 때로는 돌아가더라도 충분히 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새로운 의문이 생기기도 하고, 예상치 못한 발견도 하게 되죠.”
 ▲ 박진한 원장 © 엡실론수학학원 |
박진한 원장은 아이들이 누군가 정해놓은 답을 쫒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정답을 만들어내는 창의적인 존재로 성장하길 바란다. “삶의 선택 역시 마찬가지예요. 수많은 선택이 모두 정답일 수 있습니다. 과거에 하지 못한 것을 다시 시도하는 것도 늦은 게 아닙니다. 학창 시절이라는 아름다운 시간 속에서 모든 도전이 정답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했으면 합니다.”
▲ 사진 © 엡실론수학학원 |
엡실론수학학원은 단순히 수학 문제 풀이 기술을 가르치는 공간이 아니다. 작은 성취를 통해 자신감을 쌓고, 그 과정에서 삶의 태도와 도전 정신을 배우는 곳이다. 박진한 원장은 오늘도 학생들과 함께하며 묻는다. “빠른 답을 찾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너만의 길을 찾는 게 아니겠니?”
작은 양수가 모여 결국 큰 수를 이루듯, 그의 교실에서 자라난 작은 자신감들이 아이들의 미래를 향한 도약의 발판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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