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김포 풍무동 '스타트독서논술국어교습소' 진환주 원장 |
김포시 풍무동 조용한 아파트단지 내 상가, 아담하지만 따뜻한 분위기의 간판이 눈길을 끈다. ‘스타트독서논술국어교습소’. 문을 열고 들어서자 책장 가득 꽂힌 다양한 분야의 책과 조용히 책을 읽는 아이들, 그리고 원장의 차분한 목소리가 기자를 맞이했다. 최근 사교육 시장이 영어·수학에만 몰리고 있는 현실 속에서, 이곳은 여전히 책과 국어 교육을 중심에 두고 있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 ▲ 사진 = 스타트독서논술국어교습소 |
이 교습소를 운영하는 진환주 원장은 원래 대학에서 기독교 역사를 전공하며 박사 과정을 밟던 중, 수많은 인문학 서적을 접하면서 책이 주는 깊은 힘을 경험했다. “책을 충분히 읽고 난 뒤 쓰는 글은 단단합니다. 흔들림이 없죠. 반대로 읽기 없이 쓰는 글은 금세 한계를 드러냅니다.” 이 깨달음은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더욱 확신으로 바뀌었다. 특히 이과 계열 학생들이 글쓰기에 유난히 취약한 모습을 보며, 그녀는 어릴 때부터 책 읽기와 글쓰기 훈련이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절실한 필요성을 느꼈다.
![]() ▲ 사진 = 스타트독서논술국어교습소 |
그녀는 작은 공부방을 열어 아이들과 책을 읽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몇 명의 학생에 불과했지만, 금세 소문이 퍼졌다. 아이들이 점점 스스로 책을 찾고, 글을 쓰고 싶어 하는 변화를 보여주자 학부모들도 신뢰를 보내기 시작했다. 그렇게 공부방은 교습소로 자연스레 확장되었다. “아이들이 성취를 거두는 순간이 가장 보람됩니다. 특히 짧은 시간 안에 몰라보게 성장할 때, ‘아, 이 길이 맞구나’ 하는 확신이 들어요.”
![]() ▲ 사진 = 스타트독서논술국어교습소 |
이 곳의 가장 큰 특징은 ‘인성과 문해력을 함께 키우는 교육’이다. 단순히 독해력 문제를 풀게 하는 식이 아니라, 책을 깊게 읽고 토론하며 자기 생각을 정리하고 글로 표현하도록 이끈다. 수업은 대체로 아이들이 책을 읽고 자신의 느낌이나 의견을 말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후 원장이 던지는 질문에 따라 아이들끼리 자연스러운 토론이 이어지고, 마지막에는 글쓰기 훈련으로 마무리된다. 아이들은 사고력과 표현력을 동시에 길러내며, 수업 과정에서 예의·겸손·배려 같은 인성적 가치를 체득하게 된다.
![]() ▲ 사진 = 스타트독서논술국어교습소 |
“언어 능력이 부족하면 단순히 공부만 어려운 게 아닙니다. 친구와 소통하거나 사회생활을 하는 데까지 문제가 생깁니다. 책을 읽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힘은 결국 아이들이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기본기죠.” 진 원장은 교육의 본질을 이렇게 단언한다.
![]() ▲ 사진 = 스타트독서논술국어교습소 |
기억에 남는 일화도 많다. 어느 학생은 국어 수업을 통해 정서 발달상의 어려움이 조기에 발견돼, 심리상담케어와 병행하며 제때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그때 부모님께서 눈시울을 붉히며 감사 인사를 하셨는데, ‘성적을 올려주는 학원’을 넘어 교육자로서 진짜 역할을 했다는 자부심이 생겼습니다.” 또 한 가정은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가게 되면서 마지막 날 가족 모두가 이 곳을 찾아 감사 인사를 전했다. 아이의 변화에 크게 만족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그런 순간들이 힘들 때마다 다시 마음을 다잡게 하는 원동력이 됩니다”라고 말했다.
![]() ▲ 사진 = 스타트독서논술국어교습소 |
실제 학부모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한 학부모는 “처음엔 ‘국어 학원을 꼭 보내야 하나?’ 반신반의했는데, 몇 달 지나자 아이가 글쓰기를 즐기고, 발표도 자신 있게 하게 됐다”며 “지금은 수학·영어보다 국어 수업을 더 기다린다”고 전했다.
![]() ▲ 사진 = 스타트독서논술국어교습소 |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진 원장은 개인 교습소 형태의 장점을 강조했다. 대형 프랜차이즈 학원과 달리, 아이 한 명 한 명의 수준과 성향에 맞는 교재를 직접 개발하고 맞춤형 지도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녀는 또한 같은 뜻을 가진 학부모, 선생님들과 힘을 모아 독서·논술 문화가 지역 사회 전반으로 퍼지기를 희망한다. “특별한 조건은 없습니다. 책을 좋아하고 아이들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마음, 그것 하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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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그녀는 학부모들에게 당부했다. “유년기에 자녀에게 국어 교육을 시작하신 분들은 이미 앞서 가는 분들이에요. 모든 학문의 시작은 국어에서 비롯됩니다. 최소 1년은 꾸준히 지켜봐 주셔야 합니다. 이 곳은 아이를 절대 방치하지 않습니다. 함께 기다려주시면 반드시 결과가 따라옵니다.”
책장을 가득 채운 책들 사이에서 아이들이 또박또박 글을 써 내려가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단순히 성적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 평생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힘을 길러주는 교육. 기자가 만난 진환주 원장은 그 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지역 사회의 참된 교육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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