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9월 3일부터 14일까지 대학로 스튜디오 블루에서 창작연극 《그날, 덕수궁》(부제: 고균우정)이 관객들과 만난다. 이번 무대는 성우이자 작가, 연출가로 다방면에서 활약 중인 손종환이 대본과 연출을 모두 맡아 주목받고 있다. 손종환 연출은 무겁게만 여겨지는 근대사 이야기를 젊고 새로운 감각으로 풀어내려는 의지를 밝혔다.
손종환은 집필 과정에서 특히 ‘재미’에 중점을 뒀다고 말한다. “소재 자체가 무거운 조선 근대사, 구한말의 정치적 배경을 어떻게 가볍게 풀어낼까 고민했습니다. 그래서 판타지를 접목했어요. 영혼들을 소환하면 오히려 재미있게 놀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발상에서 출발했습니다.” 실제로 《그날, 덕수궁》은 역사적 실존 인물과 극적 허구를 조화시켜, 사실에 기반을 두되 허구적 상상을 더하는 방식으로 스토리를 완성했다.
부제 ‘고균우정’에는 “김옥균의 호 ‘고균’, 홍종우의 호 ‘우정’을 합쳐 지었으며, 실질적으로 두 인물이 이 작품의 주인공이다”라는 설명이 더해진다. 세대와 연극 장르의 조화도 이번 공연의 특징 중 하나. 중견 배우 위주의 극단 전망과 젊은 배우들로 구성된 극단 초성이 합동으로 공연을 펼치며, 성우 출신과 배우, 더빙과 나레이션 등 다양한 배경의 연기자가 한 무대에 오른다. “연기의 뿌리는 모두 연극이라고 생각합니다. 선·후배가 함께 조화를 이루며 성장합니다.”
작가이자 연출로서 장점은 “현장에서 대본을 바로 수정할 수 있다는 점”이고, 단점은 “객관적인 시각이 부족해질 수 있다”는 솔직한 의견도 전했다. 인트로에 봉산탈춤을 배치한 이유로는 “영혼을 불러내는 극의 설정에 잘 어울리고, 잡귀를 쫓는 의미도 있다”고 전했다.
손종환은 이번 작품이 “어렵지 않은 역사극”임을 강조하며, “무겁지만 가볍게 풀어냈으니 즐겁게 관람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관객들에게 메시지를 전했다. 작품 설정에서 ‘죽은 자들의 대화, 산 자들의 질문’으로 역사는 반복된다라는 인식에서 “역사의 고통을 직시함으로써 산 자가 성장한다”는 울림을 담았다.
앞으로는 인물 중심에서 한 단계 나아가 “허구의 인물을 통해 역사적 사건을 재구성하는 새로운 작품을 준비 중”이며, 연극과 영화 한 편씩을 매년 만드는 것이 창작자로서의 목표다. 이번 연극에서 꼭 주목해주셨으면 하는 장면은 “김옥균의 영혼이 환생한 아내를 지키는 수호령으로 등장하는 순간”으로, “가족과 역사가 맞닿아 있다는 의미”를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손종환은 “많이 보러와 주세요. 재밌고 멋지게 만들겠습니다. 관객 여러분, 사랑합니다.”라며 따뜻한 인사를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