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서남권의 핵심 지역으로 꼽히는 영등포구가 대규모 정비사업을 통해 급격한 도시 재편에 나서고 있다. 여의도를 중심으로 신길동, 대림동, 문래동, 당산동 등 전역에서 재건축·재개발이 동시다발적으로 추진되면서, 영등포는 사실상 ‘제2의 여의도’로 성장 궤도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영등포구청에 따르면 현재 관내에서는 총 87개 정비사업이 진행 중이다. 이 중 여의도는 서울 4대 정비사업지 중 하나로 꼽히며, 총 15개 단지가 재건축에 나섰다. 대표 단지로는 미성·삼부·광장·목화·삼익·시범·은하·대교·한양 등이 있으며, 최근까지도 고강도 대출 규제 속에서 잇단 신고가 거래가 나오며 시장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신길·대림·문래로 확산…영등포 전역에 ‘고층화 바람’
정비사업의 바람은 여의도를 넘어 신길동과 대림동, 문래동 등 영등포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신길동은 우성2차와 우창아파트 통합 재건축을 통해 최고 35층, 총 1,212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탈바꿈 중이며, 삼성(562가구), 우성3차(788가구) 등도 고층 아파트 건설이 본격화됐다.
신풍역 일대는 신안산선 개통 예정으로 여의도 접근성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따라 신길10구역(812가구)은 대우건설 시공으로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고, 신길13구역은 공공재건축을 통해 추진 중이다. 신길1구역(1,471가구), 신길2구역(1,332가구)은 초고층 주거타운 조성으로 지역 내 최대 규모 정비사업으로 손꼽힌다.
침수지역에서 신주거지로…‘대림’의 반전 드라마
한때 침수 취약지로 낙인찍혔던 대림동도 대규모 정비를 통해 신흥 주거지역으로 변모 중이다. 대림1구역은 최고 35층, 1,026가구 규모의 재건축이 확정됐으며, 단지 내에는 침수 예방을 위한 1만5,000톤 규모 저류조가 설치될 예정이다. 이 외에도 대림3동 모아타운, 대림우성 재건축, 대림역세권 장기전세주택 사업이 잇따라 대기 중이다.
문래, 용적률 완화에 사업성 ‘급반등’…대형 시공사 진입 예고
서울시가 최근 준공업지역의 용적률 상한을 250%에서 400%로 완화하면서 문래동 일대 정비사업의 사업성이 크게 개선됐다. 이에 따라 진주·남성·국화·공원한신·두산위브 등 다수 단지가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으며, 문래4가에는 1,200가구 규모의 공동주택과 지식산업센터가 들어설 예정이다. 해당 사업은 삼성물산·대우건설 컨소시엄이 시공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당산·대방까지 확장…교통망 개발도 탄력
정비사업은 당산동과 대방동 일대까지 확산되고 있다. 당산동 유원제일2차는 49층, 703가구 규모로 재건축이 확정됐으며, 유원제일1차는 이미 착공에 들어가 분양 당시 100% 계약을 기록했다.
교통망 개발 호재도 이어진다. 경부선 철도의 지하화가 예정되며, 대방역~신도림역 구간의 단절 문제가 해소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지상 철도 부지 개발이 가능해지면서 초고층 업무시설과 상업지구 조성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영등포, ‘거주+투자+업무’ 3박자 갖춘 핵심지로”
전문가들은 현재 영등포의 재편 흐름이 단순한 주거정비를 넘어 업무와 생활, 투자 수요까지 아우르는 종합 개발로 확장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여의도를 중심으로 한 고밀도 업무지구와 신길·대림·문래 등 주거정비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향후 영등포는 서울 서남권의 대표 복합 중심지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영등포는 이미 여의도를 중심으로 한 금융 중심지 기능을 갖추고 있고, 교통 개선과 정비사업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도시 구조적 반등’이 가능한 드문 입지”라며 “공급 물량 확대가 시장 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