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아시스에 인수된 티몬이 내달 ‘재오픈’을 공식화했다. 지난해 ‘티메프 사태’로 불거진 정산 지연과 환불 불이행 이후 약 1년 만의 복귀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정상 영업 가능성을 두고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 오아시스의 투자와 티몬의 대책
오아시스는 티몬 인수에 총 116억 원을 투입, 이 중 102억 원을 회생채권 변제에 사용했다. 이어 추가로 500억 원을 투자해 △익일 정산 시스템 구축 △업계 최저 수준(3~5%)의 수수료 체계 △물류센터 보강 및 IT 인프라 개선을 진행 중이다.
특히 익일 정산 시스템은 과거 정산 지연 사태로 무너진 신뢰 회복을 위한 핵심 장치다. 티몬 측은 “오픈과 동시에 적용될 예정이며, 셀러가 매출 발생 다음날 바로 대금을 정산받을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기존 35% 수준이던 수수료를 12~15%로 낮추고, 결제 수수료까지 포함한 총 수수료율을 업계 최저 수준으로 책정했다. 이는 티몬의 영업이익 일부를 포기하면서라도 판매자 유입을 유도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 판매사(셀러)들의 반응
그러나 셀러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과거 피해 경험이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어서다. 한 중소 셀러는 “수수료 인하와 정산 시스템이 도입된다 해도, 과거 미지급 사태에 대한 보상이 없다면 신뢰가 회복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셀러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해도, 사업의 운명을 걸고 다시 입점하기엔 위험하다”며 “차라리 기존 안정적인 플랫폼에 집중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일부 셀러 커뮤니티에서는 “이윤 보전책보다 중요한 건 진정성 있는 사과와 보상”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오아시스가 회생채권 변제율을 0.76%에 그치게 한 점도 불신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 소비자 신뢰도 미지수
소비자들 역시 재오픈에 회의적이다. “티몬만의 장점이 무엇인지 보이지 않는다”, “오아시스 상품은 이미 자사몰에서 살 수 있는데 굳이 티몬을 이용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많다. 과거 환불 지연으로 피해를 본 소비자들은 여전히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 해결 과제와 시장 전망
전문가들은 티몬의 재도전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피해 셀러 및 소비자 보상 △차별화된 서비스 모델 △지속 가능한 수익 구조 확립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한 유통업계 애널리스트는 “익일 정산과 수수료 인하가 단기적 효과는 있을 수 있으나, 근본적 보상 없이는 플랫폼 생태계 복원이 어렵다”며 “쿠팡·네이버·컬리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확실한 차별화 포인트를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티몬의 재오픈은 단순한 영업 재개를 넘어,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고 미래 전략을 제시할 수 있느냐에 성패가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