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 기술이 차세대 산업혁명으로 각광받으며 월스트리트의 가장 뜨거운 투자처로 부상했지만, 그 이면에는 천문학적인 규모의 적자가 숨어있다는 경고가 제기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현재의 과열된 투자 열기가 2000년대 초반의 '닷컴 버블'과 유사하다는 분석까지 나오면서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성장 기대감 속 감춰진 막대한 손실
불과 5년 전만 해도 일부 연구 분야에 머물렀던 AI는 2025년 현재, 벤처캐피털의 막대한 자금이 유입되고 공개 시장에서 경이적인 기업 가치를 평가받는 핵심 산업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화려한 성장 곡선 뒤에는 심각한 현금 소진과 막대한 운영 비용, 그리고 누적되는 손실이라는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모닝스타와 마켓워치가 최근 공동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AI 경쟁을 주도하는 두 기업은 지난해 막대한 재정적자를 기록했다. 오픈AI는 35억 달러의 매출에도 불구하고 50억 달러의 영업손실을 냈으며, 앤트로픽은 11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으나 손실 규모는 56억 달러에 달했다.
두 기업 모두 시장 지배력을 확보하기 위한 '규모의 경제' 전략에 따라 2025년에는 더 큰 규모의 지출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현재 오픈AI가 약 3000억 달러, 앤트로픽이 약 1700억 달러로 평가받는 기업 가치는 수년 내 실현되기 어려울 수 있는 미래의 수익성을 전제로 하고 있어 위험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엇갈리는 전문가와 시장의 시선
이에 대해 모닝스타의 한 수석 애널리스트는 "벌어들이는 수익보다 두 배 이상을 지출하는 기업이 현재의 높은 기업가치를 정당화하기 위해서는 명확하고 견고한 수익 창출 로드맵이 필수적"이라고 경고했다. 소셜미디어에서도 개인 투자자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일부는 '규모를 키우지 못하면 도태된다'는 성장 논리를 옹호하는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펀더멘털을 초과한 과도한 기대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시선은 AI 인프라의 핵심 기업인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에 집중되고 있다. 월스트리트는 엔비디아의 3분기 주당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8.5% 증가한 1.01달러, 매출은 53% 급증한 46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만약 엔비디아가 시장의 기대치를 충족시킨다면 AI 산업 전반의 대규모 투자 논리를 뒷받침할 수 있겠지만, 역설적으로 아직 수익을 내지 못하는 순수 AI 스타트업에게는 넘기 힘든 높은 기준을 제시하는 셈이 된다.
역사에서 배우는 버블 붕괴의 논리
시장에서 AI 버블 경고가 나오는 이유는 명확하다. 첫째, 현재의 극단적인 기업 가치는 지속적인 고성장과 수익성 개선이 전제되어야만 유지될 수 있다. 둘째,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AI 기업들은 지속적인 투자 유치에 의존하고 있어, 시장 분위기가 조금이라도 바뀌면 자금 조달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역사적으로도 기술 버블은 투자자들이 기업의 수익성을 요구하기 시작할 때 붕괴하는 패턴을 보여왔다. 2000년의 닷컴 버블과 2008년의 클린테크(친환경 기술) 버블이 대표적인 사례다.

전망과 투자 전략
결론적으로, 투자자들은 '생성형 AI'와 같은 키워드가 넘쳐나는 시장의 장밋빛 전망과 실제 기업의 재무 건전성 사이에서 신중한 판단이 요구되는 시점에 놓여 있다.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를 기점으로 AI 스타트업들의 자금 확보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현재의 AI 열기가 한 단계 더 도약할지, 아니면 조정 국면에 진입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화려한 비전과 함께 안정적인 재무 구조를 갖춘 기업을 분별하는 지혜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시장의 헤드라인 너머에 있는 본질을 꿰뚫어 보는 냉철한 시각이 필요한 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