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사람’의 덫에서 벗어나기 -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로워지는 법

'좋은 사람'이라는 가면 뒤에 숨겨진 진짜 나

착한 사람 증후군,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나

‘나답게’ 살아간다는 것의 진짜 의미

 

우리는 자주 "착하다"는 말을 칭찬처럼 받아들인다. 남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고, 무리한 요구에도 묵묵히 따르며, 감정을 숨기고 미소로 무장하는 사람은 ‘좋은 사람’으로 불린다. 그러나 과연 그 ‘착함’은 누구를 위한 것일까? 많은 이들이 이 질문 앞에서 혼란스러워진다. 타인의 기준에 부응하며 살아온 시간은 자주 자기 자신을 소외시키는 시간이기도 했다. 겉으로는 원만하고 이상적인 인간관계를 맺고 있는 듯 보이지만, 그 이면엔 억눌린 감정과 정체성의 혼란이 숨어 있다.

 

이제 우리는 스스로에게 솔직해져야 한다. ‘좋은 사람’으로 살아가느라 잃어버린 것은 무엇이었는지, 그 대가로 얻은 것은 무엇인지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착한 사람 콤플렉스의 기원부터, 건강한 이기심을 실천하는 구체적 방법, 그리고 진짜 ‘나’로 살아가는 길까지를 짚어보려 한다. 지금부터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나’를 위한 선택을 시작하자.

 


‘착한 사람 증후군’은 단순한 성격 문제가 아니다. 이는 오랜 시간 사회적 기대와 문화적 규범이 축적되어 생겨난 심리적 구조다. 한국 사회는 특히 유교적 전통과 집단주의 문화 속에서 ‘배려’와 ‘헌신’을 미덕으로 여겨왔다. 아이는 어릴 적부터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말라”, “네가 참아야지”라는 말을 듣고 자란다. 그 결과 자신을 희생하는 방식으로 타인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것이 습관이 된다.

 

학교나 직장, 가족 내에서도 ‘착한 사람’은 갈등을 회피하고 책임을 도맡는다. 사회는 이를 당연하게 여긴다. 그러나 문제는 이런 착한 행동이 자신의 감정을 무시하고 억압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자신보다 타인을 우선하는 삶은 결국 정서적 소진과 자존감의 상실로 이어진다. 착한 사람이 되기 위해 스스로를 지우고 살아가는 이들이 겪는 내면의 고통은 결코 가볍지 않다.


모든 관계에서 남을 먼저 생각하고 자신을 후순위에 두는 태도는 결국 ‘배려’라는 이름의 자기소외로 귀결된다. 겉으로는 남을 위하는 듯 보이지만, 실상은 자신에 대한 존중이 결여된 상태다. 진정한 배려는 타인을 이해하기 이전에 ‘나’의 욕구를 인정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건강한 이기심이 필요한 이유는 명확하다. 자기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만이 타인과의 관계에서도 균형을 이룰 수 있다. 이는 이기적이라는 비난과는 다르다. 오히려 자기를 존중할 줄 아는 사람은 감정에 솔직하며, 경계가 분명해 불필요한 갈등도 줄어든다. 내 삶의 중심에 나를 두고 살아간다는 것은, 타인을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나와 타인 모두를 존중하는 삶이다. 이기심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기술이다.

 

훈련의 첫 단계 ‘NO’(출처=언스프레쉬)

 


타인의 기대에서 자유로워지기 위해선 의식적인 훈련이 필요하다. 첫 번째는 ‘경계 설정’이다. ‘NO’라고 말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 핵심이다. 처음엔 어렵지만, 분명하게 거절하는 연습은 타인과의 건강한 거리 두기의 시작이다. 두 번째는 ‘자기 내면의 소리에 집중하는 법’이다. 하루에 10분이라도 자신에게 묻고 대답하는 시간을 가지는 습관은 자신의 감정과 욕구를 인식하게 해준다.

 

또한, 작은 실천으로 ‘착한 사람’의 틀을 깨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피곤한 날 약속을 미루거나, 하고 싶지 않은 일을 정중히 거절하는 것만으로도 변화는 시작된다. 자신에게 솔직해질수록, 주변 사람들도 그 변화를 존중하게 된다. 타인의 평가를 기준으로 삼는 삶은 결국 자신을 잃는 삶이다. 기준을 ‘내 안’으로 되돌리는 일이야말로, 진정한 해방이다.

 


‘나답게’ 살아간다는 것은 단순히 자율적인 선택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는 자신의 가치와 욕구, 감정을 인식하고 이를 삶 속에서 실현해 나가는 지속적인 과정이다. 다른 사람의 기준에 자신을 맞추는 삶은 쉽게 흔들리지만, 스스로 설정한 기준 위에 선 삶은 단단하다.

 

진정한 자기중심성은 타인을 무시하는 태도가 아니다. 오히려 나 자신을 존중하는 만큼 타인도 존중하는 건강한 균형을 추구한다. ‘나답게’ 사는 사람은 불필요한 인정 욕구에 휘둘리지 않으며,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이끌 수 있다. 결국 ‘나답게’ 살아간다는 것은 타인의 틀을 벗고, 내 삶을 내가 책임지겠다는 선언이다.

 


우리는 오랫동안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 삶의 정답처럼 배워왔다. 그러나 이제는 질문을 바꿔야 할 때다. “내가 정말 원하는 삶은 무엇인가?”라는 물음 앞에 진지하게 답할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시작이다.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자신을 위한 선택을 할 때, 비로소 삶은 풍요로워진다.

 

건강한 이기심은 관계를 끊는 것이 아니라 관계의 질을 바꾸는 출발점이다. 착한 사람 콤플렉스에서 벗어나, 진짜 나의 감정과 욕구를 인정할 수 있을 때 우리는 진정한 의미에서 ‘살아있는 삶’을 살게 된다. 좋은 사람이 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나’로서 살아가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는 오직 나만이 할 수 있는 선택이다.


 

작성 2025.08.25 17:31 수정 2025.08.25 17:31

RSS피드 기사제공처 : 온쉼표저널 / 등록기자: 장은순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해당기사의 문의는 기사제공처에게 문의

댓글 0개 (/ 페이지)
댓글등록-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글의 게시를 삼가주세요.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