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특집/상해취재 글/사진 장창관]
습도가 높은 여름, 섭씨 36도의 열기가 한창이던 8월 15일. 중국 장수성 쩐장(鎭江)시의 대한민국임시정부사료진열관 강당에는 60여 명의 교민들이 모였다. 상하이, 난징, 우시, 쑤저우, 옌청 등지에서 온 교민과 기업 주재원, 학생, 주부들이었다. 80년 전 조국의 해방을 알린 그날처럼, 기쁨과 감사가 교차하는 순간이었다.
행사는 박충훈 사무총장의 사회로 시작됐다. 애국가는 네 절까지 힘차게 울려 퍼졌고, 대통령 축사 대독과 교민 단체장들의 축사가 이어졌다. 이어진 프로그램은 참석자들의 마음을 깊이 울렸다. 윤봉길·이봉창 의사, 김좌진·홍범도 장군, 그리고 어린 나이에 목숨을 바친 10대 독립투사들의 모습을 AI 기술로 복원한 컬러 영상이 상영되자 여기저기서 훌쩍이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김완수 화동연합회 회장은 “낯선 타지에서 살아가는 일이 쉽지 않지만, 우리의 뿌리를 지켜준 광복의 의미를 함께 되새기는 뜻깊은 날이 되길 바란다”며 선열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어 전예슬 박사의 ‘홀로아리랑’ 독창과 ‘아름다운 나라’ 바이올린 연주가 강당을 울렸고, 조형무 수석부회장의 만세 삼창으로 분위기는 절정에 달했다.
강당 밖에서는 이름을 가린 채 걸린 독립운동가들의 사진전이 열렸다. “이분들을 기억하십니까?”라는 질문 앞에 참가자들은 잠시 발걸음을 멈추었다. 일부 교민들은 “김구 선생이나 윤봉길 의사처럼 널리 알려진 분들 뒤에, 이름조차 기억되지 못한 수많은 독립운동가가 있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쩐장은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상하이 윤봉길 의거 이후 일본군의 추격을 피해 2년간 몸을 의탁했던 역사적 공간이다. 그러나 상하이나 충칭, 항저우에 비해 덜 알려져 지금은 흔적을 찾기조차 어렵다. 교민 사회는 쩐장시 정부와 협력해 유적 보존 방안을 모색 중이다.
또한 이곳은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펄 벅의 대표작 『대지』의 무대이기도 하다. 역사와 문학이 교차하는 공간, 그러나 상대적으로 소외된 이곳에서 교민들은 80주년 광복절의 의미를 더욱 뜨겁게 되새겼다.
“광복은 멀리 떨어진 이 땅의 우리에게도 선조들의 피와 희생으로 이어진 뿌리임을 잊지 않게 한다.”
올해로 두 번째 열린 쩐장 광복절 기념식은, 규모는 작았지만 누구보다 뜨겁고 진지한 현장의 울림으로 교민들의 가슴에 깊이 새겨졌다.
[8.15특집/상해취재 글/사진 장창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