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공정책신문=김유리 기자] 얼마 전, 미국 뉴욕의 버스 안에서 벌어진 황당한 동영상이 확산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한 남성 승객이 버스 안의 안전봉에 해먹을 설치하고 그 안에 들어가 드러누웠다. 다른 승객들의 불편은 나몰라라 하는 그의 이런 행태에 버스 기사와 다른 승객들이 그에게 당장 해먹을 해체하고 내려올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그는 ‘버스에 해먹 금지 표지판이 없다’며 오히려 뻔뻔하게 소리를 지르며 그들의 요구를 묵살했다. 마치 어린애들이나 부릴 것 같은 그의 생땡깡에 많은 이들은 철딱서니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렇다면 이 남성은 왜 그런 이상한 짓을 벌였을까? 그것은 자신의 SNS에 사람들의 관심을 끌만한 화제성 영상을 게시하기 위해서였다. 바로 ‘조회수’와 ‘좋아요’를 올리기 위해서 말이다. 그리고 결국 그는 자신의 목적을 달성했다. 무려 4,500만명이 이 영상을 보았고 심지어 14.5만명이 ‘좋아요’를 눌러 주었기 때문이다.
온라인상에 이상하고 특이한 영상이 돌아다닌다고 하니 사람들의 호기심이 발동하여 영상을 보는 것까지는 그렇다고 치자.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많은 사람들이 그 동영상에 ‘좋아요’를 눌렀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정말 그런 영상이 좋아서 눌렀을까? 어쩌면 좋아요를 누른 그 행위는 인플루언서들, 또 인플루언서가 되기를 갈망하는 사람들이 그런 이상한 짓거리를 계속하도록 만드는 데 일조하는 것이 아닐까?
‘조회수’와 ‘좋아요’는 자신의 SNS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일뿐만 아니라 이제는 이것이 돈이 되는 세상이다. 따라서 그것에 목마른 사람들은 좀 더 파격적인 영상을 올리기 위해 갖가지 이상한 짓거리들을 한다. 그것은 때로는 다른 사람들의 눈쌀을 찌푸리게 하고, 때로는 민폐를 끼치거나, 심지어 그 과정에서 사망에까지 이르는 경우도 있다.
2023년 자료에 따르면, 지난 14년간 위험한 ‘셀카(셀프카메라)’를 찍다가 무려 400명의 사람들이 사망했다. 주로 해안에서 아찔한 물놀이 영상을 찍으려다 급류에 휩쓸리고, 보트에서 멋진 사진을 찍으려다 발이 삐끗하여 보트밖으로 떨어지고, 폭포나 절벽, 건물 외벽 등 위험한 장소에서 위험 천만한 사진을 촬영하다가, 기차 선로에서 아슬아슬한 영상을 연출하다가 열차를 피하지 못하고 열차에 깔리고, 심지어 활화산의 분화구에 빠지는 경우도 있었다. 어디 이것 뿐이랴? 활활 불타는 화재 현장에서 생생한 영상을 찍다가, 총기를 사용하다가 실수로 방아쇠를 당기는 바람에 사망하기도 하였다. 또 위험한 동물인 줄 뻔히 알면서도 동물과 입을 맞추거나 접촉을 시도하다가 동물에 물려 숨진 인플루언서들도 있었다.
뉴욕타임즈의 ‘흡연과 비교한 셀카 사망 연구’라는 기사에 따르면, 위험한 장소에서 무모하게 셀카를 찍는 것은 마치 안전벨트를 매지 않고 운전을 하거나 흡연율을 높이는 것만큼이나 위험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사망자의 대부분은 관광객들이 많았다. 이들은 의도적으로 더 아찔한 영상을 얻기 위해 목숨을 담보하면서까지 여행 중 위험한 짓을 감행하거나 심지어 영상 확보를 목적으로 여행을 한 것이다.
목숨까지 내놓고 덤비는 무모한 셀카족들이 증가함에 따라 국가적 차원에서 사망 사고를 막기 위해, 위험한 장소들을 미리 지정해서 현장 요원을 배치하는 국가가 늘어나고 있다. 또 정부에서 셀카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위험을 미리 경고해 주는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하면서 이제는 국가가 나서고 있다.
‘조회수’와 ‘좋아요’를 늘려 돈벌이의 수단으로 삼으려 하는 사람들, 그들의 욕심과 무모가 빚어내는 어이 없는 짓을 예방하기 위해, 더 생산적인 민생에 씌여져야할 국가 행정력이 낭비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따져볼 일이다. 더불어 이제는 우리의 일상이 되어 버린 SNS에서, 본질보다는 선정성을 앞세운 보여주기식 문화가 가지는 한계에 대해서도 고민해야만 한다. 무엇보다 향후 증가일로에 있는 무개념 셀카족을 비롯한 SNS의 부정적 측면을 어떻게 줄일까에 대한 사회적 과제에 대해 우리의 중지를 모으는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지 않을까?
서울대학교 대학원 졸업(교육학박사)
현) 한겨레중고등학교 교장
현) 경기중등여교장회 회장
현) 한국공공정책신문 칼럼필진








